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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모듈 플랫폼 MQB, 10년 후를 내다 본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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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12-30 01: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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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자동차업계의 산업적인 측면에서의 화두는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저감이다. 효율성 제고는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에 구현하는 것이다. 더불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개발 및 생산과정에서의 비용저감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동차의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도 격해지고 있다. 그 상황에서 수익성을 내기 위해서는 가격을 올리든지, 생산 비용을 낮추어야 한다. 양산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이 쉽지 않다. 그래서 비용 저감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폭스바겐의 모듈 아키텍처 MQB를 중심으로 생산 기술의 변화에 대해 살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지금도 가격 인상의 여지가 있다. 우리는 경쟁이 격화되고 수요는 한정되어 있는데 생산시설은 과잉상태라는 논리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경험을 통해 그런 논리가 허구라는 것을 알았다. 석유 고갈론과 같은 논리다. 이미 셰일가스와 셰일 오일의 체굴 본격화로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에너지 수출국의 지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오히려 석유가격 폭락 위험에 대한 의견이 더 지지를 얻고 있다.

1798년 인구론의 저자 맬더스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반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때문에 인구가 20억이 되면 지구 자원이 고갈될 것이다." 라고 설파했었다. 불과 최근까지도 그의 이론을 아무 생각없이 학교에서 가르쳐 왔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원 고갈론에 함몰되어 있다.

그러나 인구의 증가는 자원의 고갈을 야기하지 않고 부의 증대를 가져왔다. 그것은 우리가 태양계에 속하는 별로 태양광이 1초 동안 지구에 공급하는 에너지는 42조 kcal에 달하기 때문이다. 태양이 한 시간 동안 지구에 공급하는 에너지는 70억 인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이론적인 양이다. 지금도 지구촌의 인구는 100억을 향해 가고 있고 그만큼 인류의 부는 증대할 것이라는 논의가 이제는 힘을 얻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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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은 지구촌에 존재하는 모든 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종합 산업이다. 인구의 증가로 인한 부의 증대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는 것이 자동차다. 2013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는 8,100여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8년에는 1억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있다.

자동차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은 모든 세그먼트의 모델들에게 기회가 있다는 얘기이다. 후진국에서는 저가 소형차가, 중국에서는 모든 등급의 모델이, 선진국에서는 고가의 프리미엄과 하이엔드 모델들이 주도적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이다. 그 중 가장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여 온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들이고 앞으로도 그 흐름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양산 브랜드들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달리 소품종 다량 생산을 해야 하는 양산 브랜드들은 비용저감이 가장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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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에서 비용 저감 기법의 발전은 포드주의에서부터 시작한다. 1908년 자동차 산업에 대량 생산 기법을 도입한 포드는 자동차 판매가격을 20여년 만에 거의 1/10수준으로 낮추었다 . 그것은 GM의 슬론주의에 의해 꽃을 피웠다.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전 세계 자동차생산의 80% 이상이 미국산이었다. 주기적인 모델체인지, 세그먼트의 다양화, 브랜드의 다양화를 통해 '모든 지갑과 목적에 맞는 차'를 만들어 자동차산업을 미국, 아니 전 세계의 기간산업으로 만들었다.

그것을 다시 발전시킨 것은 1980년대로 대변되는 토요타주의이다.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으로 대변되는 효율적인 생산기법이 그것이다. 1980년대 GM은 500만대 생산을 위해 연 80만명을 투입한 반면 토요타는 400만명 생산을 위해 7만명으로 해결했다. 지금은 전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이 토요타주의에 입각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모두가 생산비용 저감을 위해 시대를 넘어온 획기적인 것들이었다.

20세기 말부터 21세기 초에 걸쳐 몇 차례 위기를 경험한 자동차회사들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생산기법의 혁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먼저 등장한 것이 플랫폼 공유화다. 규모의 경제가 가장 극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자동차산업에서 플랫폼 공유화 전략은 20세기 말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을 뜬 것은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은 이미 PQ35와 PQ45 등의 플랫폼으로 30개 가까운 모델들을 만들어 왔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스코다, 세아트 등의 다양한 브랜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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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한 번 획기적인 플랫폼 전략을 추구해 선 보인 것이 7세대 골프와 아우디 A3등에 채용된 MQB(ModularenQuerbaukasten, Modular Transverse Matrix, 가로배치 엔진 전용 모듈 매트릭스)다. 이 플랫폼 하나로 2019년까지 연간 630만대를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MQB 플랫폼의 개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유저들의 다양한 취향에 부합하고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동화와 파워트레인의 다양화, 그리고 운전지원 기술등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에 따른 새로운 기능의 탑재로 인한 개발 공정의 증가 요인으로 인해 한정된 자원으로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같은 아키텍처의 장점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개발에 있어서는 모듈을 로고블록처럼 조합함으로써 개발 공정의 저감, 개발 기간 단축 등이 가능하다. 또 모듈의 조합을 바꾸어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는 자동차를 개발할 수 있다.

생산에서는 세그먼트의 한계를 넘는 혼류생산이 가능하고 라인당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라인당 생산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보다 고가의 설비도 도입할 수 있다. 생산라인의 유연성이 높아져 생산 모델을 교체하는 것도 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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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면에서는 MQB를 사용한 생산대수가 적어져도 수백만대 규모에 달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성을 샐린 부품 비용의 저감을 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품질에서는 복수의 차종에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각 모듈을 정성 들여 설계하기 때문에 부조화의 발생률을 낮춘다고 보고 있다.

폭스바겐이 MQB를 도입하기 이전부터 모듈화의 개념은 존재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물리적으로 이웃한 부품을 모듈로 해 구조의 단순화, 부품점수의 저감, 모듈 단위로의 외주, 모델간 공용 등을 추구하는 예가 많아졌다.

모듈 아키텍처에서는 이런 모듈 단위의 최적화와는 다르다. 사전에 정해진 자동차의 자세를 정의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모듈을 몇 종류 개발함으로써 파생 차종을 모듈의 조합으로 간단하게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노리고 있다.

원하는 자동차의 양태를 먼저 정의한다.

폭스바겐은 원하는 자동차의 성격(승차감, 거주성, 안전성 등)을 차량 아키텍처로 정의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고급차 수준의 정숙성과 높은 운동성능, FF 임에도 FR차와 같은 승차감, 저렴하고 소형이면서도 압도적인 거주성- 등을 결정하고 그것을 실현하는 정략적인 지표(중심위치, 질량 등)에 세밀하게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 아키텍처를 완성해 복수의 모듈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각 모듈의 설계 룰을 정한다. 설계룰의 구체적인 예는 성능, 질량, 중심, 인터페이스 등이다. 당연한 양태를 처음 결정하고 그것을 모듈로 전개함으로써 모듈간에 컨셉과 승차감에 통일감있는 자동차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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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개발 과정은 아키텍터/설계 룰, 모듈, 차량이라고 하는 3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아키텍처/설계 룰의 개발은 모듈을 적용하는 첫 번째 모델의 양산을 개시하는 5~6년 전부터 시작한다. 여기에서 MQB와 MLB(세로배치 엔진용 모듈 매트릭스), NSF(New Small Family)를 실현하기 위해 아키텍처를 결정한다.

두 번째 모듈은 MQB의 경우 차량 전체의 60%를 구성하는 약 90종류의 모듈을 가리킨다. 이들에는 파워트레인 등의 중요 모듈과 에어컨, 시트 등의 범용 모듈 2 종류가 있다. 전자는 미래 기술을 파악해 아키텍처/설계 룰과 같이 개발한다. 한편 후자는 아키텍처와 중요 모듈의 개발 시기와 같이 할 필요는 없고 양산 규모에 의한 시너지 효과가 커지는 시점에서 개발한다.

세 번째의 차량 단계에서는 모듈화의 대상이 되지 않는 나머지 40%를 개발함과 동시에 모듈처럼 차량에 적합한지를 결정한다.

초기 단계의 개발 비용은 증가한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폭스바겐사의 모듈 전략은 아키텍처와 모듈의 개발에 많은 자원을 들여야 한다. 개발에 드는 누적 비용을 단독 모듈에서의 개발(부품 공용화는 실시), 공통 플랫폼을 활용한 개발과 비교하면 모듈수가 적은 초기에는 모듈 아키텍처 쪽이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델수가 많아지면 역시 1모델당 개발 비용은 줄고 10년 정도의 개발에 드는 누적 비용을 보면 플랫폼을 활용한 개발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

르노닛산 그룹 CMF/토요타 TNGA/혼다 요리이 공장

폭스바겐에 이어 르노닛산 그룹도 차기 모델의 부품 공유를 2배로 늘린다. 부품 공유를 늘려 비용을 30% 내외로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공유 부품을 늘려 양산효과를 높이고 부품 비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닛산의 새 엔지니어링 계획은 CMF(Common Module Family)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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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도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라고 하는 새로운 플랫폼 전략을 내 놓았다. 2014년에 출시할 차종부터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비츠 등에 채용될 B플랫폼, 프리우스, 오리스 등에 사용되고 있는 MC플랫폼, 캠리, 렉서스RX 등 D세그먼트용 K플랫폼 등 세 가지의 FF 플랫폼부터 대응한다. 이 세 종류의 플랫폼을 유용하는 모델의 합계 생산대수는 토요타의 총 생산대수 중 약 50%를 커버한다고 한다. 2019년에는 이 플랫폼으로 연간 600만대를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혼다자동차는 2013년 7월 일본 사이타마현의 요리이 공장을 가동하며 새로운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소형차 개발에 적합한 저비용 고효율,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공장, 모든 부문 제품 생산기술의 혁명을 컨셉으로 하는 획기적인 생산 기술이 적용된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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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이 공장을 통해 설비 투자와 생산 비용저감, 생산 효율성 제고, 생산 시설 면적 저감등을 추구한다.요리이 공장의 생산 기술은 앞으로 투자를 늘리게 된 BRICs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에 새로 건설할 공장에도 적용하게 된다.

지금 자동차회사들은 ''지속 가능'의 실현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더불어 자율주행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저감을 찾아야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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