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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IAA 4신- BMW, 30분 단막극으로 그들의 생각을 표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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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9-11 05: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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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BMW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항상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회장이 전면에 나서서 그들의 잘 나가는 업적을 자랑하고 뉴 모델과 컨셉트카를 발표했던 단조로움에서 벗어났다. 올 해의 프랑크푸르트쇼 프레스데이 첫 날 테이프를 끊은 BMW는 약 40분에 걸친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BMW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지극히 인상적으로 묘사해 냈다. 롤스로이스와 미니, 모터바이크까지 그룹 내 모든 브랜드의 모든 모델을 동원하다시피했다. 물론 Emotion을 내 세우는 서브 브랜드 M과 미래를 예고하는 서브 브렌드 i 를 전면에 내 세웠다. 그야말로 물량공세를 통해 그들의 위상을 과시하고자 하는 의도가 역력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2013프랑크푸르트쇼는 빈익빈 부익부의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상승 곡선만을 그리고 있는 독일 메이커들과 부침을 거듭하고 있는 글로벌 메이저들, 그리고 힘이 떨어진 메이커들의 역량의 차이가 극명히 드러나 보였다. 쇼의 주제 'Die Automobilste Show der Welt'라는 문구가 딱 들어 맞는다.

BMW는 거칠 것 없이 잘 나가는 메이커다. 그런 만큼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큰 마케팅의 장인 모터쇼를 잘 활용했다. 모터쇼를 취재할 때마다 '자동차회사들이여! 쇼를 하라!' 고 외쳤었는데 그 목소리를 들었나 보다.

시작은 과거의 저 유명한 딕시와 BMW 2000, 미니, 신형 X5가 무대를 가로지르며 분위기를 잡았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공존을 알리는 것이었다. "노버트 라이트 호퍼"가 등장하며 프리미엄 브랜드의 역할에 대해 역설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갈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올 해는 e-모빌러티로 이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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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소개된 것은 미니. 저 멀리서 LED 램프를 앞 세우고 무대 전면에 7개의 미니 라인업이 등장했다. 워낙에 강한 아이덴티티 때문에 모델체인지 때 어떻게 바뀔 것인가 했었는데 비웃기라도 하듯이 7개의 각기 다른 미니를 만들어 냈다. 그로 인해 2001년 처음 출시 당시 연간 14만대 판매 목표를 설정했으나 2012년 30만대를 넘겼다. 프리미엄 소형차의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미니의 주제는 물론 즐거움이다. 달리는 즐거움보다는 일상의 즐거움이다. 그러면서 'Not Normal'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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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롤스로이스. 과거 실버고스트를 연상케 하는 영상과 플라잉 레이디를 부각시키며 전통적인 초호화 럭셔리카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현재 생산 중인 네 대의 모델을 모두 동원했다. 2012년 3,600여대가 팔린 롤스로이스는 당연히 테일러 메이드의 컨셉을 기본으로 하는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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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등장한 것은 모터라드. 지난 5년 동안 15%의 성장을 보였으며 올 해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판매가 8만 4,000대를 넘었다. 마찬가지로 모든 라인업을 동원했다. 거기에 BMW i에 사용되는 전기모터 등을 공유하는 전동 바이크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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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BMW. 유럽에서 WRC만큼이나 인지도가 높은 DTM에서 우승한 레이싱 모델과 레이서를 동원했다. 한국시장의 유저들에게는 선뜻 와 닿지 않을 수 있지만 유럽에서는 모터스포츠는 자신의 열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장이다. 물론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 M 디비전의 모델들을 동원했다. M5와 M6를 비롯해 새로 선 보인 M550와 M135i도 들고 나왔다. BMW가 M 디비전에 힘을 쏟는 것은 갈수록 개별 맞춤형 자동차를 원하는 유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이 팔리는 프리미엄 브랜드에게 약점이 될 수 있는 희소성이 떨어지는 것을 제작자나 소비자 모두 원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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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브랜드에서는 신형 4시리즈 쿠페와 X5가 월드 프리미어로 소개됐다. 4시리즈 쿠페는 그동안 3시리즈에 속해 있던 것이 분화한 것이다. X5는 초대 모델 데뷔 이후 150만대 이상 판매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성공 요인으로는 SUV이지만 주행성과 쾌적성에서 떨어지지 않는. 그러니까 즐거운 자동차를 표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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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5에는 e-Drive 컨셉트 모델도 추가됐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0g/km에 불과하다. EV 주행은 30km 까지, 120km/h까지 가속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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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날 쇼의 하이라이트인 i 브랜드의 공식 데뷔. 이미 글로벌 런칭을 한 i3와 더불어 프랑크푸르트쇼를 통해 공식 데뷔한 i8가 40분짜리 단막극의 꽃이었다. i8의 걸윙 도어를 열고 차 안에서 나타난 라이트 호퍼는 "신세대 스포츠카"라는 말로 i8의 성격을 규정했다. 그러니까 어떤 형태의 파워트레인을 채용해도 BMW의 DNA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 날 행사를 통해 BMW는 메르세데스나 아우디보다 훨씬 강한 어조로 전동화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시대가 바뀌고 있으며 우리는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받아 쓰면 안된다. 분명 자동차회사들은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해야 한다. 그것은 그들의 임무이다. 각 나라마다 다른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지금 지불하고 있는 비용과 크게 차이가 나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쉽게 받아 들이지 않는다.

우선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의 용량부터 가격, 충전문제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았던 문제들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 때문에 BMW 를 비롯한 자동차회사들은 소형은 배터리 전기차로 도시용 자동차로 사용하는 것을 전재로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장거리 주행을 위해서는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카나 레인지 익스텐더를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그런 불편을 감수하고자 하는 자세에 따라 미래는 많이 좌우될 수 있다. 그러니까 8시간 동안의 충전이라는 물리적인 문제를 받아 들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보다 먼저 기존 사용하던 자동차보다 고가이면서 실용성이 떨어지는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갭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은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발전, 그리고 그에 걸맞는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상당 기간 전동화 자동차의 점유율은 20%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BMW는 40분이라는 시간을 극히 효율적으로 사용해 그들의 위용을 과시하면서 뉴 모델을 선보였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마지막에는 지금까지 등장한 모델들을 모두 한 자리에 모았다. 지금까지 이런 자리는 없었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를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그것이 마케팅이다. 모터쇼는 자발적으로 모인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최상의 마케팅의 장이다. 거기에서 다른 곳에 눈길을 돌리게 해서는 안된다.

사람들이 비싼 비용을 주고 흔히 말하는 명품을 구입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가죽 가방에 사람들이 거액의 돈을 지불하는 이유는 허영심이 아니라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루이비똥의 말이다. 사실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명분을 주는 말이기도 하다.

BMW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이라는 제품을 파는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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