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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업체들의 전동화, 자율주행차, 플랫폼 공유화 경쟁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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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7-30 01: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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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Electrification), 안전(Safety), 커넥티비티(Connectivity), 드라이버레스카(Driverless Car). 21세기 전반부를 관통하는 자동차업계의 화두들이다. 그것은 앞으로 인류의 먹거리와 관련된 것들이다. 기술 발전으로 보일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21세기 이후 산업 동력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와 관련되어 있다. 전동화에서는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여타 부문에서는 부진한 것처럼 보이는 일본 메이커들의 행보를 추적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카, 닛산은 배터리 전기차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혼다는 21세기 전후로 이 부문에서 갈팡질팡하는 행보를 보이며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마쓰다는 스카이액티브(Skyactive) 기술을 선 보이며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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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비춰지든지 지금 글로벌 업체들은 업종에 관계없이 3차 산업혁명을 위한 에너지와 탈 것을 찾아내는 것이 과제다.

18세기 말 영국은 석탄의 효용성을 발견하고 증기기관을 이용해 1차 산업혁명을 일으켰다. 포르투갈에서 시작된 과학기술이 스페인과 네델란드를 거쳐 영국으로 건너와 꽃을 피웠다. 영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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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미국은 석유라는 화석연료의 장점을 간파하고 내연기관과 결합해 2차 산업혁명을 일으켰다. 독일인이 발명한 내연기관 자동차는 대량 생산자동차라는 측면에서 20세기 10대 발명품 중 미국의 업적으로 꼽히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석탄에 비해 채굴이 쉽고 열량이 월등한 석유는 순식간에 산업화의 핵으로 등장했고 미국은 그 유통권을 장악하며 세계를 지배했다.

그로부터 다시 1세기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지구촌의 인구는 70억을 넘어 100억을 향해 달려 가고 있다. 지금 인류는 획기적인 대안을 찾아 내지 않으면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그 많은 인류가 무엇을 근거로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그것을 대체 에너지와 새로운 컨셉의 탈 것으로 보고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유럽의 다운사이징 vs 일본의 전동화

당장에 시급한 것은 기존의 에너지의 절약이다. 일본 메이커들은 대부분 파워트레인의 전동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전동화란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전기차, 연료전지 전기차 등을 총칭하는 표현이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은 전기차가 아닌 전동화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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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의 영향으로 2013년 들어 일본 메이커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토요타자동차는 2013년 3월기의 영업이익이 전기 대비 약 3.7배인 1조 3,208억엔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환율동향에 따라서는 2014년 3월기에는 2조엔을 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 수년 동안 동일본 지진 태국의 홍수, 일본 내수시장의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던 일본의 자동차업계에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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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금방이라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 어떤 전략을 내 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단기적으로는 물론 연비가 핵이다.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이 2020년까지 리터당 20km의 연비규제 실시를 결정했다. 이는 EU의 95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와 함께 자동차업체들에게는 도전에 가까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이 중국의 규제에 촉각을 곤두 세울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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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메이커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의 전동화 연구개발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의 경우는 공공연하게 하이브리드에 올인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일본 내의 상황과도 관계가 있다. 일본 내수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는 이제 주류가 되어 있다. 2012년 등록차 판매대수 중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비율이 40%에 달했고 혼다는 2013년 1사분기 하이브리드카의 비율이 3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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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Cima)와 푸가(Fuga)등 뒷바퀴 굴림방식차에만 하이브리드 버전을 라인업했던 닛산도 가로배치 앞바퀴 굴림방식용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해 우선 미국 수출용 패스파인더(Pathfinder)와 인피니티 Q60 에 채용할 계획이다. 마쓰다나 스바루 등도 올 해 안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선 보인다는 계획이지만 메이저업체들에 비하면 신중한 편이다. 일본에는 13개의 자동차회사가 있고 그중 8개 업체가 승용차를 생산한다. 다시 그 8개 업체 중에서 하이브리드에 적극적인 업체는 토요타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일본 메이커의 하이브리드카'라는 식의 표현은 적절치 않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2020년의 연비기준은 내연기관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그 해법으로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를 닛산은 배터리 전기차를 내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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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기준 달성을 위한 독일 메이커들의 생각은 일본과는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폭스바겐은 지난 4월 말 오스트리아에서 개최된 'International Vienna Motor Symposium'에서 리터당 100kW(137ps)의 출력을 실현하는 차세대 디젤 엔진과 10단 DCT 등의 기술을 주제로 2020년까지 연비성능을 15% 향상시켜 95g/km이라고 하는 2020년 유럽 이산화탄소 규제 기준을 클리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세대 디젤은 3000바라고 하는 고압분사와 전동 터보차저, 가변 밸브 기구 등을 탑재함으로써 출력을 유지하면서 배기량을 축소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러니까 가솔린 엔진에 이어 디젤 엔진도 본격적으로 다운사이징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폭스바겐 이외에도 유럽 메이커 대부분은 연비성능 향상을 주로 다운사이징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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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주목을 끄는 것은 개발 도상국 중국 내 소위 민족 자본 메이커들도 다운사이징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행사모터쇼장체는 체리자동차, 질리자동차, BYD 등 중견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와 배터리 전기차를 전시한 것과 함께 터보차저를 채용한 다운사이징 엔진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중국은 정부차원에서 7대 신성장 산업에 전기차를 포함시키고 있다. 그러니까 정책적으로 전동화를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중국의 에너지 현실과도 관계가 있다. 중국의 전력생산의 79%를 석탄으로 한다. 최근 석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석탄의 가스화 기술까지 등장하면서 석탄 르네상스론까지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는 전동화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먹히는 해법으로 다운사이징에 관심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유럽계 엔지니어링과 부품회사들의 도움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에서 다운사이징이 대세로 자리잡게 되면 양산효과로 부품 비용이 내려가 상대적으로 하이브리드에 비중을 더 두고 있는 일본 메이커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제품으로 나타나는 측면에서의 경쟁 외에 원천 기술의 전쟁이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충돌하지 않는 자동차 기술에서는 추격하는 입장

안전에 관한 기술 개발도 중요한 이슈다. 볼보의 시티 세이프티를 통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자동 브레이크 기술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아우디는 2010년 시속 60km 의 속도에서 전방의 장해물이 있을 경우 자동으로 제동이 되는 기술을 발표했다. 자동 브레이크 기술은 AEB(Advanced Emergency Brake)로의 발전이 진행 중에 있다. 기존의 ACC(Adaptive Cruise Controle), 차선 이탈 방지 장치 등과 함께 주행 안전기술의 핵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에서는 그런 점에 착안해 드라이버레스카라는 용어보다는 충돌하지 않는 자동차라는 개념을 더 즐겨 사용한다. 근래에는 이런 장비의 장착 여부가 판매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글로벌오토뉴스를 통해 소개했던 후지중공업의 스테레오 카메라를 사용한 운전지원 기술 'Eyesight'도 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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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는 1989년부터 스테레오 카메라를 사용한 화상인식기술을 개발해 왔다. 모든 사람들을 사고로부터 해방시킨다는 사고에서 시작된 것이다. 거의 모든 자동차 사고는 기계적인 실수보다는 운전자의 실수로 야기된다. 그 운전자의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 아이 사이트(EyeSight)라고 하는 스테레오 카메라다.

일본시장에서는 레가시에 채용되어 판매가 되고 있댜. 출시 1개월 만에 레가시 구매자 60%가 옵션으로 선택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시스템은 1998년 처음 공개됐을 때는 ADA(Active Driving Assist)라는 명칭으로 불렸었다. 과거에는 주로 고급 그레이드에만 적용됐으나 사용자의 평가가 높게 나오면서 보급형 모델에까지 적용 폭을 넓히고 있다. 가격도 1999년 당시 70만엔이었던 것이 지금은 10만엔까지 떨어졌다.

지금은 버전 2로 발전해 있는 아이 사이트는 프리 크래시 브레이크 등 다양한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프리 크래시 브레이크는 전방의 보행자나 자동차와의 충돌 가능성이 있을 경우 경고음을 발생하며 회피할 수 없을 경우에는 30km/h 이하의 속도에서는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작동해 피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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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중공업의 스바루 레가시와 포레스터, 엑시가 등 세 차종에는 2012년 장착률이 80%를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마쓰다와 미쓰비시도 보급형 자동 브레이크 기능을 속속 채용하기 시작했다.

메이저 업체인 토요타와 닛산, 혼다 등은 이 부문에 상대적으로 채용이 늦다. 기본적으로는 저가의 시스템을 상품화한다는 방침은 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혼다의 저가 자동 브레이크 '시티 브레이크 액티브 시스템(City Brake Active System)'을 2013년 안에 출시할 차세대 피트(Fit)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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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이런 저가의 시스템을 유럽 부품회사들로부터 구입하는 예가 많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가 독일 컨티넨탈사로부터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혼다도 시티 브레이크 액티브 시스템을 업체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부로부터 아웃 소싱할 것이라고 한다.

다른 차원에서 본다면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격이 걸림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전자제품처럼 수요가 크게 증가해 양산효과가 나타나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로 행보가 생각보다는 더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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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레스카 부문에서도 일본 메이커들은 미국이나 유럽 메이커들에 비해 행보가 늦다. 미국은 스탠포드 대학을 중심으로 구글(Google)사와 GM을 중심으로 독일은 BMW와 아우디, 그리고 부품회사 컨티넨탈과 보쉬 등도 이 부문에 대한 투자가 많다. 아우디는 2013년 초 미국의 전자전시회(CES)에 자동주행기술을 공개했고 BMW는 아우토반에서의 도로 주행시험이 한창이다. 지금은 대부분이 2020~2025년 사이에 고속도로에서의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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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본 메이커 중에서는 공도에서의 시험주행을 하고 있는 것은 토요타 뿐이다. 토요타는 이미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팀을 구성해 일본 정부와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다. 2013CES에 자율주행 실증 실험차를 공개하기도 했던 토요타는 자동차 이용자를 지원하는 기술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충돌하지 않는 자동차'라는 개념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사람보다 기계가 운전하는 쪽이 더 안전하다는 생각이 배경이라는 것이다.

닛산자동차는 2012년 12월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밟는 것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채용한 차를 출시했다. 이는 운전자의 실수를 감지해 사고를 방지한다는 충돌하지 않는 자동차와 궤를 같이 한다. 운전자의 조작에 개입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개념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 연장선상에서 자율주행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플랫폼 공유화에서도 글로벌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

에너지와 새로운 탈 것, 그리고 안전 이외에 현 상황에서 자동차업체들의 최대의 과제는 새로운 생산기법에 관한 것이다. 격화되는 경쟁 상황 속에서 비용 저감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플랫폼 공유화와 모듈화라고 표현한다. 이 부문에서 가장 앞선 메이커는 독일의 폭스바겐으로 MQB를 중심으로 세 개의 플랫폼으로 그룹 전체의 모델을 생산한다는 계획이 완성 단계에 와 있다. 두 번째는 현대기아자동차로 지금은 5개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차량을 개발하고 있지만 3~4년 내에 세 개로 통합된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도 현재 4개의 플랫폼을 2개로 통합하고 모델은 15개에서 3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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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메이커 중에서는 토요타가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닛산이 CMF(Common Module Family)라고 명명한 플랫폼 전략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이 부문에 소홀했던 혼다도 2012년 11월에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 방향을 크게 전환했다. 혼다는 시빅과 CR-V, 어코드 등의 플랫폼을 통합해 세 차종에서 부품을 금액 기준으로 40~50% 가량을 공용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마쓰다는 Common Architecture라는 전략을 수립해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부품 계열사로부터의 구입이 많았던 조달 방침을 바꿔 메가 서플라이어로부터의 구입비율을 2011년의 16%에서 2020년에는 40%까지 끌어 올린다. 부품의 공유화와 시스템화가 진전되면 그만큼 공급하는 부품업체의 수가 줄게 된다. 그것은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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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해 보면 전동화 부문에서는 일본 메이커들의 기술력이 세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운사이징이라고 하는 유럽 메이커들의 방향성과 다르다는 점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작용할 지 아직까지는 예상할 수 없다. 자율주행자동차 기술에서는 토요타 이외에는 두드러지는 행보가 없다. 플랫폼 공유화 전략에서도 상대적으로 독일 메이커 들에게는 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이런 핸디캡을 극복해 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은 당장의 판매대수도 중요하지만 미래에의 대응도 그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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