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쉐보레 말리부, 핸들링과 정숙성이 세일즈 포인트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1-14 06:26:09

본문

쉐보레 말리부, 핸들링과 정숙성이 세일즈 포인트

한국시장도 이제는 많이 성숙했다. 다양한 등급의 모델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와 성격을 가진 모델들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런 다양성에 비해 소비자들은 아직은 쏠림 현상이 강하다. 개성 추구보다는 ‘따라하기’가 더 보편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성격의 브랜드나 제품만을 고집하는 시장은 흔치 않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한편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다양한 형태의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출시되는 모델들의 성격도 세분화되어가고 있다. 같은 성격의 모델이라도 각기의 독창성을 강조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쉐보레 브랜드의 등장도 그런 소비층의 다양화를 위한 영역 확대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국내에는 ‘시보레’라는 일본식 발음으로 더 알려져 왔지만 쉐보레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그보다는 같은 미국시장 양산 브랜드의 대명사인 포드가 더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두 브랜드는 ‘미국인의 신발’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폭 넓은 소비층을 보유하고 있다.

포드 브랜드가 역사적으로는 더 앞서 있다. 귀족들에게만 소수 판매되던 자동차를 대중들도 구입할 수 있게 단초를 제공한 것은 헨리 포드가 고안한 대량생산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독일인이 발명하고 프랑스인이 상품화한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규모의 산업으로 확대시킨 것은 미국, 그 중에서도 GM이다. 그 GM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쉐보레다.

GM의 역사에는 윌리엄 듀란트와 알프레드 슬론, 찰리 윌슨이라는 전설적인 인물들이 있다. 윌리엄 듀란트는 루이 쉐보레와 함께 쉐보레자동차를 창업한 인물로 GM을 설립하고 뷰익과 올즈모빌 등을 인수해 ‘하나의 회사, 여러 개 브랜드’라는 개념을 만든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지갑과 목적에 맞는 차’라는 컨셉을 도입해 수입의 정도에 따라 원하는 모델을 구입할 수 있게 한 장본인이다.

알프레드 슬론은 사업부분의 분리와 통합이라는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올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브랜드의 다각화는 물론이고 제품 개발과 판매의 과정도 부문별로 나누어 효율성을 높였다. GMAC(General Motors Acceptance Corp.)를 통해 할부판매를 처음으로 시작해 자동차의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기도 했다.

그런 그의 노력을 바탕으로 GM은 승승장구했고 2차 세계 대전을 전후해 13년 동안 GM의 CEO를 역임한 찰리 윌슨은 1953년 미국 국방장관에 임명되기도 했다. 그는 국방장관이 되기 위한 청문회에서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고,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도 좋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1960년대까지 GM은 가히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자동차업계의 전설적인 존재가 됐다.

바로 그 GM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시작이 1911년 창립된 쉐보레다. 쉐보레는 창립 이래 지금까지 2억 90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모델 중 말리부는 1964년 데뷔해 850여만대가 판매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말리부는 GM이 가장 잘 나가던 시절에 개발되어 시장에 나온 모델이다. 말리부는 1964년부터 1967년까지 2도어 하드톱, 2도어 컨버터블, 4도어 세단 및 스테이션 왜건 등 다양한 스타일로 공급됐었다. 자동차산업이 꽃을 피우던 시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세상 일이 그렇듯이 언제나 햇볓이 쨍하는 날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부침을 거듭하고 생사의 고락을 넘기기도 한다. 7세대를 거치며 말리부는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라인업 축소다. 지금은 세단형만 생산되고 있다. 다른 모델로 역할을 넘겼다기보다는 현재의 GM이 처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쉐보레 브랜드는 살아남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지금은 GM 재건의 첨병에 서 있다. 어려움을 겪은 후에 만들어진 제품은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많은 힘을 쏟는다. 말리부는 쉐보레의 대표 중형차이면서 이번에 ‘첫 글로벌’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달고 나왔다. GM은 분명 미국회사이지만 북미와 남미, 유럽, GMIO 등 독립적인 사업부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부별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으며 그것을 서로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특성을 활용한 모델이라는 점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하수는 제품을 팔고 고수는 브랜드를 판다.’고 하는 마케팅의 기본 원리는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의 히스토리까지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자동차의 모델을 소개할 때도 그 브랜드의 히스토리가 필요하다.

자동차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탄탄한 히스토리를 구축하고 있는 브랜드의 새 제품에 관심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들도 이제는 그런 단계에 접어 들고 있다.

말리부는 미국시장에서 같은 쉐보레의 임팔라와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 브랜드 중 말리부보다 판매대수가 많은 것은 포드 퓨전 정도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20만대 넘는 판매대수를 보였으나 2008년 16만대 정도로 하락했다. 2010년에는 19만 8,770대를 팔아 17만여대의 임팔라를 앞질렀다. 쉐보레 브랜드 세단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렸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의 국내시장 런칭 이후 줄곧 자동차의 ‘본질’을 강조하고 있다. 자동차의 본질은 ‘달리고, 돌고, 멈추는’ 것이다. ‘달리는’ 것은 주로 성능을 중심으로 하는 즐거움이 부각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말리부는 분명 핸디캡이 있다. ‘돌고’는 핸들링 특성을 말한다. 동급 한국산차 중에서는 가장 앞선다. ‘멈추는’ 것은 제동성으로 풀 브레이킹을 해도 패닉 현상은 없다.

많은 소비자들은 ‘달리는 즐거움’을 이야기할 때 출력이나 토크 수치를 중심으로 한 가속성능을 주로 언급한다. 더 나아가 와인딩 주파도 즐거운 ‘역동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그런 특성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장기인 스포츠 세단의 감각과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정숙성을 바탕으로 한 ‘쾌적성’을 전면에 내 세운 토요타는 세계 최대 메이커로까지 부상했다. GM은 토요타 등과 같은 양산 브랜드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연간 950만대가 팔리는 GM 이나 토요타자동차의 모델이 130만대 가량의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좋다고 간단하게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차는 호사가들의 평가와는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말리부는 주행성에서는 핸들링 성능과 정숙성이 좋은 차다. 승차감도 세련된 감각을 보여준다. 한국시장의 유저들은 그런 내용보다는 우선 출력 수치에 더 좌우되는 특성을 보인다. 오늘날은 그보다 디자인과 연비, 친환경성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GM의 입장에서는 균형을 중시하는 말리부의 특성을 어떤 식으로 어필하느냐가 과제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말리부가 한국시장에 어떻게 포지셔닝할 지 지켜 볼 일이다.
(쉐보레 말리부 시승기 중에서)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