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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글로벌 신형 세단 낙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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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11-14 22: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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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생산 용량의 증대와 라인업 증가 등 전반적인 면에서 그동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11월 13에는 제주도에서 개최된 SM3 Z.E 전기차 공식 출시 행사가 있었다. 여기에 데뷔가 임박한 소형 SUV Q3의 티저 사진도 공개됐으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신형 글로벌 중형 세단을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생산해 수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2012년 7월 20일 르노와 닛산의 CEO를 겸임하고 있는 카를로스 곤이 서울에 와서 한 약속이 하나씩 실행에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르노삼성의 최근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지금 성장세를 타고 있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가 근본적으로 해소됐느냐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장은 살아나고 있다. 2013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8,000만대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2,000만대 돌파도 확실시 되고 있다. 미국시장도 금융위기로 인한 수요 급락에서 꾸준하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의 경제 전망과는 달리 실물 경기는 유럽 일부 국가와 한국 등을 제외하고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자동차의 판매 증가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경제학자들은 거시경제 지표와 세계 각국의 얽히고 설킨 관계를 분석해 전망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그들의 전망이 맞아 떨어진 적은 별로 없다. 미국 발 금융 위기 이후 GM이 그렇게 빨리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을 한 전문가는 없었다. 미국시장은 상당기간 침체를 겪은 후에 다시 수요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의견들이 더 많았었다. 토요타가 리콜과 쓰나미로 어려움을 겪자 금방이라도 큰 일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었다. 그만큼 현대는 복잡성의 시대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은 기존 시장에 대한 추가 투자는 물론이고 소위 말하는 BRICs 등 개발 도상국, 그리고 인도네시아와 터키 등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은 평가를 내리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독일 메이커들은 중국은 물론이고 북남미 지역에 새로운 생산 시설을 늘리기 위한 투자계획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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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닛산 얼라이언스도 새로운 형태의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 행동에 옮기고 있다. 2013년 7월 말 르노-닛산은 2016년에 연간 글로벌 판매를 1,000만대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현재보다 200만대가 많은 것이다. 인피니티와 다치아를 포함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2012년 판매 대수는 810만대였다. 토요타와 GM, 폭스바겐도 연 1,0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글로벌 시장은 이들 4개사와 현대기아차까지 5개 메이저 업체들의 구도로 재편되게 된다.

그런 목표에 걸맞게 르노 그룹의 2013년 상반기 글로벌 판매 대수는 1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났다. 130만대 중 절반은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발생했다. 유럽 이외 판매는 1.9%가 감소한 것이지만 2분기에는 0.7%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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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외 판매는 4.3% 늘어난 64만 6,274대였다. 르노 그룹 판매의 49.6%를 차지하고 있으며 작년 동기보다 2.9%가 올랐다. 해외에서는 러시아가 르노의 넘버 2 시장이 됐으며 인도에서는 다치아 더스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르노 브랜드의 판매 대수는 106만 2,295대로 4.6%가 감소했고 그룹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81.5%이다. 다치아는 산데로를 위시한 신차 덕분에 판매가 21만 1.438대로 16.2%가 상승했다. 르노 그룹의 자회사인 르노삼성은 2만 9.136대로 12.4%가 감소했다.

생산 용량 확보와 라인업 확대가 최우선의 대안

르노삼성자동차의 실적이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부산공장의 생산용량은 30만대. 참고로 르노삼성의 판매추이를 보면 2005년 11만 9,035대였던 것이 2007년에 17만 2,75대로 증가했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많은 메이커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2009년에도 18만 9,810대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리고 2010년에는 27만 1,479대로 2006년 대비 두 배 가까운 판매를 기록했다. 부산공장의 풀 가동상태까지 갖고 생산용량을 확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견이 재기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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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1년부터 삐그덕거리더니 2012년에는 15만 4,292대까지 하락했다. 이정도의 가동률로는 운영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르노는 다각적인 검토를 했을 것이고 결국은 닛산의 힘을 빌리기로 결정을 내리고 카를로스 곤이 2012년 여름 서울에 왔던 것이다. 그는 르노삼성이 로그를 연간 8만대 생한하는 것은 800여명의 인원을 풀 타임으로 가동하면 가능한 수치라고 말했다.

더불어 2012년이 르노삼성에 있어 리바이벌 플랜의 모멘텀이 될 것이고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었다. 르노 그룹은 르노삼성자동차의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이제 모든 역량을 동원해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당장에 중요한 것은 2011년 내수시장 점유율 7%에서 4% 아래로 떨어진 것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를 위해 라인업 확대를 위한 투자도 약속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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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번째가 닛산 로그의 부산 공장 생산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13년 9월 30일 르노2014년 하반기부터 부산 공장에서 연간 8만대 규모로 닛산의 크로스오버 차량인 로그(ROGUE)의 차세대 모델을 생산하기로 했다.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고 북미지역으로 수출하게 된다.

로그 후속모델 생산 프로젝트는 르노그룹, 닛산, 르노삼성자동차 3사가 전 세계적으로 협업하는 ‘윈-윈-윈(Win-Win-Win)’ 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이번 프로젝트 유치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에서 부산 공장의 생산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도 있다. 동시에, 리바이벌 플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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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뒤이어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1월 5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미쓰비시가 전략적 협력 하에 공동 개발하여 선보이는 첫 번째 중형 세단을 부산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미쓰비시는 양사간에 상품, 기술 및 생산 기지를 공유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르노의 제품군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신규 출시 예정인 세단 두 개 모델을 미쓰비시 브랜드로 출시하는 데 합의했다. 이 중 첫 번째 모델은 미쓰비시가 미국과 캐나다 시장을 겨냥하여 새롭게 출시할 중형급 세단 (D-세그먼트)으로, 르노삼성자동차의 부산 공장이 이 프로젝트의 생산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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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면 연간 30만대 생산 용량의 부산 신호 공장은 풀 가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판매 부진으로 인원 감축이 이어졌으나 앞으로는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부산지역의 경제에도 기여하게 된다. 신호공장 생산이 가장 많았던 2010년에는 사무직 294명을 비롯해 회사 근로자 2,415명, 협력업체 인력 994명 등 모두 3,704명의 인원을 고용했었다. 지금은 전체 2,500여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라인업 보강과 더불어 조직의 재정비도 마무리

르노삼성자동차는 2000년 9월 회사출범 이래 13년 만인 2013년 9월 30일부로 누계 생산 대수 2백만대를 돌파했다. 2008년 9월 누적 생산 1백만대 이후 5년만에 이룬 실적이다. 주력 모델인 SM3와 SM5가 내수시장에서 받쳐두고 SM3와 QM5의 꾸준한 수출 물량 증가로 인한 것이다.

생산대수 추이를 보면 2010년에는 시간당 생산대수가 64대에 달할 정도로 높은 생산성을 보이기도 했었다. 당시의 르노삼성 신호공장의 연간 생산대수는 사상 최대인 27만 5,267대. 전체 생산 용량 30만대에 육박하는 수치였다. 그러면서도 마케팅 인사이트 품질조사에서 9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신호공장의 생산성과 품질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2011년에는 24만 6,374대로 떨어졌고 2013년에도 10월까지 누계 10만 3,529대로 아직까지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지는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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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일련의 실적은 르노삼성자동차의 회복 기미를 점치게 하고 있다. 9월 내수에서 4,957대 수출에서 6,246대 등 총 11,203대를 판매하며 하반기 들어 판매실적이 늘고 있다. 9월 내수판매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23.8% 늘어난 4,957대를 판매했다. SM7, SM5 14MY 및 아트컬렉션의 출시로 인한 판매 증가와 전년 동기 대비 48.7% 증가한 QM5가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SM3도 올 해 누계 판매대수가 늘어났다. 10월에도 내수시장에서 14.4% 증가한 5,350대가 판매되면서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 점유율도 4.4%로 올랐다.

영업 조직의 정비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책임자들을 경질하고 새로운 진용을 갖추었다. 특히 폭스바겐코리아에서 특출한 영업능력을 보여주었던 박동훈 부사장을 영입했다. 영업조직의 부조화가 르노삼성 판매 부진의 진원이라는 쓴소리를 받아 들인 것이다.

여기에 데뷔를 앞두고 있는 소형 SUV QM3에 대한 기대도 크다.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표현은 라인업의 증대가 판매를 늘린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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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의 라인업을 살펴 보면 SM3를 시작으로 SM5, SM7, QM5, SM3 Z.E 전기차 등 모두 여섯 개 모델이 있다. 여기에 구형 SM3를 비롯해 르노와 닛산자동차의 OEM공급 모델까지 합하면 추가로 8개의 차명이 더 있다. 구형 SM3는 스칼라(SCALA),서니(SUNNY), 알메라(ALMERA) 등 닛산 버전으로 생산되고 있고 신형 SM3는 르노 플루언스(Fluence)라는 이름으로도 생산된다. SM3는 부산공장과 터키의 불사 공장, 아르헨티나 등에서 동일 모델이 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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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5는 2010년 1월부터 프랑스, 중국, 멕시코, 중동 산유국 등 30여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나라에 따라 르노 래티튜드(LATITUDE)와 샤프란(SAFRANE) 등의 이름으로 판매된다. 신형 SM7은 르노 브랜드의 탈리스만(Talisman)이라는 중국시장에 올 봄 상륙했다. QM5는 르노 꼴레오스(Koleos)라는 이름으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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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모델에 탑재될 엔진은 모두 여덟 가지. 1.6리터 사양이 107마력과 117마력 사양 두 가지가 있고 143마력의 2.0리터, 190마력의 2.5리터, 그리고 최근 SM5 TCE에 탑재된 1.6리터 직분 터보 엔진 등이 그것이다.

최근 출시된 배터리 전기차 SM3 Z.E.는 르노삼성이 2년 8개월 동안 1,500억원을 투자해 개발된 순수 전기차이다. 준중형급으로는 국내 최초이다. 르노 그룹 내에서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양산이 시작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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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3 Z.E 전기자동차는 전기자동차가 소형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준중형급 5인승 전기 세단으로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 접목이 가능하다. 기존의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은 소형차 위주의 시장으로 수요 및 활용도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전기자동차 시장에 SM3 Z.E. 전기자동차의 출현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과 개인고객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전후의 상황을 정리해 보면 최근 르노삼성자동차의 부진은 결코 라인업의 부족이나 제품 문제로 인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게 된다. 충분히 경쟁력있는 상품성을 갖추고서도 부진한 것은 전략의 실수 혹은 부재 때문일 수도 있다. 영업 책임자들의 도덕적 해이가 한 몫을 했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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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르노삼성차에게 중요한 것은 구성원 모두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2012년부터 목소리를 높이며 부활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는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을 비롯한 르노삼성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을 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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