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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3 상품성과 가치 제대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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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10-15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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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SM3 상품성과 가치 제대로 보기

르노삼성 SM3가 페이스리프트했다. 현행 모델은 데뷔 당시 주문이 밀려 대기고객들로부터 불만을 듣기까지 했다. 데뷔 3년만에 페이스리프트했다. 다시 신차효과를 위한 당연한 수순이다. 르노삼성은 그동안의 잡음을 의식한듯 뉴 SM3에 많은 힘을 들였다. 동급에서 가장 큰 차체를 바탕으로 경쟁모델들에 없는 다양한 편의장비들을 동원해 상품성을 높였다. 르노삼성의 현재와 SM3의 상품성을 되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지난 7월 르노와 닛산의 CEO를 겸임하고 있는 카를로스 곤이 서울에 왔었다. 포인트는 닛산 로그를 연간 8만대 규모로 부산공장에서 생산한다는 것과 1억 6천만 달러를 투자한다는 것이었다.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판매 부진에 빠진 르노삼성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고자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르노 그룹 내에서 닛산이 아닌 르노삼성의 힘을 빌어 글로벌 중대형차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는 의사 표현이다.

카를로스 곤은 이번 투자가 르노삼성의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었다. 그것은 르노에서 르노삼성의 경쟁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겉으로 보기에는 2014년부터 연간 8만대를 생산하기로 한 것은 닛산의 입장에서는 생산용량을 늘이고 르노삼성의 입장에서는 부산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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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르노와 닛산의 관계를 보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1999년 자본출자로 이루어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었다. 두 회사의 제휴 10주년을 맞은 2009년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10년 동안 르노는 84억 유로에서 276억 유로로, 닛산은 90억 유로에서 342억 유로로 각각 3배, 4배 가량의 성장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 규모도 2007년 기준으로 르노는 세계 6위, 닛산은 세계 5위 규모로 발전했다. 각각 11위 및 10위를 기록한 1999년에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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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는 다른 시각이 있다. 르노와 닛산의 관계 변화에 관한 것이다. 물론 유럽 발 금융위기 이전의 발표이기는 하지만 독자적인 길을 가고자 하는 의도가 여러곳에서 감지된다는 뉴스가 해외 미디어를 통해 재기됐다. 그래서 르노가 그 이후 르노삼성에 대해 투자를 늘린 것이 아니냐 하는 의견도 있었다. 르노삼성 출범 당시 연구개발 인력 300명에 불과했던 것이 세 배가 넘는 1,000명선에 달한 것도 이유 중에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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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SM시리즈와 SUV QM5를 르노삼성이 주도해서 개발한 것도 르노 브랜드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기획된 것이라는 점도 주목을 끌었다. 르노의 프랑스 본부는 역사적으로 2리터 이하의 소형차, 특히 유럽 기준 B세그먼트에 해당하는 클리오 등급에 개발 및 생산역량이 집중되어 있다. 지금 새로운 투자로 중대형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은 무리고 그것을 대신해 줄 회사로 르노삼성을 꼽았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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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들의 전략은 순조로웠다. 르노삼성의 실적은 2005년 11만 9,035대에서 2007년에 17만 2,75대, 2009년 18만 9,810대, 2010년에는 27만 1,479대로 2006년 대비 두 배 가까운 판매를 기록했다. 그래서 부산공장의 풀 가동상태까지 갖고 생산용량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견이 재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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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1년부터 삐그덕거리더니 올 해에는 17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일본의 전통 소인 와규 전문식당에 프랑스 소를 파는 게 되겠느냐.'는 그럴 듯한 이야기까지 등장했다. 르노삼성이 이윤을 높이기 위해 닛산의 기술이 아닌 프랑스의 기술을 가져 오기로 하면서 빚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참 그럴듯한 비유이고 잘 모르는 사람은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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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부품 현지화율은 현재의 66%다. 카를로스 곤은 2013년에는 8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다. 20% 중에는 닛산의 부품도 많다. 다만 플랫폼이 닛산이 아닌 르노 메간(Megane)의 것을 가져온 것 뿐이다. 이를 두고 와규가 어쩌니 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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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는 세계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한국의 내수시장 특성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대부분의 공산품에서 지나친 독과점이 당연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쏠림 현상'이 강한 한국 소비자들도 한 몫을 했고 그것을 오로지 애국적(?)인 관점에서 조망하는 미디어들도 기여했다. 물론 그런 분위기를 만든 르노삼성의 오류가 먼저라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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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차체와 엘레강스한 디자인이 세일즈 포인트

항상 하는 이야기이지만 중요한 것은 제품이고 그 제품을 시장에 어떻게 어필하느냐이다. 마케팅의 중요성이 그래서 강조되는 것이다. 르노삼성 제품 중 SM3는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2011년 한국 3만 4,000대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14만대가 팔렸다. 한국의 다른 자동차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내수보다는 해외시장에서 더 높은 판매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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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필두로 러시아와 터키, 인도, 아르헨티나 등 전 세계에 5개의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83개 나라에서 르노 플루언스라는 차명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는 르노그룹이 추구하는 글로벌 전략에 SM3의 입지가 어느정도인지를 말해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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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3는 르노의 메간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모델은 이외에도 메간의 베리에이션은 왜건과 해치백, CC(쿠페 컨버터블), 그리고 MPV인 세틱 등이 있다. 메간은 20세기 말 르노가 판매 부진에 빠졌을 때 등장해 브랜드를 살린 모델로 유명하다. 전위적인 스타일링 디자인은 물론이고 핸들링을 중시하며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랑스차의 특성을 잘 보여 주는 모델이다.

그러나 같은 플랫폼을 갖고 중형 승용차를 만드는 역량에서는 르노삼성이 더 낳다는 판단으로 기흥에 있는 르노삼성 연구소에서 개발된 것이 SM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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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3의 스타일링 디자인 컨셉은 '우아함(Elegant)'다. '공격적인(Agressive)' 디자인에 대한 상대적 표현이다. 그 둘의 가운데에 '보수적인(Conservative)' 디자인이 있다. 지금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델로 보면 SM3가 우아한 디자인을 아반떼는 공격적인, 골프와 캠리 등은 보수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한국 시장의 취향을 고려해 2013년형 모델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 등의 디자인을 통해 강한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다.

한국시장의 유저들은 이런 구분보다는 '새 것'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국시장을 '신상 천국'이라고 평가한다. 그때문에 이만큼의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장점도 있지만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는다. 자동차 판매사원들은 메이커 구분없이 SM3의 디자인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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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요소는 우아함이라는 안정적인 이미지를 좋아하는 성향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큰 차'를 좋아 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과도 맞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SM3의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4,620×1,810×1,480mm, 휠 베이스 2,700mm. 아반떼 MD는 4,530×1,775×1,435mm. 휠 베이스는 같지만 전장이 90mm나 길다. 전폭도 35mm 넓다. 이런 크기는 중형차를 사기에는 부담이 있지만 좀 더 큰 차를 원하는 30~40대 연령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

경쟁력을 높여 주는 다양한 첨단 사양

SM3는 차체에 걸맞게 실내 공간도 넓은 모델이다. 하지만 단순하고 수납공간이 적다는 지적을 받았다. 2013년형에서는 그런 시장의 지적을 받아 들여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에 변화를 주고 앞좌석을 위한 수납공간을 추가했다. 가장 눈에 띄는 컵 홀더 사이즈가 커졌다. 요즘 유행하는 멀티미디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Smart Connect'를 국내 최초로 준중형차에 채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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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다이내믹 컬러 디지털 클러스터는 디지털 세대들의 감성에 어필할 수 있는 장비다. 디지털 속도계 중앙부 하단에 각 도어 및 트렁크 개폐 상태와 후방 경보 장치의 방향 및 거리 감지 상태를 상세히 표시하여 안전하고 편리한 운전을 도와주는 통합 스마트 경보 시스템도 이 등급의 다른 모델에서는 볼 수 없는 내용이다. 크루즈 컨트롤과 스피드 리미터도 이 등급의 모델들에서는 흔치 않은 장비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도 마찬가지로 호화로운 장비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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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d 기기의 사용이 급증한 시대에 SM3는 기본 케이블로 연결할 수 있게 한 것도 세심한 배려다. 다른 모델들은 별도의 연결 케이크를 구입해야 한다. 시장에서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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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기기의 다용과 함께 상급 제품들에 앞다투어 업그레이드 되고 있는 카 오디오에도 신경을 썼다. 준중형 모델에서는 유일하게 보스 사운드 시스템(BOSE􄠶 Sound System)을 채용했다. 이는 리어 시트용 별도의 에어벤트 등과 함께 돋보이는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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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T-Map 내비게이션도 주목을 끈다. 국내 최초 스마트 폰의 와이파이(Wi-Fi) 테더링 기능을 이용해 스마트 폰 데이터로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해 준다. 데이터 사용 금액도 200회 이상 검색 시 약 500원 정도 소요되는데 지나지 않는다.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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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멜론(Melon) 서비스 기능을 비롯해 폰에 저장되어 있는 음악뿐 아니라, 사진/동영상/영화까지 7인치 내비게이션 화면과 사운드 시스템으로 감상할 수 있는 P2C 기능(Phone to Car), 음성인식 기능, 후방 주차가이드 시스템 등 상품성 측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기능들이 채용되어 있다. 차에서 멀어지기만 해도 자동으로 잠김 장치가 작동하는 오토 클로징 기능은 덤이다.

오늘날 자동차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연비 성능 향상도 빼놓을 수 없다. SM3의 연비는 구연비 기준으로 17.5km/리터(신연비 기준 15.0km/리터)나 된다. 동급 경쟁 모델들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신연비 기준으로 하면 1리터급 모델과 비슷한 성적이다. 사실 국내 자동차 연비는 제원표상의 연비와 실제 연비의 차이가 적지 않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SM3는 그것을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해 여러 차례 입증해 보였다. SM3의 엔진은 닛산제 라이센스이고 변속기도 무단변속기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는 닛산의 X-CVT다.

주행성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핸들링 성능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은 물론이고 한국의 유저들이 가장 중시한 정숙성에서도 높은 수준을 보인다. 이번에는 출력과 토크도 증강하고 중량을 저감해 체감 성능을 높였다.

신형 SM3는 분명 동급 최고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항상 하는 이야기대로 '자동차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진리를 다시 확인하게 해 주는 내용이다. 뉴 모델이란 '매력적인', '감동을 주는', 그러니까 그 시장의 유저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시장과의 대화를 통해 읽어 내고 그것을 제품에 반영한 것을 말한다. SM3는 그런 점에서 많은 힘을 들였다. 지금 르노삼성은 그런 상품성을 탑 경영진이 결연한 의지를 통해 시장에 피력해야 한다. 제품이 있으면 다음은 판매고 판매를 위해서는 확고한 마케팅 전략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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