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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CLA, 젊은 감각으로 Y세대를 유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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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3-23 23: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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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를 타면서 바로 며칠 전 시승한 아우디 A3와 함께 C세그먼트의 시장은 물론이고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A, B클래스에 이은 세 번째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이다. MFA(Modular Front Architecture)를 베이스로 한 모델로 차명은 Coupe Light A-Class를 의미한다. 아우디 A3, BMW 1시리즈 등과 함께 C세그먼트 시장공략을 위해 개발한 모델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산업적인 측면에서 자동차의 수요를 급격히 늘인 것은 대량생산 시스템으로 대변되는 포드주의와 생산기술의 혁명으로 일컬어지는 토요타주의이다. 그런데 마케팅 측면에서 보면 슬론주의가 보인다. 그 슬론주의의 핵은 의도된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다. 모델체인지를 통해 기존의 차를 허접해 보이게 해 새 것을 사고 싶게 하는 것을 말한다.

GM이 자동차 왕국을 건설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던 이 전략을 다시 20세기 말에 극적으로 활용해 성공한 것은 토요타 등 일본 메이커들이다. 1980년대부터 그들은 4~6년마다 모델체인지를 하며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부응하며 시장을 폭발시켰다.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자동차를 배운 한국의 현대기아차도 거기에 충실해 급성장하고 있다.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누계 판매 4,000만대를 넘긴 토요타 코롤라와 3,000만대를 돌파한 폭스바겐 골프의 관계다. 코롤라는 1966년 데뷔 이래 10세대로 발전해 있고 골프는 1974년에 태어난 7세대에 이르고 있다. 그냥 평균으로 보면 코롤라는 4.8년마다, 골프는 6년마다 모델체인지를 했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 보면 골프 1세대는 9년 2세대는 8년 하던 것이 5세대는 5년, 6세대는 4년 등으로 짧아졌다.

그러니까 양산 브랜드들은 근래 들어 시장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의도된 진부화 전략을 더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폭스바겐의 경우 새로운 생산기술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MQB의 적용에서 보듯이 2010년을 전후해 격심해져 가는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그룹 전체를 통째로 바꾸고 있다.

그와는 달리 프리미엄, 더 정확히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전통(Heritage)과 기술력, 혁신성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진보를 더 중시해 왔다. 이들은 하나의 디자인 컨셉을 창조하면 2~3세대 동안 유지한다. BMW와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는 워낙에 강한 얼굴 때문에 관심이 없는 유저라면 세대 구분을 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최근에 의도된 진부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양산 메이커들과 다른 점이라면 디자인보다는 기술적인 발전에 더 비중을 둔다는 점이다.

CLA는 2013년에 한국시장에 출시된 A클래스와 함께 메르세데스의 전략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모델이다. '귀족의 품위'를 이미지로 하는 메르세데스의 유저들에게는 특히 최근 등장한 앞바퀴 굴림방식 모델들을 쉽게 받아 들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날 메르세데스 벤츠를 구입하는 유저들은 브랜드를 구매하고 있다. "30년이 걸리더라도 명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다. 명품 브랜드가 리스크를 막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20여년 전 루이비똥의 아르노 회장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실적은 해마다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금 메르세데스를 비롯한 독일 프리미엄 빅3는 모든 세그먼트를 공략해 세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그것은 인구의 증가는 자원의 고갈이 아니라 부의 증대를 가져왔다는 말대로 지금 세계시장에서 자동차의 수요 증가와 더불어 고가 럭셔리를 원하는 소비자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8,340만대가 팔린 자동차가 2018년 1억대가 된다는 예측이 있지만 그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희소성의 결여에 관한 우려도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앞바퀴 굴림방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유지하고 구현하느냐에 있다는 것이다.

CLA는 A3와 같은 세그먼트로 분류되지만 지향하는 바는 다르다. 두 모델 공히 엔트리 모델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같다. 바로 그때문에 목표하는 바가 다르다. A3는 세단, CLA는 쿠페라고 표현하는 것이 그렇다. A3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유저들을 타겟 마켓으로 한다면 CLA는 젊은 층을 노리고 있다. 고객 평균 연령층이 BMW를 포함해 메르세데스가 가장 높다. 엔트리 모델로 젊은 층에게도 충분히 먹힐 수 있는 성격이라는 것을 CLA 등 앞바퀴 굴림 방식 모델들로 어필하고자 하는 것이다.

A클래스를 시승했을 때는 같은 플랫폼으로 만든 B클래스와 A클래스 중 선택하라고 하면 단연 A클래스라고 했었다. 그런데 CLA의 스타일링이 유혹한다. 그만큼 유저의 취향을 세분해서 거기에 맞는 라인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과거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의 보수성 때문에 구매를 꺼렸던 유저, 또는 해치백보다는 세단을 원하는 유저에게, 젊은 메르세데스를 원하는 CLA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A클래스를 통해 보수적인 이미지의 모델들에 감정(Emotion)에 호소하는 스페셜한 퍼스널카로의 변신을 보여 주었다. CLA는 여기에 개성이 뚜렷한 쿠페라이크한 세단을 추가해 젊은 층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런 라인업을 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브랜드력이 무섭다. 브랜드파워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장르와 세그먼트의 모델을 개발할 때 그만큼 위험부담이 적다. 앞서 언급한 루이뷔똥 아르노 회장의 말이 실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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