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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7세대 쏘나타, 패밀리 세단의 균형감각을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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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3-04 21:4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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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7세대 쏘나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6세대 모델이 그랜저와 아반떼로부터 협공을 당하며 부진한 실적을 보인 상황에서 나온 만큼 생산자는 많은 공을 들였을 것이다. 한 때 국민차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장기간 베스트 셀러자리를 지켜 온 모델로 소비자들 역시 높은 기대를 보이고 있다. 2리터급 패밀리 세단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충족시킬 것인지, 타겟 마켓층의 폭을 다시 넓힐 수 있을 것인지 등이 관심이다. 누계 판매 682만대를 돌파한 쏘나타 7세대 모델의 이모 저모를 살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제네시스가 이미지 리더라면 쏘나타는 볼륨모델이다.
현대자동차의 입장에서는 제네시스보다는 쏘나타의 판매가 증가해야 한다. 다운사이징으로 대변되는 오늘날의 자동차시장 트렌드에서 준대형이나 대형 모델보다는 중소형 모델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현대기아차그룹은 지금 양동작전을 펼치고 있다. 에쿠스와 K9, 제네시스 등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이 가는 방향과 그랜저와 K7 이하 앞바퀴 굴림방식이 추구하는 지향점이 다르다.

제네시스는 주행성을 지금까지의 현대 브랜드와는 전혀 다른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두 클릭 좌로 이동했다. 그것은 BMW를 노골적으로 경쟁 상대로 내 세우며 위상을 끌어 올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니까 제네시스 등 뒷바퀴 굴림방식 모델로는 BMW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로는 토요타와 쉐보레, 폭스바겐 등 양산 브랜드들을 경쟁 상대로 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쏘나타는 제네시스는 같은 성격의 차일 수 없다.
'한국의 국민차' 쏘나타는 2리터급 중형 패밀리 세단이다.
패밀리 세단은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수요층을 수용해야 한다. 6세대 쏘나타는 내수시장에서 재 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너무 강한 프론트 엔드와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 등으로 인해 호불호가 뚜렷했다.

7세대 쏘나타에 대한 관심도 디자인에 포인트가 맞추어져 있다.
6세대 YF쏘나타는 파격적인 변화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현대자동차는 아예 “이제까지 세계 중형차의 트렌드를 따라갔다면 이제는 내가 리드한다.”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 걸었었다.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폭스바겐과 토요타 등 앞서 가는 메이커들을 벤치마킹해서 차를 만들어 왔다. 앞으로는 따라 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소구 포인트는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자동차회사에 있어 디자인은 다른 모든 것이 우선하는 시대로 들어서 있다. 현대자동차는 시각적인 면에서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분명 그들은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시장에서 파격적으로 받아 들여지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파격적이라는 이야기는 그동안의 정형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21세기 들어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가장 주목을 끌었던 것은 BMW와 아우디다. 두 브랜드의 표현방법은 크게 달랐다. 2001년 7시리즈부터 시작된 BMW의 디자인은 ‘그때까지의 상식을 뒤엎는 것’으로 당시 모든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와는 달리 아우디는 TT를 필두로 ‘그동안의 아우디와는 다른’ ‘엘레강스’를 주제로 한 디자인으로 일거에 그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이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다. 브랜드력만으로 어지간한 시도를 해도 시장에서 통한다. 판매대수도 양산 브랜드처럼 많지 않아 위험부담도 크지 않다.

양산 브랜드에서는 파격적인 디자인이 반드시 성공적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르노와 PSA푸조시트로엥 등 프랑스차가 좋은 예다. 르노는 많은 사람들이 세계 3대 디자이너라고 평가하는데 크게 반대하지 않는 ‘패트릭 르케망’의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물론 206 이후 역시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변신한 푸조의 디자인도 세간의 주목을 끌며 경영상태를 일거에 호전시킨 예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들 프랑스 브랜드들은 글로벌 경쟁력에서는 토요타나 폭스바겐, 현대기아에 비해 떨어진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시장에서는 높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지만 크기와 외형을 중시하는 미국시장에서는 아예 전시장이 없다. 프랑스 영화가 작품성은 뛰어나지만 흥행성에서는 좋지 못한 성적을 내는 것과 비교가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래서 르노는 한국 르노삼성의 디자인력을 활용해 SUV QM5와 SM3의 르노 버전인 플루언스를 만들어냈다.

현대자동차의 신세대 디자인은 그들보다는 훨씬 더 강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브랜드의 인지도를 제고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미국시장에서 크게 히트를 기록한 것이 기여했다. 하지만 유럽시장에는 i40라는 별도의 모델을 만드는 이중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플랫폼 공유화로 인해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오늘날의 양산 메이커들에게 시장별로 다른 모델을 만드는 것이 특별할 것은 없다.

그 성과는 판매대수 급증으로 나타났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2009년 464만 1,968대 판매에서 2010년 573만 9,557대, 2011년 659만 1,027대, 2012년 712만 2,1270대로 파죽지세를 보였다. 2013년 756만대로 주춤했지만 이는 성장 위주의 전략으로 어려움을 겪은 토요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내실 다지기를 한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브랜드 이미지 정체성 확립을 위한 형상화를 시작한 것이 효과를 보았다는 얘기이다. 토요타가 렉서스 브랜드에 L-Finesse라는 단어로 디자인의 조형미학을 표현했던 것과 같은 ‘디자인 테마’를 현대자동차도 「플루이딕 스컬프쳐 (Fluidic Sculpture)」라는 용어로 정리했다. 지금은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으로 진화해 신형 제네시스 등에서부터 채용되어 진화했다. 전략의 일관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과거의 비판과 달리 이제는 점차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흔히 말하는 '튀는 디자인'은 양산 브랜드에서는 생명력이 길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누계 판매 4,000만대를 넘은 토요타 코롤라나 3,000만대를 돌파한 폭스바겐 골프의 디자인은 그 기본 컨셉에서 변화가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의 강자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패밀리 세단이라는 성격은 만인이 원하는 차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YF 쏘나타로 시장의 주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패밀리 세단으로서 호불호가 너무 뚜렷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YF 쏘나타 데뷔 당시 시승기를 통해 다음과 같은 글을 썼었다.

"하지만 튀는 디자인은 그만큼 호불호가 뚜렷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력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유럽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폭스바겐의 6세대 골프에서 보여준 차만들기와 미국시장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다투는 토요타 캄리와 혼다 어코드 등 대표적인 양산 브랜드들이 추구하고 있는 보편성에서 벗어난 디자인이라는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현대는 논란의 대상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LF쏘나타는 이제 한 단계 진화한 패밀리 세단의 지속가능성을 보여 주어야 한다.

패밀리 세단의 균형감과 주행성능 향상이 포인트

현대차는 LF쏘나타에 대해 본질을 강조했다. 기본기의 혁신이라는 단어를 내 세운 것이다. 주행성과 안전성, 디자인 등에서 가장 낮은 자세로부터 시작했으며 "달리고 돌고 멈추는" 자동차의 본질에 역점을 두었다는 얘기이다.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폭스바겐과 토요타가 성장에 탄력을 받기 시작했을 때 표방한 것이다. 제네시스 이후 현대자동차의 차만들기에 대한 자세가 많이 달라져 있음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플루이딕 스컬프처’, ‘인간공학적 설계’, '차체강성 강화 및 플랫폼 개선을 통한 안전성', '개량된 동력성능 및 균형 잡힌 주행성능'. 현대자동차가 LF쏘나타에 대해 요약해 표현한 내용이다.

실용 운전영역 중심의 동력성능 향상이라는 표현도 그냥 넘길 것은 아니다. 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 미국 모하비 주행시험장 등에서 실험했다는 점을 통해 부각시키고자 하고 있다.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의 분위기는 YF보다 좀 더 성인 취향으로 바뀌었다. 타겟마켓층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분명 선대 모델보다는 폭넓은 수요층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미학을 ‘이너 포스(Inner Force)’로 명명한 것도 눈길을 끈다. 절제된 선과 조형, 사용자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디자인 등을 뜻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전히 프로포션은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패밀리 세단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헥사고날 그릴과 측면의 캐릭터 라인에서 선대에 비해 훨씬 부드러운 인상을 만들고 있다. 거부감을 줄이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인테리어는 수평 기조로 역시 시대적인 흐름을 따른 것이다. 안정적 이미지를 위한 수법이다. 안전성, 직관성, 간결성의 3대 원칙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편의성 및 감성만족을 극대화하는 ‘인간공학적 설계’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차가 등장할 때마다 항용 사용하는 문구이다.

그러나 운전자의 감성 만족을 위해 스위치를 8개 그룹으로 구분했다고 설명한 대목은 사용자에 대한 배려에 본격적으로 눈을 떴다고 할만하다. 스위치를 공조, 주행모드 등 서로 연관된 기능끼리 통합 배치했다. 스티어링 휠 조작부는 주행 중 엄지손가락으로 조작 가능한 영역에만 배치하는 등 운전자가 각종 차량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인식함으로써 보다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하는 형상화도 주목을 끈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형상화했다는 점이 포인트다.

그동안 지적되어왔던 에어벤트 등의 기능성을 살린 것이 눈에 띈다. 다만 A필러로 인해 시야의 방해를 받는다는 것은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다.

제네시스에서도 그랬듯이 가장 비중을 둔 것은 차체 강성이다. 강성 확보가 되야 주행성과 승차감의 균형감을 이룰 수 있다.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을 확대 적용해 차체 강성을 강화했다. 기존 모델의 21% 대비 2.4배 향상된 51%의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했다. 차체 중량은 YF쏘나타가 1,415kg이었는데 LF는 1,460kg으로 늘었다. 쉐보레 말리부는 고장력 강판 비율이 65%이며 차체 중량은 1,530kg이다.

핫 스탬핑 공법이 적용된 부품 수를 기존 대비 3배 늘린 것도 눈길을 끈다. B-필라 등에 적용해 차량 충돌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이로 인해 차체 비틀림 강성과 굽힘 강성을 40% 이상 강화했다. 도어를 여닫아 보면 역시 차체 강성이 뚜렷이 향상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주행성은 제네시스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좌클릭했다. 높아진 강성을 바탕으로 단단하면서도 쾌적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달리기 성능을 보여 주고 있다. 과거 '단단한 승차감'을 추구한다면서 딱딱한 승차감을 내놓았던 수준은 이제 넘어섰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와 2.4리터 가솔린 두 가지. 앞으로 디젤과 하이브리드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변속기는 6단 AT. 다운사이징이 대세인 시대에 현대는 여전히 그에 대한 움직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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