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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R-Z, 저력에 걸 맞는 존재감 증대 위한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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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12-05 03: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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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CR-Z, 저력에 걸 맞는 존재감 증대 위한 포석

모든 메이커들이 치열하게 자신들의 존재감을 주장하며 경쟁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본 메이커들이 여러가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토요타는 물론이고 혼다도 좋지 않은 상황의 연속이다. 판매 실적은 물론이고 ‘혼다 다움’의 상실에 대해 지적을 받고 있다. 혼다는 그렇게 호락호락할 메이커가 아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혼다는 미국 머스키법을 통과한 최초의 메이커다. 혼다의 CVCC엔진은 1972년 12월부터 미국에서 시행된 소위 ‘가솔린 엔진 금지법’이라고 불렸던 머스키법을 통과한 최초의 엔진이었다. 그 엔진은 1973년 시빅에 탑재되어 출시되었고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 낸 ‘세계의 명차’로 평가받았다.

혼다는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한 최초의 메이커다. 혼다가 처음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1976년. 그리고 1979년 오하이오에서 모터사이클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1982년에는 역시 오하이오에서 어코드의 생산을 시작했다. 26년만인 2009 2월 3일에는 누계 2,000만대 생산을 돌파하기도 했다.

혼다는 미국 전용 브랜드를 출시한 최초의 메이커다. 혼다는 1986년 아쿠라라는 럭셔리 브랜드를 미국시장에 내놓았다. 뒤를 이어 1989년 토요타는 렉서스, 닛산은 인피니티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혼다는 여전히 각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09년 미국시장에서 혼다의 평균 연비는 10.03km/L로 9.94km/L의 현대-기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6단 변속기, 직분사, 터보를 도입하지 않고 있어 앞으로 연비가 오를 여지는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2011년 브랜드와 마케팅 컨설팅 기관 프로핏의 조사 결과 혼다는 BMW와 함께 가장 명망 있는 자동차 회사로 나타났다. 포춘 500대 회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BMW와 혼다가 50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다.

J.D 파워의 조사 결과는 혼다가 포드와 재구매율 1위였다. 포드와 혼다 오너의 62%는 다음 차를 구매해도 같은 브랜드를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혼다는 어코드와 CR-V, 파일럿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2010년 10월에는 5년 연속 최고 친환경 메이커 선정됐다. 87점으로 동률 2위를 차지한 토요타, 현대를 제치고 UCS(Union of Concerned Scientists)가 선정하는 최고 친환경 메이커에 뽑혔다. 랭킹은 평균 연비와 온난화 가스 배출 등의 요소를 종합해 선정된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을 보면 혼다의 존재감은 그런 성적과는 무관하게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 동일본 지진으로 인한 2011년의 부진을 제외하더라도 혼다의 실적은 시장에서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실적보다는 ‘혼다 다움’의 상실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조금만 들여다 보면 혼다는 다른 자동차회사와는 다른 비즈니스 구조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혼다는 범용기기부터 이륜차, 4륜차, 헬리콥터, 항공기에 이르기까지 연간 2,500만기 가량 생산하는 ‘모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런 배경 때문에 다른 메이커들처럼 인수합병을 통한 세력 확장을 하지 않는 유일한 메이커가 혼다다. 흔들리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때문에 ‘아오야마’의 혼다는 여전히 일본 주식시장의 바로미터로 작동하고 있다.

혼다의 최근 전략은 좀 더 구체적인 글로벌화다. 혼다는 향후 자사의 6개 지역사업 단위가 각각 자기 시장에 가장 적합한 차량과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지 고객 맞춤형 접근을 할 수 있고, 차량 출시도 종래와는 달리 전세계에서 동시에 하기 위함이다.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혼다는 일본 최초로 DOHC 엔진을 탑재했던 소형 스포츠카 S시리즈를 만들었었다. 일본에 FF를 보급한 N360와 FF해치백의 원조인 초대 시빅, 일본 최초의 미드십 스포츠카 NSX와 미니밴 붐을 일으킨 오디세이 등 최초가 많다. 오늘 시승하는 CR-Z는 세계 최초의 스포츠 하이브리드를 표방하고 세계 유일의 수동 변속기를 채용한 하이브리드이기도 하다.

그런 혼다에 대해 근래 들어 잘 나간다는 뉴스도 없지만 곤궁에 처했다는 소식도 없다. 그 때문에 존재감이 약해졌다. S2000이라고 하는 스포츠카가 사라지면서 더 심화됐다. 혼다는 최근 그런 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CR-Z 등 ‘혼다 다운’ 모델들을 내놓고 있다. 오늘 시승하는 CR-Z(Compact Renaissance Zero)는 극히 ‘혼다 다운’ 상품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컨셉의 모델이라는 얘기이다. 다시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려내고 존재감을 강화하고자 하기 위함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젊은이를 위한 컴팩트 스포츠카를 표방하며 데뷔하자 일본 시장 출시 후 20일만에 8,000대의 주문이 밀렸다. 장르를 고려하면 대단한 수치다.

자동차는 제품이 우선이고 두 번째는 네트워크다. 딜러의 역량에 따라 판매가 많이 달라진다. 최근 일본 메이커들이 동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쩌면 그런 분위기에 묻어 부진을 당연시하는 것은 아닌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국내 수입차 영업사원들의 이직률이 지나치게 높다. 무엇 때문일까에 대해서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혼다 다움’이라고 하면 ‘만드는 기쁨, 파는 기쁨, 사는 기쁨’이라는 캐치 프레이즈로 요약할 수 있다. 제품과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를 만족시켰는지에 대해 각 분야에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좋은 제품을 제대로 알렸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혼다 CR-Z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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