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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시대와 취향의 변화를 리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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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4-05 05: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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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 시대와 취향의 변화를 리드하다.

이 시대의 스포츠카는 어떤 성격이어야 할까. 스파르탄한 특성이 주를 이루었던 20세기의 스포츠카는 이제 더 이상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 포르쉐의 993형 911이 그것을 입증해 보였고 996으로 변화를 리드했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상황에서 정통 스포츠카의 대표 브랜드 포르쉐는 또 다른 컨셉의 스포츠카의 길을 제시해야 할 때가 됐다. 그에 대한 답으로 991형 911을 선보였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911의 48년 역사상 최대의 변화!” “90%의 부품을 새로 설계한 획기적인 진화!”
포르쉐는 7세대 911에 대해 996에 이은 두 번째 혁신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물론 911의 기본 컨셉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리어 엔진을 느낄 수 있는 차체의 프로포션, 컴팩트한 전장, 근육질적인 보디 등 911다움은 변함이 없다. 그 DNA를 살리면서 신세대 스포츠카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1963년 데뷔 이래 911은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의 레이아웃, 엔진 형식 등 기본을 크게 바꾸지 않고 진화를 계속해 왔다. 그보다는 휠 베이스의 변화와 엔진 배기량의 확대, 첨단 기술의 투입에 의해 주행성을 향상시키며 진화해 왔다. 그 바탕에는 언제나 “고성능 엔진을 리어에 탑재하고 높은 민첩성과 브레이크 성능, 그리고 뒷바퀴 굴림방식에 의한 양호한 트랙션”이라는 컨셉이 깔려 있다. 물론 그것이 추구하는 것은 ‘속도’다. 초고속도 중요하지만 어떤 속도 영역에서나 최적의 거동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속도는 1973년 930시리즈 911의 초대 터보 모델과 1988년의 964 보디의 4WD 시스템을 표준으로 장비한 첫 번째 911 카레라4, 그리고 911 직계의 수퍼카 포르쉐 959 등으로 실현해 왔다. 이때부터는 ABS, 파워 스티어링, 운전석/조수석 에어백이 표준으로 장비됐다. 초대 모델의 성격이 유지된 것은 1993년의 4세대 993보디의 911까지였다. 오늘날 포르쉐와는 달리 스파르탄 감각이 강한, 일반인은 다루기가 쉽지 않은 911의 마지막 모델이었다. 이 모델 출시 후반 포르쉐는 판매하락으로 경영난에 빠졌고 브랜드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위기의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 포르쉐를 구한 것이 996 보디의 5세대 911이었다. 포르쉐는 공냉식 수평 대향 엔진을 수냉식으로 바꿈과 함께 차체 골격, 플랫폼, 섀시 등 모든 것을 일신했었다. 포르쉐로서는 처음으로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것도 중요한 포인트였다. 엔진을 3.6리터 공냉에서 3.4리터 수냉으로 다운사이징했고 전장을 4.4m로 늘리고 휠 베이스도 2,350mm로 80mm 확대했다. 포르쉐 스태빌리티 매니지먼트(PSM)와 바리오 캠 플러스라고 하는 혁신적인 테크놀러지도 주목을 끌었다. 인테리어는 쾌적성 향상을 위해 디자인이 일신되었고 익스테리어는 에어로다이나믹스가 강화되었다.

996 보디의 911은 그때까지와는 달리 일반인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정통 스포츠카로서의 입지구축에 성공했다. 결과는 대 히트였고 포르쉐가 새로운 모델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996 포르쉐는 역대 포르쉐 중 가장 성공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판매 대수에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996 모델은 포르쉐를 위기에서 구한 것이 분명한, 가장 성공한 모델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복스터와 부품 공유화를 최대한 높였던 모델이기도 했다. 즉 합리적인 차만들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대의 산물이었다는 얘기다. 6세대는 ‘정통 포르쉐’를 주장하는 유저들의 의견을 수용해 997로 진화했다. 이 모델 역시 루프 이외에는 거의 바꾸었다고는 하지만 성격상으로는 996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워낙에 강한 911의 아이덴티티가 그런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게 했을 수도 있다.

14년만에 등장한 991형 7세대 911은 5세대 996형에 이어 두 번째 혁신이라고 표현하는 대대적인 변화를 추구한 모델이다. 플랫폼은 물론이고 섀시, 경량화 보디 등은 완전히 새로 설계했다. 파워트레인의 효율성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고 서스펜션 등도 알루미늄을 다용하는 등 완전히 바뀌었다. 그런 하드웨어의 변화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갈수록 연성화되어 가는 유저들의 취향을 반영해 주행성도 달라졌다.

물론 포르쉐의 이런 주행성을 일반 도로의 시승에서 모두 경험할 수는 없다. 그래서 포르쉐코리아는 주기적으로 서키트에서 포르쉐의 진가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것이 맞다. 아무리 주행성이 뛰어나다고 일반 도로에서 거친 주행을 하는 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서키트 문화가 좀 더 활성화되어 운전자들의 니즈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BMW코리아의 드라이빙센터 건립 발표는 중요하다.

991형 911은 시대의 변화와 그에 따른 운전자의 취향의 변화를 읽은 포르쉐의 답이다. 기본적으로는 속도를 중심으로 한 성능의 향상이지만 효율성에 대한 비중도 그만큼 높이고 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스포츠카의 주행성과 쾌적성을 양립하고자 한 노력이 보인다. 20세기는 스포츠카에 대해서 메이커들은 ‘타협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견지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기술력의 한계로 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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