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아우디 R8 LMS 컵과 레이서 유경욱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11-10 19:40:42

본문

아우디 최초의 원 메이크 레이스 국제대회 아우디 R8 LMS 컵의 2013년 마지막 경기가 11월 10일 마카오에서 개최됐다. F3 마카오 그랑프리 1주일 전에 포르쉐 카레라컵과 람보르기니 수퍼 트로페오 등과 함께 열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국제대회의 시리즈로 출전하고 있는 아우디코리아팀 유경욱(33세)선수를 중심으로 경기 소식을 현지에서 전한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채영석, 아우디코리아

출전하는 선수가 경기 도중 관중의 함성을 들을 수 없는 것이 모터스포츠다. 일정한 룰을 정해 더 많은 점수를 획득하는 팀이나 선수가 이기는 축구나 야구, 테니스 등과 달리 제조사의 제품 성능을 겨루는 것이 모터스포츠다.

모터스포츠는 모터쇼와 함께 2대 이벤트다. 모터쇼는 서울모터쇼 등과 같은 대부분의 업체들이 참가하는 올림픽 성격의 이벤트가 가장 주목을 끈다. 여기에 각 제조사가 새 제품을 선보이는 신차 발표회나 시승회 등도 별도의 이벤트로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36998_2.JPG

모터스포츠는 포뮬러 원이나 WRC처럼 대부분의 업체들이 참여하는 이벤트가 모터쇼처럼 주목을 끈다. 메이커간의 경쟁이기 때문에 각 사에서는 엄청난 투자를 하고 사활을 걸다시피한다. 경기에서의 우승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더불어 각 메이커들은 자사 제품들만을 참여 시키는 원메이크 레이스를 개최한다. 포뮬러 원이나 WRC만큼은 아니지만 모터스포츠가 활성화된 나라에서는 신차 발표회만큼이나 주목을 끈다.

다른 차원에서 보면 모터쇼는 신 제품을 선 보이는 장이다. 더 매력적인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장으로서 활용한다. 산업적인 측면이 아니라 마케팅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모터쇼나 신차 발표회는 기존의 차를 진부하게 보이게 하기 위한 장이다. "의도적인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이는 포디즘(Fordism)에 이어 등장한 슬로니즘(Slonism)이 그 시작이다.

슬로니즘이란 GM 초창기의 경영자 알프레드 슬론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그는 '모든 지갑과 목적에 맞는 차'라는 슬로건 하에 차종을 다양화하고 브랜드를 차별화하며 등급을 구분했다. 그래서 쉐보레를 타던 사람이 폰티악을, 폰티악을 타던 사람이 올즈모빌을, 올즈모빌을 타던 사람이 캐딜락을 갖고 싶게 자극하는 전략 등을 일컬어 그렇게 표현한다.

36998_3.jpg

1929년 경제 대공황을 전후해 워낙에 판매가 부진하자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라는 측면에서 슬로니즘은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디자인의 다양화라고도 하지만 더 정확히 표현하면 가지고 있는 제품 대신 새로운 제품을 사고 싶게 만들고자 하는 의도다.

모터스포츠는 또 다른 차원에서의 소비자들을 자극하고자 하는 마케팅 활동이다. 세계 최초의 모터스포츠로 알려진 프랑스 파리 루앙간의 레이스도 사실은 눈길을 끌지 못하던 자동차를 시합을 통해 귀족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였다. 시속 7~8km 정도의 초보적인 자동차였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귀족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었고 상품화의 길에 접어 들게 되었다. 이후 자동차 제조사들은 성능의 우위를 입증함으로써 그들 제품의 판매를 늘려 갔다.

36998_4.jpg

정리하면 모터쇼는 미국식 산업 마인드로 인해 시작된 마케팅 도구이고 모터스포츠는 유럽인들의 사고가 창조해 낸 것이다. 모터쇼가 디자인 등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모터스포츠는 극단적인 남성성의 표현이다. 20세기 중반 미국에서는 자동차라는 제품에 남성성을 표현하기 위한 디자인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을 때도 있었다. 자동차산업은 이 두 기둥의 마케팅을 얼마나 적절히 활용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달라져 왔다.

모터스포츠는 대리만족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프로야구 선수가 홈런을 치면 열광하듯 선수들이 추월을 할 때 속도를 갱신할 때, 그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자신의 일처럼 기뻐한다. 경기 도중 순간순간 일어나는 상황에 일희일비하며 선수와 일체가 되어 경기를 치르는 느낌을 즐긴다.

36998_5.JPG

그 남성성의 표현의 장을 대표하는 모터스포츠는 마케팅 차원의 도구에서 발전해 이제는 이벤트로서 축제의 장으로서 현대인들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어 있다. 나라마다의 차이는 있지만 스탠드에 앉아 쏜살같이 지나가는 머신들을 보면서 자리를 뜨지 못하는 관람객들은 프로야구와 축구를 즐기듯이 모터스포츠를 즐긴다. 속도를 즐기고 사운드에 열광한다. 드라이버의 퍼스낼러티에 집중하고 팬클럽도 물론 상상 이상으로 큰 조직들이 있다. 단지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로서의 역할도 한다.

아우디 R8 LMS 컵 레이스

수많은 원메이크 레이스 중 아우디 R8 LMS 컵 레이스는 중국에서 시작된 부자들의 경기다. 2012년 중국에서 첫 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2013년 시리즈는 한국, 말레이시아, 마카오 등 개최지를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해 열렸다. 참가 경주차 대수도 작년 16대에서 올해 20대로 늘어났다. 시작된 지 불과 2년째이지만 벌써 아우디 R8 LMS 컵은 아시아 지역에서 색다른 모터스포츠 이벤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36998_6.jpg

한국팀인 아우디코리아는 유경욱 선수를 앞세워 2013년부터 참가하기 시작했다. 이미 강원도 인제 서키트에서도 경기를 치렀다. 5월부터 시작해 주하이(중국), 오르도스(중국 내몽골), 인제(한국), 세팡(말레이시아), 상하이(중국)에 이어 이번 마카오(마카오 그랑프리 60주년 서킷)전이 여섯 번째로 올 시즌 마지막 전이다.

2013 아우디 R8 LMS 컵의 화려한 출전 명단에는 작년 이 경기 우승자 마치 리(Marchy Lee), 말레이시아 출신의 전 F1 드라이버 알렉스 융(Alex Yoong), 캐나다 출신 GP3 레이서 애들리 퐁(Adderly Fong), 중국의 레이싱 스타 프랭키 청 총푸(Franky Cheng Congfu,), DTM, 르망 24시 출전 이력의 스위스 출신 여성 레이서 라헬 프레이(Rahel Frey), 국내 최정상 레이서 유경욱 선수 등 세계적인 프로 선수 외에도 잠재력 갖춘 신예 선수와 수준급 아마추어 드라이버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유명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곽부성(아론 쿽, Aaron Kwok)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가해 아우디 R8 LMS컵의 스타 파워를 실감케 한다.

36998_7.jpg

각 라운드 별 점수를 채점하는 방식으로 ‘아우디 R8 LMS 컵 종합 우승’, ‘아마추어 드라이버 부문’, ‘딜러 드라이버 부문’, 팀 부문 등 총4가지 타이틀이 있다.

아우디 R8 LMS는 GT3 경주 규정에 맞게 설계됐으며 이미 주요 국제 경기에서 100회 이상의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대회 규정에 따라 R8 LMS는 최소한의 튜닝만이 허용되기 때문에 드라이버의 운전 실력이 가장 중요한 승리 요건이 된다. R8 LMS는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ASF)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독일 제조 기술의 정수 아우디가 추구하는 초경량 설계 콘셉트 ‘아우디 울트라’를 구현해 냈다. 이번 2013시즌에 투입되는 아우디 R8 LMS는 공력 성능 개선과 더불어 엔진 매핑 최적화가 이루어졌다.

36998_8.jpg

아우디는 오랜 레이스 경험을 바탕으로 모터스포츠 팬 고객에게 전문 레이싱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일반 운전자들도 라이선스 취득을 위한 교육에서부터 경주에 바로 투입 가능한 레이싱카, 그리고 팀 조직까지 레이서가 필요로 하는 포괄적인 패키지들을 지원받을 수 있다.

아우디 R8 LMS 경주차 개요

아우디 R8 LMS는 2009년 Essen Motor Show에서 아우디 스포츠(Audi Sport)가 선보인 GT3 경주차량이다. 아우디 R8 LMS는 2012년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드슐라이페에서 열린 24시간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기 이외에도 처음 발표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다양한 국제 경기에서 총 64번의 우승, 56번의 준우승, 43번의 3위를 차지할 만큼 R8 LMS는 모터스포츠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네바퀴 굴림방식인 시판용 차와 달리 뒷바퀴 굴림방식인 것이 특징이다.

36998_9.jpg

▪ 모델명: GT 레이스 카
▪ 디자인: 알루미늄 소재 아우디 스페이스 프레임(ASF), 철제 롤케이지,
카본 파이버 컴포지트/알루미늄 차체
▪ 엔진: V10 FSI 5,200cc, 가솔린 직분사, DOHC, 드라이섬프 윤활 방식
▪ 최대 출력 560마력, 51kg∙m(500Nm)
▪ 드라이브트레인: 후륜 구동, 트렉션 컨트롤 적용(ASR,Anti-spin regulator)
▪ 기어박스: 6단 시퀀셜 스포츠 기어박스, 패들 시프트 작동
▪ 서스펜션: 조절식 빌스테인(Bilstein) 댐퍼, 아이박(Eibach) 코일 스프링
▪ 브레이크: 서킷 전용 듀얼 유압식 브레이크, 스틸 브레이크 디스크, 레이스 ABS 장착
▪ 타이어: R8 LMS컵 전용 미쉐린타이어 Front 27/65 R18, Rear 31/71 R18
▪ 훨: O.Z. Front 11 x 18 inch, Rear 13 x 18 inch 마그네슘 휠
▪ 전장/전폭/전고: 4,475 mm/1,994 mm/1,195 mm
▪ 공차 중량: 1,290 kg

박진감 넘쳤던 마카오 전과 유경욱 선수의 활약

대부분의 서키트 경기가 그렇듯이 프랙티스 주행, 예선전, 결승전 순으로 2~3일에 걸쳐 경기가 진행된다. 마카오의 아우디 R8 LMS 컵 레이스는 11월 9일 토요일 프리 프랙티스와 예선전, 10일 오전 결승전이 치러졌다.

36998_10.JPG

마카오는 모나코와 함께 시내 도로 일부를 폐쇄한 임시 서키트에서 치러치는 경기다. 시내 한 복판에 있어 주변의 아파트 등과도 인접해 있다. 카지노 산업이 주업인 마카오 사람들은 이런 이벤트에 익숙한 듯 별다른 불만을 표출하지는 않았다. 스탠드에는 젊은 아베크족은 물론이고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이 몰려 들었다. 굳은 날씨 때문에 예상보다는 많지 않았다.

선수들과 머신, 그들을 관리하는 팀원들이 일하는 패독은 첫 날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무엇보다 서키트의 상태에 따라 순간순간 달라질 수 있는 변수를 계산해야 하고 서키트의 특성상 과감성보다는 정교함이 요구된다는 점을 고려한 작전 수립에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36998_11.jpg

마카오 서키트가 처음인 아우디코리아팀의 유경욱선수는 그럼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프리 프랙티스 주행에서 이미 코스 특성을 잘 숙지했다. 방염복에 헬밋을 쓴 그에게는 진한 남자의 땀 냄새가 났다. 그의 눈에서는 긴장감과 자신감, 뭐랄까 복잡한 생각들이 스치는 듯했다.

1999년 1코리아 인터내셔널 F3 슈퍼 프릭스 메카닉으로 참가한 것이 그의 레이서 인생의 시작이었다. 레이스 데뷔는 2001년으로 오프로드 챔피언 2라운드 루키 클래스에서 우승하며 자질을 인정받았다. 2003년에는 F-BMW 아시아 올해의 신인 및 종합 5위 (팀 이레인 소속) 2004년에는 F-BMW 아시아 종합 2위 (팀 이레인 소속)를 차지한 경력도 있다.

36998_12.JPG

이 외에도 2010년 CJ슈퍼레이스 우승(팀106 소속), 2010년 MBC 무한도전 출연, 2010년 CJ슈퍼 레이스 3800 클래스 시리즈 2위 (팀106 소속), 2011년 올해의 레이싱 드라이버 수상, 2011년 티빙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제네시스 쿠페 클래스 시리즈 챔피언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그의 헬밋의 컬러를 빨강, 파랑, 검정색의 조화를 통해 대한민국 태극기를 형상화하고자 하는 노력을 할 정도로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올 시즌 5전까지 그의 성적은 6위. 마지막 전인 마카오에서는 4~6위를 목표로 출전했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 않았다. 그보다 쟁쟁한 레이서 세 명이 추가로 마카오 레이싱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예선전이 끝났을 때의 그의 성적은 7위. 당사자는 아쉬움을 표시했지만 주변에서는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나중에 사고로 인한 경고 주행 상황에서 앞 선수 보호를 위해 부득이 추월선을 넘어 패널티를 받아 12위로 밀려났다.

36998_13.JPG

이 날은 예선 주행 도중 F1 드라이버 출신 알렉스 융이 크게 사고를 냈다. 머신이 캐빈을 제외하고는 두 동강이 나다시피한 사고였다. 아우디코리아팀의 매니저를 맏고 있는 전홍식씨는 20년 모터스포츠 생활 동안 이렇게 큰 사고는 처음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드라이버의 안전에 대해 우려를 했으나 그는 유유히 빠져 나왔다. 선수 보호차원에서 헬기로 홍콩의 큰 병원까지 가서 정밀 검사를 받았으나 다행히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런 장면이 TV스크린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며 소비자들에게 그 메이커 자동차에 대한 신뢰성을 높여 준다. 사고로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그는 여전히 즐거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 보고 마지막 시상식장에까지 모습을 드러내는 적극성을 보여주었다.

결승전 당일. 예선전에서의 성적으로 유경욱 선수는 12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했다. 불리한 상황이었다. 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상황에서 추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출발 전 유경욱 선수의 머신에 문제가 생겼다. ASR(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이 갑작스럽게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모든 엔지니어들이 몰려 들었으나 해결하지 못하고 응급처치 한 상황에서 경기에 임했다.

36998_14.jpg

6.2km의 서키트를 10바퀴 도는 경기는 비로 인해 예선전보다는 박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직선 코스에서 최고속도가 270km/h까지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관람객들은 추월 상황이 나타나면 팀을 가리지 않고 함성을 질렀다. 미끄러져 리타이어 하면 탄성을 지르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미디어 센터에 있는 기자와 관련자들은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경기 상황에 빠져 들었다.

6랩째가 되자 유경욱 선수의 머신은 어느새 8위까지 올라와 있었다. 다행히 도중에 ASR의 작동이 정상화되어 막판 피치를 올릴 수 있었다고 경기 후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냈다. 마지막에는 7위로 골인했다. 많은 이들은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격려를 보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아쉽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머신의 문제 등이 있었지만 오늘의 결과는 자신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36998_15.jpg

그는 " 한국에서 유일하게 원메이크 레이스 팀을 결성해 지원하는 아우디코리아에 무한한 감사를 표현한다." 며 경의를 표했다. 무엇보다 척박한 한국의 모터스포츠 현실에서 국내 대회도 아닌 국제 시리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를 지원해 주는 것에 대해 아우디코리아의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그것은 그들이 만든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의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1위는 2006년부터 포뮬퍼 3 등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의 실력파 이태리 출신 에두아르도 모타라(Edoardo Motara) 선수가 차지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