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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도쿄모터쇼 2신- 세상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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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11-20 19: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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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도쿄모터쇼가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12개국에서 178개 업체가 참여했다. 완성차회사는 일본 14개 메이커 15개 브랜드와 해외 18개 메이커 20개 브랜드가 부스를 만들었다. 볼보가 도쿄모터쇼에 다시 등장한 것과 테슬라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 등이 특징이다. 43회 도쿄모터쇼는 지난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열린 “CEATEC JAPAN 2013” (October 1-5), 과 10월 14일부터 18일까지의 The 20th ITS World Congress Tokyo 2013” 과 함께 가을 일본을 전시의 계절로 만들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미국과 한국 완성차회사는 부스가 없고 독일 메이커들은 부스는 있지만 톱 경영진들이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지금 일본의 자동차시장의 현실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도쿄모터쇼는 일본 메이커들의 위상이 하늘을 찌르던 2005년을 기점으로 점차 힘이 떨어졌다. 그것은 모터쇼의 지역화의 트렌드와 맞물린 때문이다. 더불어 일본 시장 침체의 장기화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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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반적인 경기는 소위 말하는 “잃어 버린 10년”은 "잃어 버린 20년"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본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소식은 없다. 일본의 자동차시장은 전성기였던 90년대 초반 1992년의 경우 연간 판매대수가 798만대에 달했었다. 버블에 대한 이야기가 정점을 이룰 때였다. 그 즈음 동경모터쇼는 화려함의 극에 달했었다. 쇼의 진행 내용도 그렇고 쇼카의 숫자도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수입 브랜드들도 그에 걸맞은 내용으로 쇼를 진행했었다. 때문에 당시만 해도 동경모터쇼만 취재해도 전 세계의 흐름을 어느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2005년 이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일본시장만을 위한 모델들을 중심으로 쇼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래도 미국 메이커들의 부스라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규모가 더 작아졌다. 치바현의 마쿠하리 매세에서 동경 시내에서 가까운 빅사이트로 옮겨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외국인으로서 볼거리는 그래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2003년 쇼부터 한자를 사용한 컨셉트카가 등장했었다. 화(和)라는 컨셉트카 있었으나 이번에는 마쓰다에서 선구(先驅)라는 일본명을 전면에 내 세운 컨셉트카들이 서구인들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였었다. 올 해는 그마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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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모터쇼의 규모가 축소된 것은 일본 메이커들의 안방이 일본이 아니라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지금도 일본 메이커들의 주력 시장은 미국이다. 2012년 미국 시장 베스트10 모델 중 혼다 3개를 비롯해 6개가 일본차다. 적지 않은 미국 소비자들은 토요타와 닛산, 혼다가 미국 메이커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거대한 시장을 장악했던 일본 메이커들은 미국 메이커들처럼 시장에 안주했다. 일본과 미국시장만으로도 그들의 앞날은 어둡지 않았다. 세상일은 영원한 것이 없다. 다국적 기업이라는 환경의 변화로 일본시장 침체의 영향을 받지 않았었다. 그러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09년 토요타의 리콜 사태, 2011년 쓰나미 등 3연타로 타격을 받은 일본 메이커들은 갑자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이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비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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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일본 빅3는 강하다. 토요타는 올 해 사상 처음으로 1,000만대 생산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닛산은 르노와 제휴로 올 해 900만대를 바라보고 있다. 혼다도 10여년 전 400만대 론이 지배적일 때 300만대로 경쟁력을 유지했었으며 2012년에는 411만대를 생산해 그들만의 지위를 잃지 않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품질을 전면에 내 세워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지 30년이 되어간다. 강산이 세 번 변하는 시간이다. 아직까지는 일본 빅3가 일관성 있고 지속성 있는 신뢰성 높은 회사로 보이지만 급변하는 시장 환경은 점차 그들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미국과 중국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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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데뷔한 BMW의 5세대 7시리즈부터 자동차 디자인은 파격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물론 폭스바겐 골프와 토요타 카롤라 등 글로벌 베스트 셀링카들은 여전히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잃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현대기아가 세계 5대 메이커가 되어 있고 폭스바겐은 2004년의 위기를 넘기더니 이제는 토요타와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다. 추월을 단언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은 이런 난국을 일본 메이커들이 어떻게 극복할까 하는데에 이번 모터쇼 취재의 초점을 맞추었다. 어떤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 것인가가 주제였다. 결론은 2년 전에 비해 위기 의식이 더 강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하게 가시적으로 보이는 내용은 없었다. 1신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일본 메이커들의 2013 회계년도 상반기(4월~9월) 해외 생산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833만 5,198대였다. 증가 폭은 적지만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긴 하다. 일본 내 수입차의 판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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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상황에 기폭제 역할을 할만한 제품으로서의 대안은 모터쇼를 통해 나타나지 않았다. 토요타가 프레스컨퍼런스에 택시 컨셉트카를 갖고 나온 것은 처음이다. 다만 거론한다면 지금 글로벌 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체적인 트렌드와는 맥을 같이 하고 있었다.

첫 번째가 전동화다. 하이브리드의 원조 토요타는 연료전지 전기차 컨셉트 모델의 2015년 출시를 다시 한 번 확인했고 20세기 배터리 전기차의 원조 닛산은 블레이드 글라이더라는 차세대 EV를, 혼다는 소 중 대형차를 위한 스포츠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을 공개했다. 특히 혼다는 개발 중인 수퍼카 NSX의 파워트레인을 스포츠 하이브리드 SH-AWD로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유럽 메이커들의 디젤 수퍼카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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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특징은 자율주행자동차에 관한 내용이다. 닛산이 2020년 자율주행자동차 출시를 선언한 이후 일본 자동차회사들은 정부와 힘을 합해 기술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메이커들은 20세기부터 ASV(Advanced Safety Vehicle)이라는 표현으로 이 부문에 대한 기술 축적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모든 일본 메이커들이 부스에 자율주행자동차를 전시하고 있었는데 어디까지나 안전을 위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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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1인용차에 대한 일본 메이커들의 의지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었다. 토요타는 i-Road의 진화형을 부스 가운데에서 시연을 하고 있었고 혼다는 MC-β라는 1+1인승 초소형차를 제안하고 있다. 닛산의 블레이드 글라이더도 이 장르에 속하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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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로는 이 모든 것들을 우선하는 연비와 배출가스 저감에 관한 것이다. 2005년의 프랑크푸르트오토쇼는 이산화탄소가 쇼장을 지배했었다. 2013년 도쿄모터쇼는 차 외부에 연비를 표시하는 형태로 양상이 바뀌었다. 특히 폭스바겐이 0.9리터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하는 XL1 2인승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함께 1리터로 100km 주행이 가능항 디젤 하이브리드 트윈 업(Twin up)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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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럽 메이커들이 디젤엔진의 기술 개발에 더 공을 들이는데 비해 일본 메이커들은 전동화에 비중을 두고 있다. 스즈키가 1리터로 35km를 주행할 수 있는 알토 에코를 선보였고 혼다는 피트 하이브리드로 36.4km를, 토요타는 카롤라 하이브리드로 33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디젤과 하이브리드 사이에서 혼선을 빚어왔던 혼다도 하이브리드에 힘을 쏟겠다고 공언하면서 앞으로 시장에서 또 다른 양산의 전개를 예상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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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메이커들은 사실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이 많은 뉴 모델의 데뷔는 많지 않았다. 그에 비해 BMW는 4시리즈 카브리올레를, 메르세데스 벤츠는 S65AMG를, 미니는 3세대 미니를, 아우디는 A3 세단 e-Tron을, 재규어는 F타입 카브리올레 데뷔의 장을 도쿄모터쇼로 잡았다. 포르쉐는 LA모터쇼보다 20분 늦게 신형 SUV 마칸을 선보여 주목을 끌기도 했다.

2013도쿄모터쇼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업체들의 부침이 거듭할 때마다 쏟아 내는 비판들이 얼마나 유효한지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게 했다. 시장은, 더 정확히는 소비자들의 자동차라는 탈 것에 대한 로망은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달리고 돌고 멈추는', 그것을 바탕으로 한 이동성이라는 근본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스티어링 휠을 잡고 누리는 '권력'과 '자유'로부터 해방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 이야기는 각 메이커들의 전략이 어떻든 간에 소비자들이 그들이 원하는데로 소비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고소득층들은 비싼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 구매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저소득측은 고장 나지 않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을 것이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을 원하는 사람들은 니치 브랜드에 열광할 것이다. 그것도 부족하면 튜닝카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것이다.

인구의 증가는 자원의 고갈로 나타나지 않고 부의 증가를 가져왔다. 앞으로도 그런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 대 99든 20대 80이든 70억 인구가 100억 인구가 될 때까지 고소득층부터 중산층, 서민층, 빈민층에 이르기까지 모두 증가할 것이다.

이런 세상의 기본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자동차의 변화도 그렇게 쉽게 예단할 수 없을 것이다.

모터쇼의 위상이 약하다고 자동차회사들의 힘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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