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부스도 항상 그룹 회장인 디터 제체가 전면에 나서 쇼를 주도했었다. 크라이슬러 시절부터 쇼맨십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쇼를 한다고는 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거대한 건물 하나를 적절히 활용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 주었다. BMW와는 달랐다. 뮌헨과 슈투트가르트 사람들의 성격이 다르듯이 두 회사의 표현방식은 물론이고 추구하는 방향성에도 차이가 있었다. 굳이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BMW가 청담동이라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성북동 분위기라고 할 수 있을까?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먼저 공개한 것은 프리미엄 컴팩트 SUV인 더 뉴 GLA-클래스. 프리미엄 SUV의 선구자인 메르세데스 벤츠에는 GL, ML, GLK등이 라인업 되어 있다. 그 아래 등급, 그러니까 크로스오버로 분류되는 세그먼트의 모델이 새로 등장한 것이다. 지난 4월 상하이오토쇼를 통해 컨셉트 모델로 등장했다가 이번에 양산 모델로 데뷔했다.

GLA는 메르세데스의 새 엔트리 SUV이며 오프로드 성능까지 강화한 게 특징이다. 가솔린 엔진은 156마력의 1.6리터(GLA 200)와 211마력의 2리터(GLA 250), 디젤은 136마력(GLA 200 CDI)와 170마력(GLA 220 CDI) 두 가지가 라인업된다. GLA 200 CDI의 경우 공인 연비는 27.8km/L, CO2 배출량은 114g/km에 불과하다.

디터 제체는 최근 크로스오버 시장이 60% 이상 성장하고 있어 반드시 필요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시대적인 트렌드에 맞게 오프로드 성능을 추구하더라도 연비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래서 공력성능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메르세데스 벤츠 다운 사고방식은 S클래스에서 나타났다. 디터 제체는 S클래스를 통해 다음 네 가지를 실현한다고 말했다.
1. Intelligent(자율주행자동차)
2. Strongest(최강의 모델)
3. Beautiful(아름다운 모델)
4. Efficiency(효율성 높은 모델)
그러니까 다운사이징이 대세이지만 그것을 플래그십 모델인 S클래스를 통해서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객층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첫 번째 자율주행자동차로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3년 8월 S 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연구 차량을 이용해 도심과 시외 등 두 가지 교통 조건 모두에서 자율 주행(Autonomous Driving)의 실현 가능성을 자동차 제조사 최초로 증명해 보였다고 밝혔다. 현재는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이 서로 최초임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따로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시범 주행은 약 100km에 이르는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만하임(Mannheim)에서 포르츠하임(Pforzheim)까지의 루트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창업자 칼 벤츠(Carl Benz)의 부인인 베르타 벤츠(Bertha Benz)가 125년 전 세계 최초의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타고 처음으로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했던 그 발자취를 따라갔다.

이번 자율 주행의 성공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특별한 기술을 통해 이룬 업적이 아니다. 양산 모델인 신형 E-클래스와 S-클래스에 이미 적용된 기술에서 한 단계 더 진보되어 곧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이다. 디터 제체는 고속도로에서의 주행뿐 아니라 다양한 교통 환경에서의 자율 주행에 필요한 향후 개발 방향의 중요한 지표를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어진 경험은 앞으로 선보이게 될 미래 세대의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탑재될 혁신적인 엔지니어링에 반영될 계획이라고 한다.

두 번째 최강의 모델은 성능의 절대 수치에서 뒤지지 않고자 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의지의 표현이다. BMW에 M이 있으면 메르세데스에는 AMG가 있다. 신형 S클래스에도 S 63 AMG 버전이 동시에 추가됐다.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된 S 63 AMG 4MATIC 도 있다. 뉴 S 63 AMG는 AMG 특유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내외관에 적용되어 있다. 고성능 모델을 만들더라도 메르세데스의 DNA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앞 부분에는 S-Class만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입체감이 느껴지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하단부에는 3개의 대형 공기 흡입구가 장착되었다.

뉴 S 63 AMG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경량화 프로젝트로 인해 기존 모델 대비 차체 무게가 약 100kg 감소했다는 점이다. 초 경량 단조 알루미늄 휠과 가벼운 리튬 이온 배터리, 무게를 최적화한 AMG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 등을 탑재하여 기존 모델 대비 100kg 감소했다. 당연히 연비 성능을 향상시키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다. 특히, 스페어 타이어를 보관하는 공간도 Formula 1에서 사용되는 탄소 섬유로 만들어져 4kg의 무게가 감소되었다.

세 번째로 아름다운 모델. 이는 S클래스 쿠페 컨셉트를 두고 하는 표현이다. 컨셉트 모델로 발표된 S클래스 쿠페 컨셉트는 신형 S클래스의 2도어 버전이다. 선대 모델에서는 CL클래스로 독자적인 이름을 가졌었으나 신형에서는 S클래스 패밀리로 포함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쿠페 특유의 아름다운 형상을 가진 S클래스 쿠페 컨셉트의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가 5,050×1,958×1,409mm、휠 베이스 2,945mm로 세단과 마찬가지로 E2 세그먼트에 해당한다.

롱 노즈의 보닛은 캐릭터 라인과 파워 돔이 눈길을 끈다. 측면의 웨이스트 라인은 높게 설정되어 있다. 휠 아치 안에는 265/35R21、뒤 295/35R21의 초광폭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인테리어는 다이나믹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시 보드 가운데에는 뉴 S클래스와 같은 12.3인치의 대형 모니터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파워 트레인은 뉴 S클래스의 S550L과 같다. 4,663cc V8 가솔린으로 두 기의 터보차저가 채용되어 있다 최고출력 455ps、최대토크 71.4kgm을 발휘한다.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기술을 도입해 각종 보조 장치가 채용된다.

마지막으로 효율성 높은 모델.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동화를 주로 스마트 브랜드를 통해 추진해 왔다. 여기에 B클래스를 베이스로 한 연료전지전기차 상당 기간 동안 기술을 축적해 오고 있다. S 500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는 뉴 S클래스의 세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연비는 유럽 복합연비 기준 리터 당 약 33.3km, CO2 배출량은 69g/km. 3.0리터 V6 터보차저 엔진과 80kW 출력의 전기 모터가 결합되었다. 전기 모터로는 약 30km 의 주행이 가능하다.

S 500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에는 인텔리전트 하이브리드(Intelligent HYBRID) 시스템인 예측 가능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Anticipatory Energy Management System)이 채용되어 있다. 하이브리드의 구동 효율성을 높여 주는 장비다. 이 시스템은 현재 주행 상황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오는 8km 이내의 경사, 내리막길, 커브와 속도 제한 같은 도로 환경에 따라 하이브리드 구동을 최적화 한다.

그 밖에도 인텔리전트 하이브리드는 COMAND 온라인에서 제공 받은 데이터를 배터리 관리에 활용한다. 예를 들어 내리막길을 지난다는 정보가 수신되면 우선 충전된 전력을 사용하고 이후 내리막길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여 효율적으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

시대적인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당연한데 그것을 플래그십 모델을 통해 수행한다고 하는 자세는 메르세데스 벤츠답다.

그 외에도 메르세데스-벤츠는 뉴 B클래스 Electric Drive를 소개했다. 100kW 이상의 전기 모터는 3,000cc급 가솔린 엔진의 성능에 상당하는 310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0-100km/h 가속성능 10초 미만. 최고 속도는 160km/h에서 자동 제한되며 운전자의 주행 사이클에 따라 최대 2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고.

메르세데스 벤츠도 잘 나간다는 점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2012년에 전년 대비 4.7% 증가한 131만 97대를 전 세계 시장에 판매했다. 2013년 7월 미국시장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8.5% 증가한 2만 6,423대로 7월 기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13년 1월부터 7월까지 누계 판매대수는 10.6% 증가한 18만 2,315대였다.

그 실적을 바탕으로 메르세데스는 2020년까지 미국에 30개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 진출 이래 가장 공격적인 신차 출시이다. 이와 함께 미국 내 프리미엄 판매 1위 자리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각오이다.

그 배경에는 뉴 S 클래스와 CLA가 있다. CLA의 가격은 3만 달러 이하로 책정되며 두 모델 모두 올 가을 출시된다. 이와 함께 E 클래스 라인업과 AMG, 블루텍 디젤 모델도 올해 업그레이드 된다. 올해는 업그레이드된 E 클래스 하이브리드도 출시 예정에 있다.

그러니까 경쟁 브랜드에 뒤진다고 급하거나 의식하지 않겠다는 그들만의 자세를 보여 준 셈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귀족의 품위'를 이미지로 유저들에게 어필하는 브랜드다. 그에 대한 일관성있는 자세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