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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디젤, 쉐보레 브랜드 판매 증가를 견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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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4-29 05: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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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에서 자동차의 '본질'을 강조한 것은 한국 GM의 쉐보레가 가장 먼저다. 자동차의 본질은 ‘달리고, 돌고, 멈추는’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달리는 즐거움’을 이야기할 때 출력이나 토크 수치를 중심으로 한 가속성능을 주로 언급한다. 더 나아가 와인딩 주파도 즐거운 ‘역동성’을 강조한다. 쉐보레 말리부는 그런 역동성에 더해 이번에 한국산 2리터급 중형 세단에서는 처음으로 디젤 버전을 추가해 연비성능에서도 앞선 행보를 보여 주고 있다. 쉐보레 말리부의 경쟁력을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소비자들은 단지 제품만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에도 비중을 둔다. 역사적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왔는지, 기술적인 면에서 어떤 발전을 주도해 왔는지, 오늘날은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관점을 보여 주고 있는지 등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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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품이 있어야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구동계통이 있고 차체가 있으며 네바퀴로 굴러 간다는 점에서는 전혀 다를 바가 없는 자동차는 그 브랜드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가치가 크게 차이가 난다. BMW나 아우디, 메르세데스 벤츠 등은 쉐보레나, 현대기아, 토요타, 폭스바겐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가격을 매겨도 차가 없어서 못판다.

그것을 우리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가치 때문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인정해야 한다. 쉐보레나, 현대기아, 토요타, 폭스바겐이 아무리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을 강조해도 모든 소비자들이 그것을 받아 들이지는 않는다. 다만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소비생활을 할 뿐이다. 그래서 BMW는 연간 164만대밖에 팔리지 않지만 토요타와 쉐보레, 폭스바겐 등은 1,000만대가 팔린다. '좋은 차와 잘 팔리는 차'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그런 관점에서만 본다면 쉐보레 말리부는 글로벌 차원에는 '잘 팔리는 차'에 속한다. 잘 팔리는 차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만들어진다. 모든 것이 최고는 아니더라도 양산 브랜드를 원하는 유저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조건에 비중을 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합리적인 가격 내에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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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는 주행성에서는 핸들링 성능과 정숙성이 좋은 차다. 승차감도 세련된 감각을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성격이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같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동급 양산 브랜드들과 비교하면 항목에 따라 우위에 있는 대목이 있다. 한국시장의 유저들은 그런 내용보다는 우선 출력 수치에 더 좌우되는 특성을 보인다. 오늘날은 그보다 디자인과 연비, 친환경성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그렇다면 쉐보레 말리부가 다른 글로벌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 숙성되어 온 모델인가에 대해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자동차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처럼 갑자기 부상해 세계적인 제품이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적 관점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쉐보레는 창립 이래 지금까지 2억 90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모델 중 말리부는 1964년 북미에서 첫 출시된 이후 50년 동안 8세대를 거쳤다. 7세대까지 850만대 이상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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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는 GM이 가장 잘 나가던 시절에 개발되어 시장에 나온 모델이다. 말리부는 1964년부터 1967년까지 2도어 하드톱, 2도어 컨버터블, 4도어 세단 및 스테이션 왜건 등 다양한 스타일로 공급됐었다. 자동차산업이 꽃을 피우던 시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세상 일이 그렇듯이 언제나 햇볓이 쨍하는 날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부침을 거듭하고 생사의 고락을 넘기기도 한다. 7세대를 거치며 말리부는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라인업 축소다. 지금은 세단형만 생산되고 있다. 다른 모델로 역할을 넘겼다기보다는 현재의 GM이 처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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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브랜드는 살아남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지금은 GM 재건의 첨병에 서 있다. 그 재건을 이끈 것은 '진정한 디트로이트맨'이라고 칭송받았던 밥 러츠가 이끌었다. 기본에 충실한 매력적인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 모토였다. 그 결과 말리부는 그때까지와는 달리 높은 차체 강성을 바탕으로 핸들링 성능 등 주행성에서 '미국차'는 선을 긋는 수준을 보여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어려움을 겪은 후에 만들어진 제품은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많은 힘을 쏟는다. 말리부는 쉐보레의 대표 중형차이면서 이번에 ‘첫 글로벌’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달고 나왔다. GM은 분명 미국회사이지만 북미와 남미, 유럽, GMIO 등 독립적인 사업부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부별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으며 그것을 서로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특성을 활용한 모델이라는 점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하수는 제품을 팔고 고수는 브랜드를 판다.’고 하는 마케팅의 기본 원리는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의 히스토리까지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자동차의 모델을 소개할 때도 그 브랜드의 히스토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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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탄탄한 히스토리를 구축하고 있는 브랜드의 새 제품에 관심을 보인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들도 이제는 그런 단계에 접어 들고 있다. 특히 최근에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디젤 엔진에 대한 인식의 변화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디젤차는 시끄럽고 진동 심하고, 매연이 배출되는 승차감이 좋지 않은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런 한국시장에 디젤 바람이 불고 있다. 그것도 유러피언 디젤이어야 한다. 얼마 전 출시된 닛산의 Q50도 그렇고 말리부도 유러피언 디젤을 강조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의 디젤차 비율의 증가는 폭발적이다.

수입차 시장 디젤차 점유율은 2010년 25.4%에서 2011년 35.2%, 2012년 50.9%, 2013년 62.1%에 달했다. 2014년은 더 극적이다. 2월 집계로 69.8%가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출시됐다. 판매대수로 보면 2010년 연간 2만3천6대에서 2013년에는 네 배에 가까운 9만 7,185대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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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보면 유럽이 디젤차 비율이 55%를 넘었지만 미국과 일본 등은 여전히 1% 전후의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시장은 특별한 배경이 없이 순전히 수입차 업체들, 특히 유럽차 업체들의 마케팅에 의해 증가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것은 유럽차 업체들이 디젤 엔진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디젤 엔진에 대한 각 지역별로의 시각 차를 잠깐 짚고 넘어가자. 2009년 코펜하겐 기후협의회 기간에 글로벌오토뉴스에 게재했던 글 일부를 인용한다.

"하지만 개발 도상국들은 화석 연료를 태워 산업을 일으킨 선진국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온실 가스 규제 기준과, 감축에 들어가는 비용 분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시각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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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적인 것은 세계 1, 2위 온실 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 하는 것이다. 연간 300억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미국이 60억톤, 중국이 50억톤을 배출한다. 두 나라는 입장이 정 반대다. 미국은 이미 그동안의 산업화를 통해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왔고 중국은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배출량이 급증했다. 그런만큼 이산화탄소에 대한 시각도 다르다. 서로 상대편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토의정서와 달리 코펜하겐 의정서에 미국이 비준을 하게 될 지 아직은 미지수이다.

이제는 각국의 정부는 물론이고 자동차회사, 에너지관련 회사들이 각자의 입장에 따른 데이터가 아닌 지구를 위한 분명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술적으로도 입장의 차이가 과정의 차이를, 나아가 결과의 예측도 달리하게 한다.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의 22.2%를 차지하고 있는 운송 부문 중에서 자동차는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배출량 저감의 첫 번째 대상으로 지목되어 있다. 내연기관 엔진 중 이산화탄소 저감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클린 디젤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그 기술이 유럽 국가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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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여전히 디트로이트 빅3의 회생을 위해 그 힘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전기차로 그들의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하이브리드 기술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토요타가 버티고 있다. 사고방식의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전문적이지 않은 전달 매체들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어 어느쪽이 더 효율적인지에 대한 확고한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 또 그것을 담당하는 각국의 정부 당국자들도 에너지에 따른 효율성이라든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해 솔직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국만하더라도 내연기관의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가솔린과 디젤, LPG, CNG 등에 대한 배출량에 대한 자료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정부와 자동차회사, 그리고 다른 나라들이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과거의 사고방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은 디젤 택시를 사용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방해를 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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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기준 전 세계의 디젤차 50%가 유럽시장에서 팔렸다. SUV의 경우는 80%가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출고됐다. 유럽 다음으로 디젤 엔진 비율이 높은 메이저 시장으로는 인도다. 2012년 기준 전 세계 디젤 승용차의 15%를 점했다. 인도 내에서만 보면 50% 이상이 디젤차다. 1000명당 16명의 자동차 보유대수인 인도의 사정을 감안하면 디젤차 수요증가의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미국은 2% 가량의 점유율이다. 미국은 2013년에 미국 메이커들도 디젤차를 출시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DTF(Diesel Technology Forum)는 2023년이 되면 클린 디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7.8%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비 규제 강화와 디젤차 출시를 통해 클린 디젤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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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F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미국의 클린 디젤 판매는 24.3%가 상승했다. 2012년 말 기준으로 클린 디젤의 점유율은 2%이며 2023년에는 최대 17% 이상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같은 기간 중대형 차량의 디젤 점유율은 최소 94%까지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젤 엔진 부품 전문 업체 보쉬는 2018년 미국 자동차(중대형 상용차 제외) 시장 내 디젤차 판매 비중이 10%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연비 규제 대응책으로 업체들이 가솔린 차보다 연비가 높은 디젤차를 잇달아 출시 중이거나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한편 천연가스와 프로판, 전기차의 점유율은 1%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도 1% 가량의 점유율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럽 메이커들의 디젤차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2014년 3월 기준으로 폭스바겐 그룹이 미국의 승용 디젤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였다. 3월 폭스바겐 미국의 판매 대수는 3만 6,717대, 이중 디젤은 9,764대였다. 그런 독일산 디젤 엔진에 대한 인지도 상승과 함께 쉐보레도 크루즈와 캡티바 등에 GM의 유럽 파워트레인에서 개발한 디젤 엔진을 탑재했고 올 해 말리부에도 추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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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가솔린 사양이 출시되었을 때부터 차체 강성에 대한 강한 인상 때문에 디젤 엔진의 출시를 기대했었다. 한국 GM은 말리부에도 기존에 캡티바 등에 탑재한 VM모토리와 GM유럽 파워트레인이 공동 개발한 독일산 디젤 엔진을 탑재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캡티바용은 국내에서 생산되고 말리부용은 독일 오펠에서 생산한다. 변속기도 초기 잡음 때문에 아예 아이신제를 조합했다. 물론 오펠에서 두 조합에 대한 검증을 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한국 GM은 올 들어 두 달 동안 말리부 가솔린 버전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더불어 디젤 사양도 올 1년 목표치를 한 달만에 달성했다고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2014년 3월 쉐보레 말리부의 판매는 1,378대로 그 중 말리부 디젤은 216대로 15.7%의 점유율을 보였다. 4월에는 말리부의 판매는 10% 정도 증가하고 디젤은 전달보다 두 배정도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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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사분기 말리부의 판매대수는 3,263대로 2012년 3월보다 49.7%가 증가했다. 크루즈도 4,082대로 52.5%가, 캡티바와 올란도, 트랙스 등 MPV도 8,505대로 41.8%나 증가했다. 말리부 디젤은 출시 당시 연간 판매목표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인할 수는 없지만 라인업 확대는 판매의 증대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랙스 등을 출시한 2013년에도 2012년보다 3.7% 증가한 15만 1,040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올 해에는 말리부 디젤이 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중형 세단 말리부 디젤 사양은 쉐보레 브랜드가 한국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게 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다만 엔진과 트랜스미션등 외부로부터 수급하는 핵심 부품의 공급이 원할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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