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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상하이오토쇼 5신- 중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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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4-22 00: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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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GM, 상하이 폭스바겐, 북경현대, 동풍위에다기아, 브릴리언스 BMW, 광조우 토요타, 광조우 혼다 등 외자기업들의 부스에 전시된 모델들 중에는 자체 개발에 의한 것이 많아졌다. 기술 자립을 위한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 이들 메이커들이 내 놓은 세단과 SUV의 스타일링은 밋밋하다. 튀는 디자인의 현대차 모델들마저 북경현대와 만나면 디자인이 평범해져 버린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2001년 중국의 WTO가입 이후 중국 자동차산업은 외자 업체들에게 개방됐다. 기술과 자본을 들여와 현지기업들과 50%를 넘지 않은 선에서 합작이 가능하게 됐다. 초기에 라이프 사이클 말기의 모델들을 중국으로 가져와 현지 생산하는 형태였다. 그것이 발전해 선진국에서 막 발표된 모데들과 같은 모델들을 생산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그리고 지금은 소위 말하는 '중국형', '중국 전용'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롱 휠 베이스 모델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이 부문에서는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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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 북경현대가 선보인 미스트라를 보면 중국형 모델들의 트렌드를 알 수 있다. 중국명 밍투라는 이 모델은 쏘나타와 엘란트라의 중간에 해당하지만 중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새로 개발한 플랫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가 FF에 소형, 중형 이외의 또 다른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말이 된다. 그렇지 않다. i40처럼 소형과 중형을 조합한 변형 플랫폼이다. 이것이 오늘날 '메가 플랫폼' 시대의 트렌드다. 작은 엔진을 탑재하지만 큰 실내 공간을 원할 때는 이렇게 변형을 만들 수 있다. 밍투는 1.6리터 엔진이 베이스다. 여기에 중형이라는 세그먼트를 만족시키기 위해 뒤쪽은 중형 플랫폼을 조합한 것이다.

내용은 그렇고 스타일링 디자인. 대단한 퍼포먼스와 함께 등장한 미스트라는 그러나 상하이오토쇼장에 디스플레이에 전시되어 있는 수많은 중국형 모델들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는다. 중국의 유저들 중 중소형 세그먼트 시장에서는 '만인이 원하는 차'에 더 관심이 있는 듯하다. 그것은 어쩌면 중국에 자동차 만들기를 가르친 폭스바겐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베이징자동차나, 제일자동차, 상하이자동차 부스에 전시된 자체 모델들은 전혀 눈길을 끌지 못하는 그저 그런 평범한 디자인의 모델 일색이다. 물론 글로벌 시각에서 보면 그렇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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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모델들은 주로 토종기업인 체리(CHery)나 질리, 화타이, 해마, 리판, BYD, 조티에(Zotye)자동차 등의 부스에 있었다. 부스의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이고 전시된 모델들의 스타일링 디자인, 인테리어등에서 분명 한 단계 올라간 모습을 보여 주었다. 여전히 실내에서는 다양한 역한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이제는 도어를 열어 놓았다. 누구나 앉아서 확인을 해도 된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

그런데 취재 도중 중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차이나 오토리뷰의 재미있는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중국은 경쟁력있는 차를 만들 수 있는가?(Can China build a competitive Car?)라는 제하의 기사다. 미국의 리서치 회사 샌포드 번스타인(Sanford C. Bernstein)의 주도로 질리 EC7 세단과 그레이트월(창안자동차)의 H5 SUV 두 대를 유럽으로 가져가 일반 도로와 트랙 등에서 시험을 했다. 마지막으로는 티어 다운까지 해 과연 어느정도 수준인가를 분석했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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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들은 충돌안전성과 서스펜션, 브레이크, 전장부품, HVAC(Heating(난방), Ventilation(환기), Air Conditioning(공기조화)), 그리고 냉방, 인테리어와 엔진 등을 세밀하게 분속했다. 조사는 두 메이커들이 일부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결론지었다. 품질과 각종 시스템의 세부적인 면에서의 기능 등에서, 그리고 디자인 측면에서 내구성을 보장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또한 번스타인은 중국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 근로자들에게도 인터뷰를 통해 중국 자동차 제조 기술 수준을 조사했다. 그에 대한 답도 대부분이 비판적으로 나왔다. 자동차 제조 전체 공정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업체가 많다는 것이었다. 또한 시장의 팽창과 함께 임금 기대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 개발시간 단축에 대한 요구도 지나치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태부족이라는 점도 어제 오늘의 지적이 아니다. 차체와 인테리어 엔지니어링은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원자재와 고장력 강판 등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구조 역학에 대한 이애 부족과 파워트레인 마운트의 낮은 품질 등이 전체적인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번스타인은 결론적으로 중국 메이커들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에서 10년 정도의 시간은 더 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번스타인의 연구 결과는 총 540페이지 분량으로 클라이언트들에게만 제공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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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석에 동의하면서도 플로어에 전시된 중국 토종 메이커들의 상대적 발전은 눈부실 정도다. 2007년부터 오토차이나를 매년 빠짐없이 취재하면서 그동안의 리뷰 기사를 반추 해 보면 2013오토차이는 분명 시사하는 바가 큰 이벤트인 것은 분명하다.

중국은 여전히 수입 브랜드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2012년 중국의 승용차 판매 대수는 1,550만대 이상이었다. 이중 폭스바겐과 GM을 위시한 수입 브랜드의 점유율이 70%를 넘었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자국 브랜드 점유율 40%가 목표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2년에는 영토 분쟁의 여파로 인해 일본 브랜드의 판매가 약세를 보였다. 수입 브랜드 중 유일하게 중국 브랜드보다 판매 상승폭이 적은 게 일본 브랜드였다. 작년에는 여전히 GM 과 폭스바겐이 강세를 보였고 특히 폭스바겐은 판매 10위 안에 다수의 모델을 포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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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작년 중국 판매 대수는 220만대로 전년 대비 24.8%가 상승했다. 그리고 FAW와 상하이 합작사의 영업 이익은 42%가 뛰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중국 생산 용량을 40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런 상황에서 체리나 질리 등 토종기업들의 상승세는 당연히 주목을 끄는 내용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질리자동차의 KC컨셉트는 프로포션의 밸런스나 디테일의 세련미가 중국 토종 기업의 차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스타일링 디자인 자체가 중국 메이커들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당장에 글로벌 시장에 내 놓아도 통할 수 있을 것 같은 디자인이다. 다만 그들이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모델들의 실내 인테리어는 여전히 수준이 낮다. 역겨운 냄새도 그대로다. 그러나 중국시장의 유저는 그저 네 바퀴 달고 달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유저들의 수도 엄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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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한편으로 수출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2012년 자동차 수출 대수는 105만대. 전년 대비 29.7%가 늘어난 것이다. 중국 회사 중에서는 체리의 수출 대수가 가장 많았고 질리와 그레이트 월, SAIC, 리판 순이었다. 이중 10만대를 넘은 회사는 체리와 지리이다.

지금 중국 토종 기업들은 안전 위주의 국영기업들과 달리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체리자동차가 오토상하이를 통해 공식 런칭한 새로운 브랜드 코로스(Qoros:)도 그 중 하나다. 물론 이는 중국시장을 노린 해외 투자자의 노림수도 있지만 자본이 없는 중국 업체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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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2007년부터 체리자동차와 이스라엘의 퀀텀(Quantum) LLC가 합작으로 설립한 CQAC(Chery Quantum Automotive Corp.)가 그 시작이다. 2011년에 회사명이 Qoros Auto Co.Ltd로 바뀌었다. 공식 데뷔는 지난 3월 제네바오토쇼였다.

이것 저것 짜깁기 해놓은 것 같은 그레이트 월의 H5도, 미니를 카피해 발전시키고 있는 리판 뉴 330, LED 주간등과 대형 알로이 휠을 채용한 체리의 베타5 컨셉트가 보여 주듯이 아직은 멀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발전 속도는 머지 않아 중국차도 글로벌 플레이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국 내 수입 브랜드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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