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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의 리바이벌 플랜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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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10-01 05: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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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르노삼성자동차는 닛산의 성과관리 최고 책임자이자 북미 지역 총괄 콜린 닷지(Colin DODGE) 부회장과 르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질 노만(Gilles NORMAND) 부회장, 르노삼성자동차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이 함께 닛산의 로그(ROGUE) 후속모델 생산 프로젝트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2014년 하반기부터 부산 공장에서 연간 8만대 규모로 닛산의 크로스오버 차량인 로그(ROGUE)의 차세대 모델을 생산하여 북미지역으로 수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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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삼성자동차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메이커였다. 규모의 경제라는 측면에서 핸디캡을 갖고 있었으나 닛산과 르노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받으며 일취월장했다. 2010년에는 부산 공장의 최대 생산용량 30만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2010년 3세대 SM5가 데뷔할 때도 주문이 밀려 SM3에 이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2011년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겠지만 자신의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스스로 잃고 대형 업체들의 기세에 눌린 결과다. 그들만의 길을 고수해야 하는데 시류에 휩쓸린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좀 더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나아가 최고 경영진의 적극성을 주문했다.

이러한 개선에 대한 요구는 부산공장에서의 로그 생산과 투자확대, 그리고 르노자동차 디자인 센터의 아태 지역 디자인 센터로의 승격으로 이어졌다. 내수시장 점유율이 급락한 르노삼성이지만 르노그룹에서는 여전히 르노삼성의 경쟁력을 인정하고 있다. 유럽시장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과거 꾸준히 성장해온 실적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번 차세대 로그 생산을 확정지으며 르노그룹의 아태지역에 대한 공략의 전초기지로서의 역할과 함께 북미 시장에 연간 8만 대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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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로그 후속 모델 생산이 결정된 르노삼성 부산 공장은 레이아웃이 다른 공장의 그것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조립라인은 차체가 입고되어 모든 조립이 끝날 때까지 1km의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니까 차체는 계속 지나가며 그 과정에서 각 단계의 작업자들이 각각 맡은 부품을 조립하는 구조다.

르노삼성의 조립라인은 닛산자동차가 개발한 것으로 당시로서는 또 한 단계 발전한 것이었다. 1km의 조립 라인을 200m씩 나누어 모두 5개 공정으로 세분했다. 원 스톱으로 인해 전체 컨베이어가 멈추게 되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5개로 나눔으로써 작업 진행이 필요할 경우 일부만 중지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작업 집중도면에서도 좋은 효과를 낸다는 평가를 얻으며 다른 공장에서도 같은 방식을 채용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라인에서는 그보다 더 세분화해 각 공정별로 완벽한 조립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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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르노삼성 공장의 특징은 혼류 생산이다. 르노삼성 신호 공장은 현재 네 개의 플랫폼 5개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이 정도로 다양한 모델을 하나의 라인에서 생산하는 공장은 거의 없다. 르노삼성 부산 공장에서는 SM3를 시작으로 SM5, SM7, QM5 등 모두 다섯 개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여기에 구형 SM3를 비롯해 르노와 닛산자동차의 OEM공급 모델까지 합하면 추가로 8개의 차명이 더 있다. 구형 SM3는 스칼라(SCALA),서니(SUNNY), 알메라(ALMERA) 등 닛산 버전으로 생산되고 있고 신형 SM3는 르노 플루언스(Fluence)라는 이름으로도 생산된다. SM3는 부산공장과 터키의 불사 공장, 아르헨티나 등에서 동일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SM5는 2010년 1월부터 프랑스, 중국, 멕시코, 중동 산유국 등 3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나라에 따라 르노 래티튜드(LATITUDE)와 샤프란(SAFRANE) 등의 이름으로 판매된다. 신형 SM7은 르노 브랜드의 탈리스만(Talisman)이라는 중국시장에 올 봄 상륙했다. QM5는 르노 꼴레오스(Koleos)라는 이름으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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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아태지역 생산기지로서 이번 차세대 로그 생산 프로젝트는 르노삼성이 얼라이언스 내에서 한층 중요한 역할을 가지게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임금, 물류비 등 생산 비용이 계속 올라가는 시점에서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모든 자동차메이커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산 공장에서의 로그 생산은 필수적인 일이었음은 분명하다.

양해 각서 채결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8월 국내 판매 실적이 다소 상승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국내메이커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르노삼성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생산거점으로 이용되고 국내시장은 소홀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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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르노삼성의 리바이벌 플랜은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라인업의 부재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SM5 TCE의 경우와 같이 르노 그룹 내에서 새로운 파워트레인의 조합을 르노가 아닌 르노삼성에 가장 먼저 적용했다. 그것은 르노삼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얘기이다. 르노삼성은 기흥 연구소의 인원을 늘리고 디자인 센터를 확장하는 등 꾸준히 투자를 확대해 왔다. 그리고 모델 베리에이션의 다양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의 파워트레인 조합 뿐 아니라 QM5 하위 모델의 생산도 결정된 상태다.

다만 한국의 기형적인 시장구조와 왜곡된 애국심으로 그것이 자리를 잡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르노삼성은 한국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세금을 납부하며 생산제품을 수출한다. 그것은 한국의 무역수지에 기여하며 한국의 GDP에 포함된다. 21세기의 국가의 경계와 산업의 상관관계에 대한 좀 더 현실적인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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