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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 GM의 비전/결단력 보여 주는 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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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8-19 14: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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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는 양산 브랜드다. 현대기아와, 토요타, 폭스바겐 등과 경쟁하는 많인 위한 차를 만든다. 하지만 그 라인업의 면면을 살펴 보면 다른 브랜드와는 차이를 보인다. 미국 메이커이기 때문에 아발란치나 실버라도, 서버번, 타호 같은 대형 픽업 트럭과 SUV가 있는 것은 그렇다 해도 콜벳과 같은 대 배기량 스포츠카는 다른 브랜드에는 없다. 콜벳은 지금 쉐보레는 물론이고 GM의 이미지 리더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여기에 레인지 익스텐더인 볼트도 그런 임무를 부여 받은 차다. 2012년 상반기 판매 8,817대로 작년 대비 3배가 늘어난 쉐보레 볼트의 의미와 현재를 살펴 보자. 그 첫 번째로 탄생 배경에 관한 내용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내연기관을 이용한 자동차를 발명한 것은 독일의 칼 벤츠와 고트리프 다임러다. 그것을 상품화한 것은 프랑스다. 모터스포츠라는 이벤트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그 자동차를 오늘날처럼 만인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든 것은 미국이다. 더 정확시 말하면 '쉐보레(Chevrolet)'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GM 이었다. GM은 대량생산의 시조인 포드와 함께 미국의 자동차산업의 꽃을 피웠을 뿐 아니라 자동차를 산업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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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에는 루이 쉐보레와 윌리엄 듀런트(William Durant),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n)이 있다. 이들은 헨리 포드와 함께 가장 혁명적인 업적을 올린 존재로 기록되고 있다. 우선 헨리 포드는 1908년 대량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T형 포드를 생산해 한 대당 시판가격이 2000달러 선이었던 것을 825달러까지 일거에 끌어 내렸다. T형 포드가 단종될 즈음에는 260달러까지 낮추었다. 그때까지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자동차를 대중들도 사용하게 할 수 있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쉐보레와 듀란트, 그리고 알프레드 슬론은 자동차산업에 마케팅 기법을 동원해 자동차를 산업으로 발전시킨 장본인들이다. T형 포드는 단 한 번의 모델체인지 없이 1,574만대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그것을 본 듀란트는 좀 더 많은 수요자 창출 위해 주기적인 모델체인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늘날 모든 자동차회사들은 빠르게는 4년, 길게는 12년마다 모델체인지를 하는데 그 시조가 바로 쉐보레의 창시자 루이 쉐보레와 GM의 설립자 빌 듀란트의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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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모델 라인업의 다양화다. 지금이야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소 배기량부터 대 배기량, 패밀리 세단에서 스포츠카, 럭셔리카 등 가능한 모든 종류의 모델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 그래서 쉐보레는 양산 브랜드이면서 콜벳과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까지 라인업하고 있는 것이다. 양산 브랜드들은 주로 패밀리카를 중심으로 하는 라인업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토요타와 폭스바겐, 현대기아 등 오늘날 글로벌 시장의 리더들도 그렇다. 하지만 쉐보레는 카마로와 같은 머슬카도 만들어 미국적 자동차 문화를 창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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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브랜드의 다양화다. 쉐보레를 필두로 폰티악(Pontiac), 올즈모빌(Oldsmobile), 뷰익(Buick), 캐딜락(Cadillac) 등 차별화된 등급과 장르를 표현하는 브랜드를 구축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를 일컬어 ‘모든 지갑과 목적에 맞는 차’라고 표현한다.

이런 전략은 당시의 사회적인 상황과 맞물려 보통 사람들도 자동차를 구입해서 운행할 수 있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1921년부터는 할부금융이라는 판매기법까지 동원해 그야말로 자동차라는 탈 것을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것은 GM이 1920년대 '모든 지갑과 목적에 맞는 차'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세그먼트와 장르의 모델들을 다양한 브랜드 아래 포진시킨 역사가 배경이다.

그러나 세상일은 영원한 것은 없다는 진리를 GM을 통해서도 보여주었다. 1960년대까지 전설적인 존재로 세계 자동차시장을 호령하던 GM은 본연의 자세를 잃고 자만하기 시작했다. 그 틈을 타 일본과 독일 메이커들이 시장을 잠식해 왔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GM은 매력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를 통해 수익을 개선하려는 잘못된 길을 걸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GM을 비롯한 미국 메이커들은 디트로이트 빅3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고 결과는 2009년 파산보호신청에까지 이르렀다. 미국 정부가 나서서 굿 GM과 배드 GM으로 회사를 분리하고 굿 GM을 중심으로 회생작업에 들어갔다.

놀라운 것은 그런 과정을 거친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쉐보레를 중심으로 한 GM의 실적은 수직상승했다. 아무리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다해도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다. 토요타가 리콜과 대지진 등의 여파로 흔들리기는 했지만 GM은 수년 만에 세계 수위의 자리에 복귀했다. 지금은 토요타와 업치락뒤치락 하며 경쟁을 하고 있지만 GM의 빠른 부활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반신반의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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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은 오랜 시간에 걸친 GM의 체질 개선에 있었다. 최근 번역본으로 간행된 빈 카운터스(Car Guts & Bean Counters, 비즈니스북스 간)에서 저자 밥 루츠는 2001년 GM의 제품 담당 부회장으로 부임하면서 회사 내부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모든 힘을 쏟았다고 술회했다. 그는 GM이 파산상태에 이른 것은 자동차회사의 본연의 자세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그것은 계산기 숫자에만 집착하는 잘못된 경영과 그로 인해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이 의욕을 잃었고 결과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제품이 나오게 된 것을 말한 것이다.

그가 강조한 것은 잘못된 브랜드 관리와 엉뚱한 곳에서 최고를 추구하는 기업이 된 GM은 결코 회생할 수 없다는 진단을 내리고 제품 혁신에 들어갔다. 디자인 부서와 제품 개발 부서를 개혁하고 절차를 과도하게 중시하는 조직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제품은 환경과 문화의 산물이다. 그 나라의 사회적인 환경이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제품의 개혁보다는 실적만을 내 세우다 보면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J.D파워의 초기품질조사에서 현대기아차의 수준이 떨어진 것은 우리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GM의 변화는 쉐보레 말리부의 상품성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지난 7월 25일 발표한 충돌안전도 테스트 결과 말리부는 현대차 i40, 폭스바겐 CC 등과 함께 실시한 테스트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말리부는 이번 테스트에서 정면충돌에서 만점을 획득하는 등 전 부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갖췄음을 증명했다. 보험개발원도 독자적인 평가를 거쳐 말리부의 안전성과 낮은 수리비를 인정한 바 있다. 말리부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 연구소의 저속충돌 후 수리비 평가에서 중형차 최저 수리비를 기록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11년 유럽 신차안전도 평가에서 별 5개를 받은 바 있다.

한국차 업계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은 최근 쉐보레 말리부의 차체 강성에 대해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그것은 GM의 차만들기가 철저하게 원칙을 고수한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밥 루츠는 권위주의가 만연한 조직에서 발전은 기대할 수 없고 소통이 없는 일방통행식 지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개혁을 위한 캐치 프레이즈만 내 걸고 소속원에게 강요해서는 결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말한다. 모두가 동의할 수 있도록 끝없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당장에 결과를 낼 수 없을지라도 시간이 지나면 하나씩 성과가 나타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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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GM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개발한 것이 쉐보레 볼트다. 쉐보레 볼트는 기술적으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로 분류된다. 하지만 토요타의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와 달리 전기모드로 주행하는 것을 컪셉으로 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한 조사기관은 쉐보레 볼트 유저들이 전체 주행 거리 중 62%가 전기모드였다는 답을 내 놓았다.

밥 루츠는 처음 100% 배터리 전기차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 놓았으나 회사 내 회의를 통해 레인지 익스텐더로 결정했다고 술회한다. 그리고 다양한 에너지 상황과 기술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볼트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유럽식으로 표현하자면 1km당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볼트는 평소에 전기자동차로 운행하다가도 금방 가솔린 자동차처럼 변신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차다. 당연히 가장 미래지향적이고 유망한 차다. 나는 앞으로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볼트와 같은 차량을 개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향후 10년, 20년간 아무리 기존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 혹은 전기 배터리만으로 움직이는 차들의 성능을 개선하더라도 '무공해 운전'과 '장거리 주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볼트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 GM이라면 무조건 혐오하는 사람들, 리튬 이온 배터리를 싫어하는 사람들 모두가 결국은 어쩔 수 없이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볼트는 전기자동차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했고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첫 전기자동차로서 GM의 기술력과 의지를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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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은 배터리 전기차에 대해 회의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에 관심을 쏟고 있다. 토요타는 작년에 프리우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했고 많은 메이커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50년이 넘게 자동차업계를 진두 지휘한 "진정한 디트로이트맨' 밥 루츠의 예언이 실현되고 있는 형국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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