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쉐보레 브랜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입지 강화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8-21 20:21:11

본문

쉐보레 브랜드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 대수가 25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2012년 상반기 대비 1.4% 늘어난 것이며 11분기 연속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반기 기준으로 쉐보레 브랜드 사상 최고 실적이다. 쉐보레는 올해 들어서도 대부분 지역의 판매가 상승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강세에 힘입어 GM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는 4% 증가한 485만대에 달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질주의 배경을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지금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대결 구도는 양산 브랜드 빅4와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전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양산 브랜드 중에서는 토요타와 GM, 폭스바겐이 3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고 현대기아그룹이 그 뒤를 쫓고 있는 형국이다. 큰 틀에서 보면 21세기 완성차 업체의 구도는 위 네 개 메이커들이 경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연간 판매 수치상으로 보면 토요타와 GM 앞서 있고 기세로는 폭스바겐 그룹과 현대기아 그룹이 강하다.

36828_2.jpg

이들 네 개 그룹의 미래를 점치는 것은 쉽지 않다. 단순히 시장 전망을 하기에 오늘날 국제 사회는 너무 복잡하다. 자동차업계 들의 관계도 한 없이 복잡해져 가고 있다. 각 나라마다 에너지 정책도 차이가 있다. 외형상 배출가스 저감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지만 자동차회사들의 기술력의 차이와 자국 메이커를 가능하면 보호해야 하는 정부입장에서는 규제 기준도 달리 할 수 밖에 없다.

단지 연간 판매대수만으로 우열을 판가름 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다. 토요타는 미국시장에서 강하지만 최대 시장 중국에서는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디젤 라인업의 부족으로 유럽시장에서도 힘있게 뻗어 나가지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중국시장의 터줏대감이었으나 최근 GM에게 밀리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네 개 브랜드 중 가장 뒤져 있다. 현대기아그룹은 대부분의 시장에서 고른 성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노사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하지 못하면 앞으로 품질 문제로 크게 곤욕을 치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6828_3.jpg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인 GM은 어떨까. 라인업의 차원에서 접근해 보면 GM은 다른 세 개 메이커에 비해 약점이 있다. GM은 라이트 트럭, 즉 픽업트럭과 밴, 그리고 SUV 등 전통적인 달러 메이커가 라인업의 중심에 있다. 수익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우위에 있지만 이들 라이트 트럭은 시장의 한계가 있다. 더불어 최근 다운사이징의 흐름으로 인해 중소형차로 시장이 이전한 상황이 GM에게는 달갑지 않다.

사실 GM의 경영 파탄을 이끈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레이건 대통령 시절의 금융산업 강화정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마가렛 대처도 영국의 금융산업 활성화를 부르짖다가 제조업 종사자를 80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떨어트렸다. 동시에 영국의 자동차산업이 힘을 잃었고 대표적인 브랜드 로버(Rover)는 결국 파산에 이르렀고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다른 나라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36828_4.jpg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융산업 활성화 정책은 GM에게 GMAC라고 하는 캐피털 회사를 설립하게 한다. 제조업인 자동차회사가 본업을 잊고 '돈 놓고 돈 먹기'에 치중하게 된 배경이다. 20세기 말 GM 의 전체 영업이익 80%가 GMAC에서 나왔을 정도로 회사의 모양세는 망가졌었다. 크게는 미국의 제조업 종사자 1,5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 문제점을 간파한 사람이 '진정한 디트로이트 맨'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밥 루츠(Robert Lutz)였다. 그는 2001년 다시 GM으로 복귀했고 그가 추진한 작업은 매력적인 라인업 재건과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캐치 프레이즈였다. 자동차회사는 자동차를 잘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었다.

36828_5.jpg

그가 자동차산업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1963년으로 GM과 함께였다. 1970년까지 유럽에서 다양한 부서의 책임자로 근무했으며 이후 3년간 독일 BMW에서 판매담당 부사장 겸 BMW의 이사회 멤버로도 활약했다.

이후 포드로 자리를 옮겨 12년간 근무했으며 트럭사업 담당 총괄 부사장까지 담당했다. 또한 포드 유럽의 회장 및 포드 국제사업 담당의 부사장직을 담당했으며 1982년부터 1986년 까지는 포드 이사회 임원직도 역임했다. 1986년부터 1998년까지는 크라이슬러에서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전 세계 크라이슬러 승용차 및 트럭사업을 총괄하는 사장 겸 COO로도 근무했다.

36828_6.jpg

2001년 9월 1일 GM에 합류한 루츠 부회장은 미국의 빅3에서 모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본 경력을 갖게 되어 진정한 디트로이트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GM에서도 그의 능력은 높이 평가되어 2001년 11월 13일 GM 북미지역 회장으로 선임되었으며 GM의 제품개발 담당 부회장 직책도 맡고 있다. 그는 품질에 대해 아주 많은 비중을 두는 사람으로 최근 캐딜락의 품질이 미국 내에서 10위 내에 진입하게 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그가 한 일중에서는 GM그룹의 디비전 정리는 지금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GM그룹을 4개의 독립적인 지역 디비전이 아닌 하나의 회사로서 통합하는 작업을 추진한 것이다. 그러니까 GM 그룹에 속하는 모든 회사들은 똑 같은 정비와 똑 같은 기술, 똑 같은 시설을 갖추게 되어 하나의 글로벌 회사로서 운영하고자 한 작업을 추진한 것이다. 물론 그것은 모든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36828_7.jpg

2009년 GM그룹의 파산보호 신청이 있기 직전 3월의 제네바오토쇼에서 그를 만났을 때의 기억이 새롭다. 그는 GM 이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만 분명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사람들에 밀려 그의 지금의 심정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는 못했었다. 과연 그는 풍전등화의 GM, 아니 미국 자동차산업의 현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어찌 보면 거대한 ‘조직의 논리’에 충실한 미국 자동차업계를 좀 더 파격적으로 개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그를 짖누르고 있을지 모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결국 GM은 파산보호신청을 했고 국가의 자본에 의해 'Good GM' 과 'Bad GM'으로 나뉘어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그랬던 GM의 최근의 신장세는 선뜻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거세다. 그에 대해 미국 내 자동차 전문가들은 경영상의 문제는 있었지만 라인업을 재건하고자 했던 밥 루츠의 전략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쉐보레 브랜드의 성장 배경에는 한국 GM이 있다.

판매되고 있는 라인업에서의 변화는 크지 않다. 여전히 라이트 트럭의 모델 수가 더 많다. 그러나 모델별 판매 비율에서 변화가 있다. 다운사이징이라는 대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36828_8.jpg

36828_9.jpg

36828_10.jpg

그러나 최근 북미는 물론이고 남미와 중국, 유럽 등에서 소형차의 판매가 강세를 보이면서 과거와는 다른 판매 비율을 보이고 있다. 쉐보레 브랜드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50만대를 판매,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쉐보레 브랜드는 1분기에 118만대, 2분기에 130만대가 팔렸다. 쉐보레 브랜드의 11분기 연속 판매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 그 밑바탕이 됐다. 베스트셀러인 크루즈의 경우 2009년 이후 누적 판매가 200만대를 넘었다. 쉐보레 브랜드의 성장으로 GM의 1분기 글로벌 판매도 3.6% 증가한 236만대에 달했다. 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상승폭이다. 2009년 파산보호신청을 했던 상황이 믿기지 않은 실적이다.

36828_11.jpg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시장에서의 소형차의 판매 증가다. 소닉과 스파크, 크루즈, 볼트 등의 판매가 25%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세와 함께 수익성 높은 풀 사이즈 트럭의 판매도 23%가 늘어났다. 중국 판매는 6.1% 상승한 32만 2,000대였다. 중국에서는 사일과 크루즈, 말리부, 캡티바가 강세를 보였다. 미국 내 판매는 5.6% 늘어난 102만대, 브라질은 5.1% 늘어난 30만 5,000대, 러시아는 16.1% 감소한 8만 200대였다. 상반기 기준으로 GM의 글로벌 점유율은 11.5%였다.

36828_14.jpg

36828_15.jpg

쉐보레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 모델 중 크루즈와 소닉, 스파크 등은 한국 GM을 중심으로 개발된 모델들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실적 상승에는 한국 GM의 역할이 크다는 얘기이다. 한국 GM은 2013년 상반기 내수 7만 1,506대, 완성차 수출 33만 7,640대, CKD 수출 67만 5,940대 등 108만 5,086대의 실적을 올렸다.

36828_16.jpg

한국GM은 알페온과 쉐보레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는데 라인업이 미국 GM과 다르다.

36828_12.jpg

GM은 지금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그 힘을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보강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쉐보레 브랜드의 중소형 모델들의 활약이 있어야 한다.

중소형 패밀리카로는 말리부와 크루즈가 있다. 말리부와 크루즈는 동급 모델 중 차체 강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것은 곧 승차감과 핸들링으로 나타나고 내구성에도 기여한다. 말리부는 2013년형에 2.0 GDI 직분사 터보 엔진을 탑재하는 등 유럽 브랜드와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말리부의 2.0 GDI에는 트윈 스크롤 방식의 터보가 적용되어 있다. 최고출력 259마력, 최대토크 35.9kg.m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의 90%는 1,500~5,800 rpm 사이의 넓은 구간에 나온다.

이 엔진이 올라간 말리부 터보의 0→100km/h 가속 시간은 6.3초, 최고 속도는 249km/h이다. 공인 연비는 시내가 8.93km/L, 고속도로는 12.8km/L이다. GM은 가변 오일 펌프 같은 16개의 부품을 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스파크 플러그와 타이밍 체인은 16만 km 무교환 방식이다.

36828_13.jpg

최근에는 2014년형 말리부도 공개했다. 이전보다 실내 공간이 넓어졌고 연비 또한 좋아졌다. 서스펜션도 세팅을 바꿔 승차감과 핸들링도 향상됐다는 GM의 설명이다. 실내 공간의 경우 2열의 레그룸은 1.25인치가 늘어났다. 이는 1열 시트의 쿠션을 얇게 만드는 한편 2열 시트를 뒤로 밀었기 때문. GM은 동급에서 가장 넓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판매는 올 가을부터 시작된다.

새 2.5리터 엔진은 196마력, 25.7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이전 유닛과 출력은 동일하지만 연비는 좋아진 게 특징이다. 새롭게 스톱 스타트도 추가됐다. 2.5리터 엔진의 도심 연비는 9.77km/L, 고속도로는 14.87km/L로 각각 0.425km/L가 향상됐다. 2리터 터보 엔진의 경우 최고 출력은 259마력으로 동일하지만 최대 토크의 수치는 35.9kg.m으로 소폭 높아졌다.

신차 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점유율 하락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6828_17.jpg

지금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20세기 말 소위 말하는 전문가들이 했던 예상과는 크게 다른 양상으로 재편되어 있다. 살아남을 10대 메이커니, 6대 메이커니 하는 부질없는 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싸움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회생은 6대 메이커 예상 순위에 없던 현대기아의 신장세보다 더 놀라운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그것은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진리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제품 전략을 펼친 결과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