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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3, 한국의 전기차 인식을 바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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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5-19 20: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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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i3, 한국의 전기차 인식을 바꿀 것인가?

2013년 5월 14일 서울 하야트 호텔에서는 환경부와 BMW가 공동 주최한 전기차자동차 발전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의 주제는 E-모빌리티 : 패러다임 전환과 발전 방안. 이날 컨퍼런스는 현실로 다가온 전기차 시대의 충분 조건이 무엇인지 따져 보고 소비자 의식 및 이동수단의 패러다임 전환에 필요한 당장의 시급한 실행방안을 논의하고자 하는 자리였다. 그를 위해 정부, 학계, 기업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세계적 추세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규제에 대응하고 2013년 및 2014년에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될 자동차제조사들의 전기차 모델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 제고 방안을 토론하고 수렴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올 하반기에는 쉐보레 스파크와 르노삼성 SM3 전기차 버전이 출시된다. 내년 봄 닛산 리프에 이어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BMW i3도 한국시장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BMW i3는 레인지 익스텐더인 쉐보레 볼트와 달리 배터리 전기차를 기본으로 한다. 거기에 2기통 짜리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레인지 익스텐더를 옵션으로 설정하고 있다. 각 메이커마다 접근 방법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BMW i3는 배터리 전기차라는 점 외에도 카본 파이버 패널을 사용하는 첫 번째 상용 자동차라는 점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i 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출범 초기부터 아예 MCV(Mega City Vehicle:대도시용 자동차)를 표방했다는 점도 개조 전기차 수준에 머물고 있는 일반 전기차와는 다르다. 배터리 전기차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세컨드카로서, 혹은 주행거리가 한정적인 도시형 자동차로 사용될 것을 전재로 하는 탈 것이라는 얘기이다. 물론 이는 BMW가 사전에 전 세계 대도시를 돌며 정부와 학계, 산업계,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얻은 결론이다. 미니 e 개조 전기차를 베를린과 런던, LA등에 리스 판매를 해 실증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1시리즈 개조 전기차인 액티브 E까지 전 과정을 전 세계 자동차 전문기자들에게 기술적인 내용을 매년 공개해 왔다. 물론 매년 발전이 있을 때마다 시승 기회를 제공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다. 그 개발 과정부터가 다른 메이커들과는 달랐다. 특히 양산 메이커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가 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을 끌어 왔다.

BMW i3는 올 9월 프랑크푸르트오토쇼를 통해 출시되며 국내에는 2014년 5월 판매가 예고되어 있다. 이미 판매되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레이 전기차까지 포함하면 완성차회사의 전기차들은 네 대가 된다. 400종 가까운 모델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다지 많지는 않다. 하지만 기존 내연기관차가 아닌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탈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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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완전 무공해'차라고 알려진 전기차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주장되어지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메탄가스(CH4)등 소위 말하는 온난화 유발가스는 물론이고 입자상 물질 등의 배출도 전혀 없다. Zero Emission Vehicle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Tank to Tire' 에서다. 즉 자동차에서 사용될 때에 한해서라는 얘기이다. 'Well to Tire'의 관점에서는 완전무공해가 아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유해 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지구 환경을 살리자면서 자동차에서만 무공해만 된다면 문제없다는 시각은 문제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 날 컨퍼런스의 특별 강연에 나선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답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환경산업 육성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 환경운동가는 '무분별한 개발의 억제를 통한 생태 보존', 기업은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적용할 방법 강구' 라고 에코 트렌드에 대한 관점의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무언가 새로운 산업동력이 필요하고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수익성을 낼 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 정작 소비자는 제품에 따라 다른 친환경 소비가치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기름값과 관계 있는 연비에 관심을 보인다. 주택은 난방효율보다 새집 증후군 예방에 관심을 보이고 식품은 유기농만 먹으면 안심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등이다.

김난도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은 소유보다는 향유를 중시하는 쪽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진정성을 중시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으며 네티즌 수사대의 활약이 커지면서 이제 감출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소비자의 신뢰가 가장 큰 자산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새로운 디지털 시대(The New Digital Age, 에릭 슈미트 著 알키 刊)'에서 저자가 설파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내용이다.

김 교수가 제시한 저탄소 시대에는 트렌드의 편익을 개인화하라(Personalize), 소비자의 자부심(Pride)에 호소하라, 트렌드를 제품의 프리미엄(Premium) 속성으로 활용하라 등 소위 3P다. 이는 BMW가 시장에서 배터리 전기차의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프리미엄성의 부족이라고 주장한 내용과 일치한다.

이후에 진행된 컨퍼런스의 내용은 그러나 배터리 전기차의 근본적인 문제의 제기라든가 큰 틀에서의 접근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무엇보다 그동안 국내에서 개조 배터리 전기차 사업을 해 온 중소업체들과 완성차업체들의 참여가 없었다. 그것은 이날 공동으로 컨퍼런스를 주최한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관계부처의 책임이 크다. 과거 지식경제부를 비롯한 행정부는 친환경 기술에 관해 현대기아차등 대기업 위주의 지원을 해 왔다. 실질적인 기술을 보유한 중소업체들에 대한 지원은 거의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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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 번째 세션의 주제발표로 나선 환경부 교통환경과 전기차보급추진팀장 박광칠 서기관은 그에 대해 "2017년 전기차 4대 강국, ‘20년 100만대, ’12년 2,500대 도전적 목표설정과 미달성에 따른 부진사업으로의 인식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MB정부 당시 터무니 없는 목표 설정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잘못 인식한 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행정 당국은 물론이고 책임자들의 반성은 보이지 않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친환경차 보급 초기 년도 1,000대 이상은 고무적인 수량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는 보급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배터리 전기차를 내연기관차량의 대체가 아닌 운행의 대체로 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배터리 전기차 성능으로는 내연기관 차량의 1:1 대체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근거리 빈번운행 등으로 유지비 절감 욕구가 큰 수요처를 발굴하고 기존의 공공기관 위주의 보급과 카세어링 등 임대 사업으로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산업단지 내 친환경기업의 “친환경 + 유지비 절감” 을 위한 산업단지 업무용, 건강음료, 택배, 세탁 등(소형화물 개조차도 포함 검토) 구역 내 배송, Carbon Free Island(제주, 울릉) 등 충전기반 양호지역에의 선택과 집중, 특정 제한지역 택시 등 공공교통, 전력요금 상대 저렴지역(학교, 산업, 도서지역)에 기반한 근거리용, 선박충전기 시범사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관심이 집중된 충전 인프라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비상용 공공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시장 표준 설정을 설정한다. 국제 표준은 2014년 4월경 채택이 예정되어 있다. 특정 기준 하나가 아닌 다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내도 동일하다. 현재로서는 자동차별로 DC 차데모(CHaDEMO), 콤보(Combo), AC 3상 등 다양한 시스템이 표준으로 채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주도의 모든 자동차를 전기차로 바꾼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제주특별자치도의 전기차 정책 발표였다. 제주도의 김홍두 스마트그리드과장은 2030년까지 제주도를 '카본 프리(Carbon Free) Island'로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제주도는 이미 가파도 Carbon Free Island 구축을 2012년에 완료했으며 WCC 참관 코스화한 상태다. 여기에 2020년까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전기자동차 운행 등 탄소 없는 섬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2030년에는 화석연료 사용 없는 세계적 녹색성장도시로 탄소없는 섬 조성을 완성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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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100% 대체하는 등 전력공급체계를 개편한다. 2020년까지는 제주 전역의 스마트그리드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해서 2017년까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전기자동차 10% 전환(2만9천대), 2020년까지 대중교통의 전기자동차 30% 전환(9만4천대), 그리고 2030년까지는 상용차도 전기자동차로 100% 전환(37만1천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니까 2030이 되면 제주도에 운행되는 모든 자동차는 전기자동차로 바뀐다는 것이다.

제주에도는 2013년 3월 말 현재 급속 60기, 완속 326기 등 386기의 충전기에 설치되어 있다. 운행되고 있는 전기자동차는 239대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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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카본 프리섬 사업을 통해 이산화탄소 감축과 신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그리고 13조 4,9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5조 8,000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제러미 러프킨(Jeremy Rifkin)이 제3차 산업혁명( “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 , 민음사 刊) 을 통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직까지는 배터리 전기차는 물론이고 제주도가 추진하는 새로운 산업 기반 조성에 대한 이견이 많다. 특히 해상풍력과 태양광의 이용 가능성에 대한 기술적 한계도 여전히 답보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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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기자동차 발전방안 토론회는 그동안 국내에서 많은 전기차 관련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종합적인 것이었다. 여러가지 문제점도 많이 노출됐고 또한 정부 당국의 방향성과 지방자치단체의 노력 등이 실현 가능성보다는 구호에 구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기회였다. BMW 뿐 아니라 국내 자동차회사들도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며 또 다른 가능성을 찾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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