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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은 한국산 모델 중 상품성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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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5-12 20: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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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9은 한국산 모델 중 상품성이 가장 높다.

"기아 K9은 한국산 모델 중 가장 높은 상품성을 갖고 있는 모델이다. 디자인과 품질, 각종 편의장비, 그리고 운동성능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1위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평가를 하는 저널리스트 입장에서 이런 표현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순전히 상품성만 고려하면 가능한 내용이기도 하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BMW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이 그렇듯이 가장 최근에 등장한 모델들이 가장 좋다. 경쟁 모델들을 벤치마킹하고 그동안 개발 축적해 온 기술력을 총동원하기 때문이다.

K9은 기아 브랜드의 플래그십으로서 5.0리터 엔진을 제외하고 현대기아그룹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술력을 투입한 모델이다. 여기에 같은 그룹이지만 가장 최신 기술이 채용되었다. 더불어 현대 브랜드와 다른 차 만들기도 작용한다. 무엇보다 큰 차이는 하체의 거동이고 동급 모델인 에쿠스에는 없는 7가지 새로운 첨단 장비를 채용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산 차 중에서는 이 등급 원한다면 가장 추천할 수 있는 모델이다. 수입차와 비교해도 브랜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좋은 선택은 없다.

논란이 있을 수 있는 것은 디자인이다. 선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자동차를 평가하면서 신세대 재규어와 미니를 제외하고는 새로 출시된 모델의 디자인의 선호에 대해 표현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선호를 표현하는 것은 저널리스트로서의 자세가 아니다. 다만 판매되고 있는 시장의 특성에 따라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대한 의견은 제시해 왔다.

K9의 디자인에 대해 논할 때도 예외가 아니다. 데뷔 당시부터 K9의 디자인에 대해 넘치는(대략 120여개가 넘는 자동차 관련 미디어(?)가 있다고 한다.) 평가를 보면서 조금은 암울했다. 일부는 저널리즘에 대한 기본조차 없는 경우도 있었다. 더불어 주류 언론들도 즐겨 사용하는 낚시성 기사가 적지 않았다. 차분하게 분석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미디어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나쁜 얘기를 확대 재생산하는데 익숙한 이들이 더 많다. 그 반대 또한 그만큼 많다. 그렇게 해서 업체를 자극해 뭔가를 얻어 내려는 잘못된 문화(?)도 일조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필자도 물론 자유로울 수는 없다.

새로운 모델의 포지셔닝 과정

K9이 출시된 것은 2012년 5월이다. 아직 1년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부터 판매대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무엇이든 단칼에 해결하려는 '빨리빨리' 문화로 인한 것이다. 하나의 모델이 개발되어 시장에서 자리잡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1986년 혼다 아큐라, 1989년 토요타 렉서스와 닛산 인피니티가 미국 전용 브랜드로 등장했지만 25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BMW 는 렉서스를 글로벌 플레이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 표현 자체가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렉서스는 70여개국, 인피니티는 40여개국, 아큐라는 10여개국에서 밖에 판매되지 않고 있다. 폭스바겐의 페이톤도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그들은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아 K9은 현대 에쿠스, 제네시스와 함께 양산 브랜드로서는 드물게 뒷바퀴 굴림방식을 채용한 풀 사이즈 세단이다. 이 등급의 모델을 라인업하고 있는 브랜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하면 유럽에서는 폭스바겐(페이톤), 미국에서는 포드(토러스)와 크라이슬러(300C), 일본에서는 토요타(센츄리) 뿐이다. 전장 5m, 휠 베이스 3m가 넘는 모델로 한정하면 토러스(2,707mm)는 제외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아 K9보다 훨씬 일찍 등장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다운사이징의 대세에도 불구하고 메이커들은 대형 세단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처럼 고가의 모델로는 자리매김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만든 이 등급의 모델 중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는 미국시장 최고가 모델이 20만 달러가 넘는다. 그에 비해 현대 에쿠스는 6만 3천 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프리미엄 브랜드는 전 세계 판매대수가 연간 150만대 전후에 불과하지만 토요타와 GM, 폭스바겐은 1,000만대에 육박하고 있고 현대기아는 700만대가 넘는다.

가는 길이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양산 브랜드들은 무엇을 내 세울까.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저가 소형 모델을 만들어 양산 브랜드들의 시장을 침식하고 있다. 그에 반해 양산 브랜드들은 풀 사이즈 세단을 만들어 합리적 가격으로 새로운 시각의 럭셔리카를 주장한다.

다시 말해 K9에 채용된 기술은 그 종류에서는 7시리즈나 S클래스, A8보다 더 많다. K9에는 햅틱 리모콘 등 디지털 세대를 위한 감성장비와 시트에 차선 이탈 경고장치를 세계 최초로 채용하기도 했다. 물론 내수시장에서의 존재감 증대를 위해 에쿠스에 없는 새로운 장비를 일곱가지나 채용했다. 그러면서 부담없는 가격을 무기로 내 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의 경제를 갖춘 양산 브랜드의 이점을 살려 낮은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

제품이 좋다고 판매가 당장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장의 유저들은 보수적이다. 변화보다는 기존의 익숙한 것에 더 호감을 갖는다. 그러나 렉서스 등 일본 메이커들의 미국 전용 브랜드들이 그랬듯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새로운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찾는 고객이 있다. 한국시장의 규모가 작고, 특히 고급 대형 세단의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 그러나 변화를 원하는 유저는 있게 마련이고 그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꾸준하게 실행되어야 한다.

그 일환으로 기아는 K9의 첫 해 판매 상황을 보고 이어 모델을 통해 변화를 주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첨단 사양을 전 모델에 기본 적용하고, 합리적 사양 조정으로 판매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했다. 이그제큐티브 트림(구 노블레스 트림)의 경우 헤드업 디스플레이, 전동식 세이프티 파워 트렁크, 19인치 휠&타이어, 2열 도어 햇빛 가리개, 뒷유리 햇빛 가리개 등 고급 사양을 기본 적용했지만 가격을 기존 5,821만원에서 5,530만원으로 291만원 낮추었다. 기존 K9의 3.3 모델은 4개 트림에서 3개 트림으로, 3.8 모델의 경우 5개 트림에서 3개 트림으로 단순화했다.

7년 전에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며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던 기아자동차가 이제는 K9을 통해 또 한 단계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추구하고 있다. 적어도 초기 반응에서 제품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것 같다. 그것만으로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브랜드와 모델을 키우는 것은 메이커가 주도하지만 그 환경도 중요하다. 독일 메이커들이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생산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원칙을 중시하고 철저한 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일본 메이커들이 세계 시장에서 호령하고 있는 것은 제품만들기에 대한 그들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독일과 일본이라는 환경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은 메이커의 비판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우리의 사회적 환경 또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기아차는 K9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시장과의 교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런칭 당시 VIP 마케팅을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1년이 채 되지 않아 트림을 단순화하고 기본 사양을 늘이는 등 제품력 개량을 했다. 그러나 이 세그먼트의 모델이 그렇게 빨리 성과를 내지는 않는다. 우선은 사용자들로부터 브랜드 충성심을 이끌어 내야하고 다른 브랜드 유저들을 끌어 올 수 있는 세일즈 포인트를 제시해야 한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 오지는 않는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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