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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말리부의 상품성과 GM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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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3-07 01: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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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자동차시장이 벌써부터 들썩인다. 경제전문가(?)들의 비관적인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미국시장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연간 판매 예상도 7,500만대로 상향조정하기도 한다. 최대 시장인 중국은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절대적으로 받는 시장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예측할 수 없지만 성장세를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브라질 등 개발 도상국시장도 꾸준한 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물론 선진국시장의 전망은 여전히 보수적이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쉐보레 브랜드, 더 크게는 GM의 힘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불과 3년 전 파산보호신청을 했던 회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장에 따라서는 파죽지세를 보여 주고 있다. 쉐보레를 중심으로 양산 브랜드의 경쟁이 경화되고 있는 상황을 점검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세계 5대 메이커의 2012년 생산 목표가 나왔다. 토요타는 역대 최대 규모인 올해보다 20% 늘어난 865만 대로 잡았다. 토요타는 2012년 상반기에 중국에서, 하반기에는 브라질에서 새 공장을 가동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11년보다 7.7% 증가한 700만 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 해외생산은 토요타와 비슷한 규모인 360만 대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은 양적 확대보다 최고의 품질, 최고의 서비스 등 질적 경영에 주력하겠다고 한다.

2011년 816만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은 2018년까지 생산량 기준 세계 NO.1 자동차회사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수년 전 토요타가 그랬던 것처럼 양적 팽창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739대를 판매해 4위에 오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주목을 끌고 있다. 르노자동차의 글로벌 전략의 수행과 닛산자동차의 세 확장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어서 2012년에는 8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르노닛산그룹은 장기적으로 연간 판매 10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0년 3월에 2018년까지 세계 제일의 자동차회사를 목표로 하는 ‘Strategy 2018’을 발표했다. 2018년까지 연간 생산대수를 지금의 800만대에서 1000만대 이상으로 늘린다는 내용이 골자다. 목표 달성을 위해 폭스바겐은 2011년 약 20년만에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르노닛산 그룹의 카를로스 곤은 닛산 파워 88을 통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을 8%까지 끌어 올리고 매출액 영업이익률 8% 달성이 목표다. 2016년 전 세계자동차 판매대수가 약 1억대로 예상되고 있으므로 닛산만으로 8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르노자동차까지 합하면 1000만대를 넘어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 그룹이 될 수 있다.

2009년 748 만대에서 2010년 839만대, 2011년 902만대로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는 GM 은 최근 쉐보레 브랜드의 제품력이 살아나면서 2012년의 전망을 더 밝게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독일 오펠에서 개발한 쉐보레 말리부의 상품성이 주목을 끌고 있다.

쉐보레는 1911년 창립되어 GM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브랜드다. 쉐보레는 창립 이래 지금까지 2억 1,000만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모델 중 말리부는 1964년 데뷔해 900만대 가까이 판매된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말리부는 GM이 가장 잘 나가던 시절에 개발되어 시장에 나온 모델이다. 말리부는 1964년부터 1967년까지 2도어 하드톱, 2도어 컨버터블, 4도어 세단 및 스테이션 왜건 등 다양한 스타일로 공급됐었다. 자동차산업이 꽃을 피우던 시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세상 일이 그렇듯이 언제나 햇볓이 쨍하는 날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부침을 거듭하고 생사의 고락을 넘기기도 한다. 7세대를 거치며 말리부는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라인업 축소다. 지금은 세단형만 생산되고 있다. 다른 모델로 역할을 넘겼다기보다는 현재의 GM이 처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쉐보레 브랜드는 살아남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지금은 GM 재건의 첨병에 서 있다. 어려움을 겪은 후에 만들어진 제품은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많은 힘을 쏟는다. 말리부는 쉐보레의 대표 중형차이면서 이번에 ‘첫 글로벌’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달고 나왔다. GM은 분명 미국회사이지만 북미와 남미, 유럽, GMIO 등 독립적인 사업부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부별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으며 그것을 서로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특성을 활용한 모델이라는 점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쉐보레 말리부의 최근 판매 상황을 살펴 보자. 2005년 20만 3,503대를 판매했었으나 2007년에는 12만 8,312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던 것이 2010년 19만 8,770대, 2011년 20만 4,808대로 20만대 클럽에 재 진입했다.

2011년 판매 기준으로 미국시장 20만대 클럽에 속한 세단형 모델은 모두 일곱개다.

1. 토요타 캠리 30만 8,510대(2010년 32만 7,804대),
2. 닛산 알티마가 26만 8,981대(2010년 22만 9,263대),
3. 포드 퓨전 24만 8,067대(2010년 21만 9,219대),
4. 혼다 어코드 23만 5,625대(2010년 28만 2,530대),
5. 쉐보레 크루즈 23만 1,732대(2010년 2만 4,495대),
6. 현대 쏘나타 22만 5,961대(2010년 19만 6,623대),
7. 쉐보레 말리부 20만 4,808대(2010년 19만 8,770대)

이 중 베스트 10에 진입한 모델은 쉐보레 크루즈까지. 20만대 클럽에 쉐보레 브랜드가 두 개나 들어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혼다가 어코드와 시빅, CR-V 등 세 개의 모델이 베스트 10에 라인업 됐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2011년 미국시장 베스트 10
1:포드 F시리즈 58만4,917대(10.7%증가)
2:쉐보레 실버라도 41만 5,130대(12.2%증가)
3:토요타 캠리 30만8,510대(5.9%감소)
4:닛산 알티마 26만8,981대(17.3% 증가)
5:포드 에스케이프 25만 4,293대(33.1%증가)
6:포드 퓨전 24만8,067대(13.2% 증가)
7:닷지 램 24만 4,763대(22.6%증가)
8:토요타 코롤라 24만 259대(9.7% 감소)
9:혼다 어코드 23만 5,625대(16.6% 감소)
10:쉐보레 크루즈 23만1,732대(846% 증가)

20세기 말, 21세기 초까지 미국시장은 크게 디트로이트 빅3와 일본 메이커들의 경연장이었다. 픽업트럭과 대형SUV는 미국 메이커들이, 중소형 세단 시장은 일본 메이커들이 장악했었다. 그 시장에 현대기아차그룹이 뛰어 들어 점유율을 높여 왔다. 1998년 9만 8000대에 지나지 않았던 현대기아차는 2011년 현대 64만 5,691, 기아 48만 5,492로 합계 113만 1,183대를 판매했다. 2010년 89만 4,496대보다 26%나 증가한 수치다. 아직은 혼다의 114만 7,285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승세가 무섭다.

여기에 쉐보레와 포드, 크라이슬러가 본거지의 힘을 내 세워 시장 탈환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쉐보레 브랜드의 177만 5,802대를 포함해 GM이 250만 3,797대, 포드 브랜드 205만 7,210대를 포함해 포드가 214만 3,101대, 크라이슬러 브랜드 22만 1,346를 포함해 크라이슬러 그룹이 136만 9,114대를 각각 판매했다.

디트로이트 빅3의 판매대수를 보면 경트럭과 세단형 승용차의 비중을 알 수 있다. GM은 전체 판매 중 승용차가 98만 9,407대, 트럭이 151만 4,390대, 포드는 승용차가 72만 2,501대, 트럭이 142만 600대로 트럭 위주의 라인업 구성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토요타자동차의 전체 226만 296대 중 승용차가 128만 9,356대 트럭이 97만 940대라는 수치를 보면 그 차이가 뚜렷하다.

미국 메이커들의 중소형 세단 시장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모터쇼를 통해 나타난 미국 메이커들의 움직임이 그런 전망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2011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뷰익 베라노와 포드 포커스가 무대 중앙에 자리하더니 2012년에는 포드 퓨전과 쉐보레 소닉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최근 10년간 쉐보레 브랜드의 판매대수는 2009년 경영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5년: 436만대
2006년: 431만대
2007년: 449만대
2008년: 412만대
2009년: 352만대
2010년: 427만대
2011년: 476만대

쉐보레 브랜드의 GM 내에서 판매비중(%)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05년: 917만대(47.64%)
2006년 :909만대(47.39%)
2007년: 937만대(47.96%)
2008년: 836 만대(49.32%)
2009년: 748 만대(47.08%)
2010년: 839만대(50.89%)
2011년 902만대(52.77%)

전체 판매대수만 불과 3년 전의 경영 위기가 실감나지 않는다. 그에 대해 GM 등 미국 자동차업계에 몸담은 적이 있는 업계 관계자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인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이대운 교수는 “새로운 GM은 다른 자동차회사와는 달리 파산이라는 쓴맛을 확실하게 경험했던 회사이다. 몇 년 전에 옛 GM은 종업원 1인당, 시간당 75달러의 비용이 소요되었으며 경쟁사인 도요타, 혼다, 닛산, 현대기아자동차 등 미국의 현지 공장은 50~60달러 수준에 있어 가격경쟁력이 도저히 비교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새로운 GM은 노조(UAW, United Auto Workers)의 적극적인 협조아래 의료비용(Medical Cost) 등 비용 지출이 대폭 줄어 이제는 다른 자동차회사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 현대기아자동차도 새롭게 태어난, 새로운 GM과의 경쟁이 정말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쉐보레 말리부의 상품성이다. 차체 강성이 뛰어난 말리부는 그로 인해 핸들링 성능과 승차감을 향상시킬 수 있었고 소음 수준도 동급 모델 중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시장에서는 대우자판에서 새로운 딜러십으로의 전환으로 인해 빠른 상승세는 타지 못하고 있지만 말리부의 상품성에 대해서만큼은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마케팅 인사이트의 조사에서는 현대 i40보다 말리부의 스타일링 디자인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어쨌든 시장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유럽의 대표 양산 브랜드 폭스바겐도 미국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1년 미국시장에서 전년 대비 26.3% 증가한 32만 4,402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현대기아보다 먼저 미국시장에서 날린 역사가 있다. 1970년에 비틀이 연간 42만여대를 판매하며 토요타 캠리보다 먼저 세단 베스트 셀러 1위를 기록할 때 연간 56만여대를 판매한 적이 있다.

폭스바겐은 1980년대를 전후해 악의적인 것으로 판명이 난 아우디의 리콜 사건 등으로 인해 이미지 손상이 컸고 그것을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폭스바겐은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하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우디의 미국생산도 결정됐다.

쉐보레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야기했지만 분명히 드러난 것이 있다. 일본 메이커들의 독주가 끝나고 미국과 독일, 한국 등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중국을 비롯한 개발 도상국 등에서의 입지 확보를 위한 경쟁도 상상 이상이다. 문제는 이들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설정한 목표 생산대수는 실제 시장의 수요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그 전쟁에서 누가 살아남느냐는 당연히 제품과 판매 네트워크가 좌우한다. 2012년은 그 싸움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를 지켜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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