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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브랜드, 이제는 리세일 밸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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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3-19 00: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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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브랜드의 글로벌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쉐보레 브랜드는 1950년대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의 80%의 이상을 미국차가 잠식했을 때 포드와 함께 전설적인 존재였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독일에서 발명됐지만 그것을 오늘날처럼 규모화해 산업화한 것인 미국이었다. 그 중심에 헨리 포드와 루이 쉐보레, 윌리엄 듀란트, 알프레드 슬론, 찰리 윌슨 등 역사적인 인물들이 있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지금까지 그 어떤 산업도 자동차산업만큼의 파급효과를 가진 것은 없었다. 1910년대 완성된 대량생산기법과 규모화 등을 시작으로 미국을 오늘날처럼 세계에 군림하게 한 것도 자동차산업이었다. GM은 특히 주기적인 모델체인지와 다양한 베리에이션, 브랜드 차별화 등 '모든 지갑과 목적에 맞는 차'라는 컨셉을 선 보여 자동차 수요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GM은 21세기 들어 휘청거렸지만 국가가 나서서 살려 낼 만큼 자동차산업은 메이저 국가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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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동차왕국의 문화는 우리와 확실히 다르다. 미국에서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4%의 응답자가 자신의 차를 '사랑한다(Love)'고 응답했다고 한다. 영어의 Love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정서가 많이 다르다. '매우 좋아한다.'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그 다음의 항목이 더 재미있다. 19%의 응답자가 자신의 차에 이름을 부여 한다고 한다. 또한 17%는 발렌타인데이에 자신의 차에게 선물을 한다고 답했단다. 아버지가 젊었을 때 타던 자동차를 아들에게 선물 받고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 것이 미국의 자동차 문화다.

모든 제품은 생산된 지역의 문화와 환경의 산물이다. 그런 미국이라는 문화와 환경이 만들어 낸 자동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여전히 세단 위주의 인식이 강한 우리와 다르다는 얘기이다. 단지 신분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나라에서 쉐보레는 포드와 함께 양산 브랜드의 대표적인 존재로 군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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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1930년대 창업한 토요타와 2차 대전 이후에 설립된 폭스바겐이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쉐보레는 세단은 물론이고 대형 픽업트럭과 SUV, 그리고 머슬카 카마로, 수퍼카 콜벳에 이르기까지 양산 브랜드이면서 모든 장르와 세그먼트를 라인업에 망라하고 있다. 토요타와 폭스바겐, GM의 차만들기는 물론이고 라인업 전략이 다른 것은 각 나라들의 문화와 환경에 기인한 것이다.

그런 미국 메이커를 나락으로 떨어 트린 것은 정치인들이다. 마가렛 대처가 영국 제조업이 치명적인 타격을 주어 자동차산업을 몰락하게 한 것은 너무나 유명하다. 레이건도 비슷한 시기 금융산업이 살길이라는 말도 안되는 정책을 장려하며 GM과 포드 등에게 금융회사를 설립하게 하면서 미국 자동차들이 본연의 길을 잃게 되었다. 대처 이후 영국은 400만명, 레이건 이후 미국에서는 1,500만명의 제조업 종사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결국은 2009년 파산보호신청의 길을 거쳐 정부의 돈으로 다시 살아나는 굴욕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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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거의 역사는 하루 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부자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헛 말은 아닌 것 같다.정부의 지원을 받은 다음해 부터 GM은 다시 도약을 하기 시작했고 쉐보레는 2012년 전 세계 시장에서 495만대를 판매해 2011년 476만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쉐보레 브랜드 101년 역사상 가장 높은 판매 실적이다. 사실 이는 예상 외의 선전이다. 많은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전망을 딛고 일거에 다시 토요타와 경쟁자의 위치에 오른 것이다. GM의 판매 실적 929만대 중 쉐보레의 비율은 53%에 달한다.

그 과정에서 시행 착오도 있다. 쉐보레는 올해 초 쉐보레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파인드 뉴 로드(Find New Roads)’ 라는 글로벌 마케팅 비전을 수립했다. 201년 "Chevy Runs Deep"라고 했던 것을 바꾼 것이다. 이는 의미가 명확하지 않고 다른 국가에서 현지 언어로 표현이 용이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 들인 것이다. GM은 과거에는 이런 비판에 귀를 닫고 살았었다. 이제는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GM은 쉐보레가 판매되고 있는 140개 나라에 이 캐치프레이즈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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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올 해 미국 시장에 13개, 글로벌 시장에 20개의 뉴 모델을 쏟아 낸다. 뉴 콜벳 스팅레이(all-new Corvette Stingray), 실버라도(Silverado), 임팔라(Impala) 등 주력 모델들이 많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한국 GM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쉐보레 크루즈의 경우 2012년 75만 5천대 이상이 판매됐다는 점이다. 2009년 출시 이래 누계 190만대가 판매되며 쉐보레 브랜드 중 베스트 셀러로 자리매김 했다. 본거지인 미국시장에서도 2012년 크루즈 23만 7,758대, 말리부 21만 0,951대로 크루즈가 앞섰다. 미국시장은 다운사이징이 완성됐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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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에서는 절대 강자 현대기아차그룹에 밀려 과거 대우자동차시절의 점유율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회사명을 한국 GM으로 바꾸고 이이서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판매 네트워크의 정비효과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점이 주목을 끈다.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판매는 GM대우 이래 2011년에 처음으로 14만대를 돌파했고 2012년에도 전년 대비 3.6% 증가한 14만 5천대였다. 이는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이래 가장 많은 수치이다. 특히 쉐보레로 브랜드를 바꾸고 난 이후 탄력을 받고 있다. 이는 브랜드효과다. 여기에 판매 네트워크가 재정비 된 이후 점차 자리를 잡아가며 2013년은 또 한 번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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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의 국내시장 런칭 이후 줄곧 자동차의 ‘본질’을 강조해 왔다. 자동차의 본질은 ‘달리고, 돌고, 멈추는’ 것이다. ‘달리는’ 것은 주로 성능을 중심으로 하는 즐거움이 부각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말리부는 분명 핸디캡이 있다. ‘돌고’는 핸들링 특성을 말한다. 동급 한국산차 중에서는 가장 앞선다. ‘멈추는’ 것은 제동성으로 풀 브레이킹을 해도 패닉 현상은 없다.

그러나 모든 상품이 그렇듯이 오늘날 중요한 것은 그 제품을 살려낼 수 있는 마케팅이다. 마케팅의 핵심은 자금이다. 얼마나 적재적소에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더불어 일관성과 지속성이다. 이는 소속원들의 자세와도 관계가 있다. 그것은 결국 리세일 밸류로 이어지고 그것이 신차 판매의 원동력이 된다. 한국 GM의 마케팅은 적어도 부침이 심한 것 같지는 않다. 보기에 따라서는 적극적이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그보다는 대우자판이 너무 오래 흔들렸던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브랜드 가치도 덩달아 하락했다. 이제는 정리가 되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것이 최근 판매 신장세의 원인이다. 이제는 리세일 밸류에 비중을 두어야 할 때다. 그 중심에 말리부와 크루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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