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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도쿄모터쇼 4신 - 다운사이징 터보, 일본의 새 트렌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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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한상기(hskm3@hanmail.net)
승인 2013-11-21 07: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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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터보는 자동차 업계의 뚜렷한 트렌드가 된지 오래다. 유럽을 시작으로 아시아와 북미까지 확대되고 있다. 반면 자동차 업계의 큰 축 중 하나인 일본 메이커는 다운사이징 터보에 별반 관심을 보이지 않아왔다. 하지만 이번 도쿄 모터쇼에서는 조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렉서스와 혼다를 주축으로 다운사이징 터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일본 메이커도 다운사이징 터보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게 확실시 된다.

글 / 한상기 (프리랜서 자동차 칼럼니스트)

다운사이징 터보는 시대의 요구에 의해 태어났다. 터보는 이미 있던 기술이지만 강화되는 배기가스 기준에 맞춰 성격을 바꿨다. 배기량 이상의 성능이라는 기존의 메리트는 유지하면서 친환경적인 이미지로 다시 태어났다. 이미지 세탁에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가 터보이다. 90년대만 해도 터보는 고성능을 내지만 거칠고, 배기가스 규제는 맞추기가 힘든 기술로 인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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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다운사이징 터보는 BMW가 시작했다. BMW는 미래를 위해 과감히 자연흡기라는 아이덴티티를 포기했다. 그리고 터보에 전념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엔진을 터보로 바꿨다. 이후 자동차 업계 전반적으로 터보가 유행해 지금은 완전히 기본 옵션으로 자리를 잡았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메이커치고 터보가 없는 회사가 없다. 그만큼 필수 옵션이다.

자동차 업계를 보다보면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중 하나는 왜 일본 메이커들이 그동안 다운사이징 엔진 또는 터보의 개발에 소극적이었나이다. 2008년부터 다운사이징 터보의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었고 대배기량의 나라 미국에서도 포드를 필두로 터보 엔진이 도입됐다. 일본 메이커는 일찍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지만 가장 트렌드 중의 하나인 터보에는 무관했다.

이유는 일본 메이커 특유의 조심스러움 또는 굳이 터보가 필요 없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미국 시장을 예로 들면 토요타, 혼다, 닛산은 가장 연비가 좋은 회사들이었다. 소형차를 많이 팔기 때문에 항상 연비가 순위권이었다. 그래서 급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멈칫하는 사이 상황이 더욱 달라졌다. 이제는 터보 없이는 경쟁이 조금 힘들지 않았나 하는 판단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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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터보의 시대에서 자연흡기가 갖는 메리트는 점점 사라져간다. 요즘의 터보는 지체 현상은 최소화 됐으며 리터당 출력은 자연흡기를 능가한다. 단순히 스펙으로만 따져도 비교가 안 된다. 그리고 기술이 좋아져서 저회전 토크도 좋다. 세팅하기에 따라서는 더 강한 힘도 나온다. 그렇다고 자연흡기가 지체현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어쨌든 터보가 있어야 보다 경쟁력이 있다.

예를 들어서 혼다의 시빅 타입 R은 대중 브랜드의 모델 중에서는 대표적인 고회전 자연흡기이다. 일찍이 리터당 100마력 이상을 뽑아냈고 마니아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은 자연흡기 리터당 100마력으로 터보와 경쟁이 힘들다. 터보는 기본이 리터당 100마력이고 그 이상도 쉽게 뽑을 수 있다. 물론 자연흡기도 그 이상의 출력을 낼 수는 있지만 운전의 편의성이 떨어진다. 일반적인 자동차를 위한 고성능 자연흡기의 기술은 리터당 100마력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혼다도 타입 R의 엔진을 2리터 터보로 바꾼다. 최대 280마력이라고 한다. 자연흡기로도 가능하긴 하지만 보편적인 운전자를 위한 자동차로는 적합지 않다. 혼다는 이번 도쿄 모터쇼에서 터보 3종을 발표했다. 1리터와 1.5리터, 2리터 터보이고 혼다가 자랑하는 VTEC 시스템과 매칭됐다. 원래 엔진에 강점을 보였던 혼다이기에 새 직분사 터보의 성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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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가 이번에 발표한 VTEC 직분사 터보는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VTEC으로 대변되던 자연흡기의 혼다가 터보를 내놓은 것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3가지의 터보가 선보였다. 여기에는 그동안 도입 안 했던 직분사도 포함돼 있다. 1리터와 1.5리터, 2리터는 커버할 수 있는 차종이 상당히 많고 코스트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하나의 배기량으로 여러 출력 버전을 내놓는 것은 터보가 훨씬 수월하다. 이것도 독일 메이커들이 사용하는 비용절감의 주된 방법 중 하나이다. 거기다 혼다는 터보 엔진과 함께 듀얼 클러치 변속기도 내놓고 있다. 혼다의 듀얼 클러치는 모터사이클에 먼저 쓰였고 이제 피트를 위주로 승용차에도 적용되고 있는 상태다.

렉서스도 이번 도쿄 모터쇼를 통해 터보 엔진을 예고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나온 LF-NX 컨셉트는 하이브리드였지만 이번에 공개된 버전은 2리터 터보 엔진 모델이다. 가솔린 터보이며 렉서스 브랜드의 첫 터보 엔진이 된다. 렉서스의 2리터 터보 엔진 역시도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2리터는 1.6리터와 함께 가장 보편적으로 통할 수 있는 배기량이다. 토요타의 D-4S와 VVT-i, 실런더 통합 배기 매니폴드까지 최신 기술이 망라돼 있다. 이 2리터 터보 엔진은 IS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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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도 차기 WRX의 엔진을 다운사이징 한다. 북미형에는 2.5리터가 엔트리 엔진이었지만 내년에 나오는 신형에는 2리터 터보로 바뀐다. 스바루는 이전부터 2리터 터보를 즐겨 사용해 왔지만 적용 범위를 더욱 넓히는 것이다. 출력은 265마력 이상이다.

작은 차에 강점을 보여 왔던 일본 메이커가 다운사이징 엔진 도입이 늦은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들만의 세그먼트이긴 하지만 3기통 엔진의 케이카는 예전부터 있었다. 일본은 여전히 그들만의 규격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를 시작으로 글로벌 트렌드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최신 기술의 다운사이징 터보를 도입할 경우 일본 메이커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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