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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제네바 모터쇼 3신-잘 나가는 현대, 위상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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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2-03-08 17: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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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현대는 가장 잘 나가는 자동차 회사이다. 기세가 정말 좋다. 잘 나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양과 질적인 면에서 상당 규모와 수준으로 올라왔다. 그렇다 보니 위상 자체가 달라졌다. 이전의 모터쇼에서는 마이너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지금은 당당히 메이저의 자리를 차지했다. 단순한 느낌이지만 확실히 과거와는 위상이 다르다. 기아와 함께 현대의 부스는 가장 많은 기자들이 찾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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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역시도 진부한 얘기지만 지금의 현대를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미쓰비시로부터 기술을 지원받아 차를 만들던 게 그리 멀지 않은 시절이다. 지금의 미쓰비시는 속된 말로 게임이 안 된다. 자동차 역사에서 이렇게 단 시간에 입장이 역전된 경우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현대는 정말 유니크한 면이 많다. 우선 이 정도 규모의 자동차 회사로서는 없는 게 많다. 박물관, 고성능 라인업, 오픈카, 네바퀴굴림 승용차는 당연히 갖춰야 할 구색으로 인식되지만 현대는 없고 당분간 계획도 없다. 규모에 비해 모터스포트에 대한 투자도 상당히 적고 당장은 특별한 투자 계획도 없다. 상당히 특색 있는 길을 가고 있고 기존의 통념으로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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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다. 단 2개 브랜드, 현대와 기아만으로 연간 글로벌 판매가 650만대를 넘었다. 내가 아는 한 자동차 역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는 700만대를 넘을 기세다. 자체 서킷도 없다. 막강 내수 점유율의 회사보다 수입차 업체가 서킷을 먼저 지은 것도 아주 드물다. 아이러니하면서도 씁쓸한 일이다. 내수 점유율 80% 이상은 업계의 신화로 남을지도 모른다.

현대는 흔히 있어야 할 것 같은 게 없어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실적으로 보여준다. 2000년 대 초반에 밝혔던 볼륨에 대한 목표는 이미 초과 달성했고 이제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늘어나는 판매에 비해 무리하게 생산 라인을 늘리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 현대의 공장 대부분은 풀가동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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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CEO와 달리 메이저 모터쇼는 잘 찾지 않는다. 올해에는 유럽 시장 강화와 글로벌 CEO 상을 수상하기 위해 제네바를 찾았다. 우선 유럽은 현대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을 제외한다면 모든 성숙된 시장에서 잘 나가는데, 그에 반해 유럽의 입지는 아직 약하다. 그래도 유럽 1위의 아시아 메이커이긴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한다면 판매 볼륨은 낮다.

이탈리아의 자동차 전문지 인터오토뉴스가 수여하는 2011 글로벌 CEO 어워드를 수상한 것도 의미가 있다. 현대의 최근 기세나 실적을 보면 이 상을 수상한 게 전혀 놀랍지 않고 당연히 받을 만하다고 생각된다. 최종 경합 후보는 포드의 앨런 멀랠리와 폭스바겐의 마틴 빈터코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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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크기와 상관없이 리더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하다. 스포츠 팀의 감독이나 회사의 수장도 비슷한 개념이라 본다. 스포츠 팀의 감독이나 회사 최고 경영인에 따라 성적 또는 실적이 달라지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봤다. 이런 저런 말이 많긴 하지만 현대가 지금처럼 잘 나가는 이유로는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리더는 결과로 능력을 보여주고 평가 받는다. 따라서 이번의 글로벌 CEO 어워드도 충분히 받을 만 해서 받은 것이다.

오랜만에 모터쇼를 찾아서인지 정몽구 회장은 약 40분 간 12개 업체의 부스를 돌며 전시된 차들을 살폈다. 물론 현대와 기아의 부스에 가장 오랜 시간 머물렀지만 경쟁사들의 모델도 꼼꼼히 살펴보았다. 수행원들과 현대의 직원, 기자들은 정몽구 회장의 말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그야말로 밀착해 붙어 다녔다. 이런 모습은 국내에서는 익숙하지만 외국의 모터쇼에서는 상당히 생소한 풍경이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는 민망하기조차 했다. 실제로 막간을 이용해 얘기를 나눈 외국 기자들도 신기하다는 듯이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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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포드의 CEO 앨런 멀랠리가 부스 한 켠에서 조용히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멀랠리 주위에 모여 있는 사람은 5명이 채 되지 않아서 처음에는 못 알아 볼 정도였다. 물론 포드의 멀랠리와 현대의 정몽구 회장은 회사에서의 입지나 위치가 상당히 다르긴 하다. 이것은 누가 좋고 나쁘다가 아니라 국내 언론의 풍토가 우리의 자동차 소비 패턴만큼이나 독특하지 않은가 싶다.

어쨌든 현대의 위상은 실적만큼이나 크게 높아졌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현대는 당당히 글로벌 톱5에 이름을 올렸고 앞으로의 전망도 좋다. 현대가 볼륨과 내실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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