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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없는 자동차, 세상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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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8-07 11: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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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운전자 없는 자동차(Driverless Car)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구글(Google) X 100대 프로젝트에 속한 Driverless Car는 2010년대를 관통할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 Self Driving Car, Autonomous Driving 등의 용어로 표기되고 있는 운전자 없는 자동차는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원하는 목적지로 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 사고로부터 해방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으나 지금은 자동차의 기술발전과 수요 창출이라는 다목적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19세기 영국에서 시작한 1차 산업혁명은 공장에서 대규모로 생산을 해 촉발됐다. 산업발전은 인간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한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19세기 말에는 자동차가 발명되고 20세기 초 비행기가 등장하면서 화석연료를 사용하게 됐다. 운송수단의 등장은 2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며 인류의 발전을 주도했다. 자동차는 인류로 하여금 화석연료를 사용하게 해 역사상 유례가 없는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이룩했다. 시간과 공간을 단축시키는 운송수단은 경제의 형태를 바꾸었고 인간의 삶 자체를 바꾸었다. 발전이라는 단어로 우리는 포장을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비인간적인, 반 자연적인 행위가 자행되었음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 20세기 말부터 사람들은 절약이 화두로 등장했다. 에너지 절약이 우선이고 소비가 미덕이 아니라는 논리가 그것이다.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있고 그것이 인간의 삶 자체를 위협한다는 논리였다. 그래서 석유 고갈론과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주목을 끌면서 사람들은 과도한 소비가 불러 올 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동시에 산업이 발전하면서 자동화하라는 필연적인 수단이 등장했다. 자동화는 품질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고 20세기 말을 전후해서 생산성과 품질은 필수적인 비즈니스의 조건으로 부상했다. 그 과정에서 영국이 주도했던 산업이 미국으로 넘어왔고 일본이 부상하고 다시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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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떠 오른 것이 인구 문제다. 1차 산업혁명이 태동되었던 19세기 초 지구의 인구는 10억명이었다. 130년만인 1940년에는 두 배인 20억으로 증가했고 1987년 50억, 1999년 60억, 2011년 70억으로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때문에 과부하라는 얘기가 나오고 인구 억제를 위한 정책이 나왔다. 중국은 극단적으로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산아제한정책을 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에는 80억, 2045년에는 90억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인구 증가를 배경으로 물 문제와 식량 부족 이론을 들고 나왔다. 첫 번째 연구는 영국의 맬더스(Malthus) 가 1798년에 인구론을 출간해 지구의 수용능력을 20억이라고 주장했었다. 이후 또 다른 학자에 의해 40억 한계론이 등장했고 지금은 다시 100억으로 상향 조정됐다. 언제나 그렇듯이 학자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수치는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지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지구 에너지에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인구론은 에너지 유한론을 근거로 한 것이다. 지구상의 에너지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수준이 되면 늘어 나는 인구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태양이 한 시간 동안 지구에 공급하는 에너지는 지구 인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에너지와 맞먹는다고 한다. 에너지의 원천은 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에너지 유한론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이론이라고 할 수도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에너지 유한론이나 지구 수용한계가 아니라 늘어난 인구가 무엇을 먹고 살지에 대한 고민이 더 우선인 것 같다. 의술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늘어나는데 일자리는 줄어 들고 있다. 그만큼 노령화는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청년 실업자도 급증하고 있다. 인구 증가와 기술의 발전이 맞물리며 1차, 2차 산업혁명 때처럼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최우선 과제로 다시 부상한 것이다. 기하급수적인 인구증가는 또 다른 산업혁명을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에 대해 제러미 러프킨(Jeremy Rifkin)은 그의 저서 “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3차 산업혁명)”을 통해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바이오매스, 조력 등을 이용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에너지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위에 거론한 에너지를 재생 가능 에너지로 전환한다.
2. 모든 대륙의 건물을 현장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미니 발전소로 변형한다.
3. 모든 건물과 인프라 전체에 수소저장 및 여타의 저장 기술을 보급하여 불규칙적으로 생성되는 에너지를 저장한다.
4.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모든 대륙의 동력 그리드를 인터넷과 동일한 원리로 작동하는 에너지 공유 인터그리드로 전환한다.(수백만개의 빌딩이 소량의 에너지를 생성하면 잉여 에너지는 그리드로 되팔아 대륙 내 이웃들이 사용할 수도 있다.(인터그리드)
5. 교통 수단을 플러그 인 및 연료전지차량으로 교체하고 대륙별 양방향 스마트 동력 그리드 상에서 전기를 사고 팔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고 동시에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이론을 근거로 독일의 메르켈 총리 등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고 미국의 몇 개 주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이론에 대해 여기에서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분명 이 시대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것은 틀림 없다.

에너지차원의 접근 외에 자동차도 이와 같은 개념의 혁명적인 도구로 바꾸고자 하는 노력이 동원되고 있다. 드라이버레스카(Driverless Car), 즉 운전자 없는 자동차가 그것이다. 영어권에서는 Self Driving Car, Autonomous Driving 등으로도 표현하고 일본에서는 '충돌하지 않는 차', '자동주행자동차'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무인자동차라고 표현하고 있는 우리와는 다른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 무인자동차라는 용어는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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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운전자 없는 자동차가 부상한 것은 구글 X100 프로젝트에 들면서부터다. 구글의 Driverless Car 기획자는 학창시절 친한 친구가 바로 옆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을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조사한 바로는 자동차 사고의 95%가 운전자의 부주의에 의한 것이었다. 그래서 운전자로부터 스티어링 휠을 빼 앗으면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바로 Driverless Car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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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운전자 없는 차' 개발에 몰두해 온 구글은 최근 일반 도로에서 쓰일 '운전자 없는 차'의 특허 획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은 2011 3월 텅 빈 주차장에서 '운전자 없는 차'가 빠른 속도로 복잡한 장애물을 피해가며 주행하는 비디오를 내놓은 적이 있다. 2012년에는 시각장애인이 운전석에 앉아 세탁소와 식당을 들려 귀가하는 비디오를 내놓았다.

소비자들은 '운전자 없는 차'에 대해 긍정적이다. J.D. Power가 2012년 4월 26일 발표한 조사결과는 소비자의 37%가 그들의 다음 차로 '운전자 없는 차'를 '꼭' 또는 '아마' 살 것이라고 답했다. 이 기능의 가격이 3,000달러쯤 할 것이라고 하자 비율은 20%로 떨어졌지만 이 비율은 아직 개발단계에 있는 기능으로는 상당히 높은 것이다.

소비자들의 큰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 차가 시판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차의 판매는 이것이 사람보다 더 안전하다고 확신이 설 때 가능하다. 사람과 달리 운전 중에 졸지도, 취하지도, 문자메시지를 보내지도 않고 레이저, 레이더 감지기, 카메라, GPS등 온갖 보조기능을 활용하겠지만 확실한 안전이 보장되어야만 판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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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이 많은 생명을 구하고 있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증명된다. 1970년 이후 지난 40년간 자동차 연간 총 운행거리가 1조 마일 이상 증가했음에도, 사망사고는 35% 감소했다. 이는 ABS나 TCS(구동조절시스템), ESC 등의 안전장치의 덕분이다. 올 해부터는 많은 나라에서 ESC의 장착을 의무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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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미 레이더에 의해 선행차와의 차간거리를 계측해 두 차의 사이가 가까워지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리는 ‘디스트로닉 브레이크 플러스’라고 하는 기술과 급제동시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힘을 증대시키는 ‘브레이크 어시스트 플러스’라고 하는 기술을 2005년 이래 실용화하고 있다. 이 기술에 의해 추돌사고가 20% 가량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발표에 따르면 독일 내에서 발생한 1만 6,000여건의 사고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 기술들에 의해 사고가 방지된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전체의 20%에 달하는 800건이나 된다고 한다. 고속도로에서의 사고에 관해서는 36%의 사고를 방지한 것으로 판단되었다고 한다. 이것이 발전한 기술이 오늘날 많은 자동차에 채용되고 있는 ACC(Adaptive Cruise Control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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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2015년에는 AEBS(Advanced Emergency Braking System)의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장치는 사고위험에 처했을 때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다. 볼보의 시티 세이프티도 같은 컨셉도 점차 채용폭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니까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동차가 위험에 처했을 때 정지하고 탑승자를 보호한다는 얘기이다.

이런 안전 장치들은 단계적으로 발전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충돌하지 않는 자동차가 되고 더 나아가 자동주행자동차로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카메라와 센서, 텔레매틱스, IT, RFID 등 다양한 새로운 장비 기술이 발전하게 되고 그만큼 새로운 비즈니스가 증가하게 된다. 큰 틀에서 Driverless Car라는 명제로 진행되는 일이지만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신기술의 개발과 그로 인한 고용창출의 효과가 산업적 측면에서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지구촌 자동차 보유대수가 10억대를 넘은 상태인데 이 자동차가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로 교체되려면 몇 십년, 아니 10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과정에서 지금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신기술이 등장할 수 있고 그것이 산업혁명 수준의 발전과 더불어 인류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운전자 없는 차'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정부나 보험회사가 이 기술에 대해 불편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는 나기 마련인데 '운전자 없는 차'의 경우 사고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있는지, 제조사나 개발자에게 있는지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완전한 기술이 실현된다 해도 이와 관련된 제도와 법규가 모두 정비되기 전에는 사실 시판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우리는 더 오래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

지금 세계의 자동차회사들은 물론이고 국가 차원에서 자동주행자동차는 새로운 산업혁명의 도구로 여겨지고 있다. 토요타자동차는 2011년 12월 자동주행자동차 프로젝트 출범을 공표했다. 2012년 7월 일본 정부는 토요타와 혼다, 닛산, 스바루, 마쓰다 같은 양산차 메이커와 자동주행 자동차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산 시기는 2020년 초로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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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운수성( MITT :Ministry of Infrastructure, Transport, Tourism)은 세계 최초로 자동주행 자동차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주행 자동차에 대한 가장 큰 이슈는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이며 이에 관한 기준 확립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충돌하지 않는 자동차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자동주행 자동차에 관한 초안은 2013년 3월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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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아우디 AG는 2011년에 전 세계 자동차 전문기자들을 초청해 자동주행에 필요한 각종 신기술들을 소개했다. 차선 이탈 방지장치를 비롯해, 자동 주차 기능, 60km/h로 주행 중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정지하는 기술, 교차로에서 보이지 않는 대향차의 발견, 내 차를 중심으로 일정 범위 내의 교통상황 파악 등 다양한 기술들이 소개됐다. 앞으로 3~5년 내에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이 기술들을 동시에 채용하면 운전자의 개입없이 자동차가 전진할 수 있는 것들이다.

BMW는 Car to X, V2V를 중심으로 한 커넥티드 브라이브 기술을 개발해 속속 실현하고 있다. 이 역시 운전자없는 자동차를 위해 필요한 기술이다.

자동주행자동차가 실현된다면 예를 들어 에어백과 같은 수동 안전기술들이 필요없게 된다. 운전자의 개입이 없으니 오늘날과 같은 '역동적인 주행성'이라는 단어가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더불어 고속도로에서 300km/h의 속도로 많은 차간거리가 필요없이 달릴 수도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탈 것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가 될 것이다.

세상은 지금 거대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시작은 Driverless Car이지만 그 저변에는 산업 혁명이라는 시대적인 흐름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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