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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디트로이트쇼 2신-사람들은 항상 샴페인을 빨리 터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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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1-15 12: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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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답은 없었다. 디트로이트 뿐만 아니라 프랑크푸르트와 파리에 갈 때도 그런 기대를 갖고 간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획기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는 여전히 묵묵 부답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탈 석유’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어떻게 만들어갈까에 대한 것이었다. 그 이야기는 그동안 자동차회사들이 연료전지나 배터리 전기차가 금방이라도 실용화될 것이라고 소비자들을 기만했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어느것도 완전 무공해차는 없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그 대안은 당장에는 효율성밖에 없다. 작아지는 것으로 차선책을 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1신에서 언급했듯이 '8기통의 나라' 미국은 더 이상 없다. 4기통 엔진 탑재차의 비율이 70%에 육박하고 8기통은 15%선으로 떨어졌다. 그것은 치솟는 유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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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기름값이 미국의 운전자들의 구매 리스트에 더 이상 8기통이 올라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평가 잡지 컨슈머리포트(Consumer Reports)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의 35%가 1년 전에 비해 차량 운행을 줄였다고 한다. 2/3는 다음에 차를 살 땐 지금 타고 있는 차보다 연비가 좋은 차를 살 것이며, 어떤 차를 살지 결정할 때는 연비를 가장 중시하겠다는 응답이 37%로 품질(17%)과 안전성(16%)을 앞섰다. 연비를 중시하는 이유로는 9/10이 기름값(90%)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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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따르면 미국 운전자들은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지금 타고 있는 차보다 더 작은 차를 사거나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디젤차 등 기름값이 적게 드는 차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 3/4은 대체연료나 하이브리드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이런 생각은 젊은 층에서 더 강했다.

현재 보유율과 구입 의향률을 차급별로 보면 소형차와 중형SUV는 큰 증가가, 대형세단과 미니밴은 큰 감소가 예상된다. 기름값이 미국 운전자들을 구두쇠로 바꿔 놓고 있는 셈이다. 반면 컨버터블, 스포티카, 왜건 등 판매량이 적고 특별한 쓰임새가 있는 차들에는 변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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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조사 결과와는 달리 올 해의 모터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무대 위에는 그랜드체로키가 SUV로서는 유일하게 올라왔지만 플로어에는 최근 수년에 비해 미국 메이커들의 달러박스인 픽업트럭과 대형 SUV의 숫자가 늘었다. 특히나 첫 날 본격적인 프레스컨퍼런스가 시작되기 전에 진행된 북미 올해의 차 선정에서 크라이슬러 그룹의 램 1500이 올 해의 트럭으로 선정되면서 낌세가 조금은 이상했다. 램이나 F시리즈는 부스의 전면으로 올라왔다. 그러니까 돈 되는 모델들을 이제 좀 더 적극적으로 팔아야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픽업트럭의 대명사인 포드 F시리즈는 2000년대 들어 최하였던 2009년에는 41만 3,625대까지 곤두박질 쳤었다. 전성기였던 2006년의 97만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였다. 실버라도와 램도 2009년에 각각 31만 6,544대, 17만 7,268대를 판매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실적이었다. 그러던 것이 2012년에는 F시리즈가 64만 5,316대로 50% 이상 증가했다. 쉐보레 실버라도 도 41만 8,312대로 10만대 이상 늘었으며 닷지 램 29만 3,363대로 60%나 늘었다. 아직은 본 궤도에 오르지 못했지만 수년 전 디트로이트쇼 기사를 통해 미국 경기가 회복되면 픽업트럭 경기가 더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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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쉐보레 브랜드에서는 대표적인 스포츠카 콜벳의 7세대 모델을 스팅레이라는 이름을 다시 살려 내 선 보였다. 이는 미국 메이커들이 한창 잘 나갈 때인2006년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통해 2002년에 생산이 중단되었던 시보레 카마로의 부활을 알렸던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에는 100여명의 인디언(정확히는 Native American)들을 동원해 향수를 자극하는 이벤트까지 했으나 이번에는 그런 내용을 화면으로 요약한 것이 다른 점이다. 이런 대 배기량차는 V8 트윈 터보 560마력 엔진을 탑재한 BMW의 M6그란쿠페, V8 트윈터보 523마력의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그리고 벤틀리의 컨티넨탈 GT스피드 컨버터블도 있다.

위 두 가지 양상만 보면 미국 메이커들이 상승세를 탔을 때의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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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SUV와 세단의 소형화는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양극화의 조짐이 보인다는 얘기다. 링컨이 MKC라는 CUV컨셉트를, 혼다가 CR-V 아래급인 어반(Urban) SUV 컨셉트를 폭스바겐이 투아렉과 티구안의 사이를 메꾸는 세그먼트의 중형 SUV 크로스 블루 컨셉트카를 내 놓았다. 이는 최근 5년 동안 20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중소형 SUV 시장에 기름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단 시장에서는 쉐보레 스파크나 포드 피에스타, 피아트 500등이 전시되어 있었으나 작년에 비하면 과연 팔릴 수 있을까 할 정도로 관심 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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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예상했듯이 양산 브랜드들의 전쟁은 이제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해졌다. 여기에 럭셔리와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중소형 세그먼트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어 아예 노골적으로 시장을 내놓으라고 달려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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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바뀐 것은 분명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는 표현은 사람들은 항상 샴페인을 빨리 터뜨린다는 것이다. 유럽의 심각한 상황과는 달리 적어도 미국시장은 양산 브랜드들 위해서나 프리미엄 브랜드들에게나 여전히 기회의 땅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2년 독일 프리미엄 빅3는 물론이고 일본 양산 빅3도 미국시장 판매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08년의 금융위기가 있었다는 것이 의심될 정도로 날 나가고 있다. 그런 양상은 올 해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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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작년에 판매가 급상승한 브랜드들은 수년 전에 비해 자신감을 회복한 듯 그들만의 장기를 살리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전기차가 쇼장을 장악한다거나 이산화탄소나 하이브리드가 대세라거나 하는 일관된 트렌드가 없었다는 얘기이다. 그보다는 각 브랜드들이 자신있는 부문과 장르 및 세그먼트의 모델에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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