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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자동차 판매 증가, 부품업체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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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1-22 0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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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없다. 쏟아 지는 모델들의 숫자를 헤아리느라 정신이 없다. 해외 시장에도 그렇고 국내 시장도 그렇다. 선택의 기회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분명 좋은 일이다. 지난 주 디트로이트오토쇼의 프레스컨퍼런스에서 신차의 향연은 최근 수년 동안의 그것보다 훨씬 화려했다. 미국시장에 올 해 출시될 뉴 모델, 혹은 풀 모델체인지 모델이 61개나 된다. 2006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당연히 반겨야 할 일이고 또한 경기 회복의 신호로 받아 들여질 수 있어 그것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상승세를 전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드시 긍정적이지만은 않을 수도 있겠다 싶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자동차회사들의 입장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로 촉발된 수요 급감의 상황에서 적어도 2005년의 수준까지는 적어도 유럽시장을 제외하고는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는 안도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시장 경량차(Light Vehicle) 판매 피크였던 2005년의 판매대수는 1,699만 4,655대였고 2009년에는 1,004만대로 급감한 바 있다. 2012년은 2011년 대비 13.4% 증가한 1,449만 1,873대였다.

2013년은 다시 4~7% 상승해 1,500만대 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 판매대수의 작년 글로벌 점유율은 17.9%, 올해는 18%를 넘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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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2012년 미국시장의 성장세가 모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본 메이커들은 화려하게 부활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닛산이 닛산 9.5%로 평균에 미치지 못했지만 토요타는 26.6%, 혼다는 24%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유럽 외에는 중국시장에서 주로 강세를 보였던 폭스바겐도 35.1%나 증가하며 미국시장 투자의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8.8% 증가에 그쳤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입장에서는 기아자동차가 14.8% 증가한 것은 고무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을 것 같다. GM이 3.7%, 포드 4.6%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시장의 호황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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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현대기아차의 미국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그것은 월간 판매대수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6월 현대차가 6만 3,814대, 기아차는 5만 1,326대였다. 그러던 것이 7월에는 각각 6만 2,021대, 4만 8,174대, 8월 6만 1,099대, 5만 28대, 9월 6만 25대, 4만 8,105대, 10월 5만 271대, 4만 2,452대로 야금 야금 판매가 빠지고 있었다.

11월에는 현대 5만 3,487대, 기아 4만 1,055대, 12월 각각 5만 9,435대, 3만 9,178대의 실적이었다. 현대자동차는 엘란트라(아반떼)와 싼타페의 신차효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기아차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 해 카덴자(K7)을 투입하며 만회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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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현대차 70만 3,007대로, 기아차 55만 7,599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합계 126만 606대를 판매했다. 좋은 실적이다. 이 추세가 계속될 지가 관건이다. 앞으로 3년 동안 적어도 10% 이상 증가할 미국시장에서 적어도 업계 평균 수준의 증가세는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는 단지 시장의 문제는 아니다. 공급력도 중요하다. 2012년 현대기아차는 국내 생산 공장에서 주간 2교대제에 노조와 합의했다. 그럼에도 생산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3교대제와 2교대제의 생산성이 같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외의 생산 능력을 당장에 늘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지난 여름 하락세의 지속이 공급만의 문제는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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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최근 판매 부진으로 생산과 투자를 축소했던 부품업체들의 공급에도 구멍이 생겼다. 토요타등 일본 메이커는 물론이고 미국, 독일 메이커들의 상승세를 타면서 부품업체들은 그 물량을 소화하는데도 벅찬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그나마 모비스를 비롯해 국내 관련 부품업체들을 해외 현지 공장에 동반 진출하는 전략으로 공백을 메꾸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총량 공급 물량을 단번에 늘릴 수는 없다. 설비에 대한 투자를 단기적 실적만을 배경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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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국 내 생산용량과 수요의 불일치다. 구조조정을 통해 많은 인원을 감축한 상황에서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업체들이 앞으로의 증가세를 확신하고 다시 인력을 확충하는 등의 투자를 하겠느냐 하는 점이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미국 내 자동차회사들은 2007년 수준의 자동차를 생산해야 하는데 생산인력은 10만명 가량이 줄었다고 한다. 그것도 2009년 이후 부품업체들이 10만명 가량을 고용한 것을 포함한 수치이다.

2012년 미국 내 부품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은 평균 82%. 부품에 따라서는 90%를 넘는 것도 있다. 때문에 미국 내에서 부품업체들의 주가는 급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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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와 혼다가 똑 같은 상황에서 더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이 무엇 때문인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대목이다. 한 설문조사에서 토요타와 혼다 등 잘 나가는 양산 브랜드를 비롯해 BMW와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 메이커에 납품하는 부품업체들은 앞으로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 세계 완성차회사들은 저마다 부품업체와의 관계에 대해 다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 기아차의 서플라이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금 시장 상승세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부품업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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