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13 디트로이트쇼 5신 - 현대차,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1-16 00:04:06

본문

현대기아차도 사상 최고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2년 미국시장 경량차(Light vehicle) 신차 판매대수가 2011년 대비 13.4% 증가한 1,449만 1,873대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로 판매가 격감한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그 중 현대자동차의 2012년 미국시장 신차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8.8% 증가한 70만 3,007대, 기아자동차는 14.8% 증가한 55만 7,599대로 두 브랜드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는 증가율에서 업계 평균에 미치지 못했고 기아는 크게 상회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좀 더 들여다 보면 현대차는 승용차에서 57만 4,881대, SUV에서 12만 8,126대, 기아는 승용차 38만 4,133대, SUV 17만 3,466대로 SUV에서는 기아차 현대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쏘렌토가 11만 9,597대가 팔려 현대 싼타페의 7만 1,016대보다 4만 8천대 이상 앞선데 기인한다.

36413_2.jpg

주목을 끈 것은 현대차가 이번 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공개한 컨셉트카 HCD-14다. 참고로 현대자동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있는 디자인센터에서 개발한 컨셉트카는 HCD, 독일 프랑크푸르트 디자인에서의 것은 HED, 한국에서 개발한 것은 HND로 명명하고 있다. 그러니까 HCD-14는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에서 개발한 14번째 컨셉트카인 것이다.

그동안 선보였던 컨셉트카에서 사용된 디자인 컨셉과 터치가 실제로 현대차의 양산 모델에 많이 반영됐다. 그만큼 투자를 했고 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얘기이다.

36413_3.jpg

HCD-14는 현대기아차의 뒷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을 베이스로 개발되었으며 루프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쿠페형 디자인에 실용성을 겸비한 4도어 패스트백 스타일의 스포츠세단을 표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금 에쿠스와 제네시스 세단용과 제네시스 쿠페용 플랫폼이 별도로 있는데 차세대 모델부터는 하나로 통합된다.

HCD-14는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를 한 단계 발전시켜 유연한 아름다움에 정교함을 더한 디자인을 적용, 향후 현대차가 나아갈 프리미엄 차량의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존 크라프칙(John Krafcik)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사장은 “현대차는 에쿠스와 제네시스를 통해 북미 프리미엄 시장에 짧은 기간이지만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며 “이번에 선보이는 ‘HCD-14’는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한 현대차의 후륜 구동 프리미엄 스포츠세단에 대한 새로운 의지임과 동시에 현대차가 앞으로 지향할 프리미엄 차량의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주는 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흔히 하는 표현이고 특별할 것이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제네시스 후속 모델의 컨셉트카인 HCD-14는 그동안과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예 경쟁 모델로 렉서스 GS, 메르세데스 벤츠 E 클래스, BMW 5 시리즈, 아우디 A6등을 꼽고 있었다는 점에서다. 프레스컨퍼런스의 내용도 이들 모델들과의 판매 증가율에 초점을 맞추었다.

제네시스는 현대자동차가 처음 BH프로젝트로 별도의 브랜드를 계획했다고 포기하고 현대 브랜드로 내 놓은 모델이다. 에쿠스는 그 발전형으로 풀 사이즈 세단이다. 누차 하는 얘기이지만 후발 업체로 럭셔리 브랜드를 개척했던 토요타의 렉서스와 혼다 어큐라, 닛산 인피니티는 기존 모델에 브랜드명만 부여해 차별화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아예 별도의 뒷바퀴 굴림방식 플랫폼을 개발하는 모험을 했다.

36413_5.jpg

일본 메이커들은 그렇게 해서 비용 문제의 압박을 최소화했지만 렉서스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이 확실치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점 때문에 처음에 별도의 브랜드를 계획했던 현대자동차는 결정을 바꾸어 현대 브랜드로 출시를 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꿈은 버리지 않고 있다. 2008년 제네시스는 미국시장에 진출했고 첫 해 6,167대를 시작으로 2009년 2만 1,889대, 2010년 2만 9,122대, 2011년 3만 2,998대, 2012년 3만 3,973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굳이 증가율을 따지자면 4년만에 550%가 늘었다. 에쿠스는 2011년 미국시장 진출 첫 해에 3,193대가, 2012년에는 3,972대가 팔렸다.

그리고 올 해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컨셉트카를 발표하면서 노골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경쟁을 선언한 것이다. 현대라는 브랜드로 양산시장과 프리미엄 시장 두 가지를 모두 소화하겠다는 것이다.

36413_6.jpg

그러나 선언한다고 시장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성능과 품질, 역사와 마케팅, 가격, 희소성이라고 하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렉서스는 토요타라는 '신뢰성 높은' 브랜드가 있었기에 지금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본격적으로 독일 프리미엄 빅3와 같은 존재로 평가받지는 못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현대 에쿠스의 MSRP(소비자 권장가격)은 $59,250에서 $66,250선이다. 베이스 가격이 6만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같은 세그먼트의 렉서스 LS시리즈는 $74,935 ~ $81,775부터 최고 $119,910까지 한 참 높다. 물론 렉서스도 그들이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의 $92,350 to $212,000에는 한 참 미치지 못한다.

다시 말해 비싸게 받을 수 있어야 하는 것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이다. 이 등급의 소비자들은 비싸다는 이유로 구입을 꺼리는 것이 아니라는 마케팅 전문가들의 분석도 있다.

36413_7.jpg

그에 대한 현대자동차의 주장은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다. 생각을 바꾸라는 것이다. 그동안 어떻게 해 왔던 앞으로는 새로운 관점에서 브랜드를 평가해 달라는 요청인 것이다. 2012년 미국시장 평균 인센티브가 2,141달러였지만 현대는 946달에 불과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충분히 일리가 있고 시도할 수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보다 선결해야 할 것은 현대 브랜드의 가치 제고다. 2012년 미국 J.D파워 초기 품질 조사에서 현대는 10년 만에 업계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토요타는 88로 크게 상승한 반면 현대차는 107로 하락했다. 미국시장은 물론이고 유럽시장에서도 기아 브랜드에 비해 증가율이 낮다는 점도 현대 브랜드의 피로도 누적은 아닌지 재고해 봐야 한다.

하나의 브랜드로 두 가지 브랜드 효과를 내고자 하는 현대의 시도가 어떻게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