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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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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6-02 23: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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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성장하는 자동차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화두는 무엇일까. 석유고갈론과 이산화탄소라는 종교도 이제는 퇴색해 가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도 전동화라는 테두리 안에서 과도기적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대신 자율주행자동차가 가장 큰 이슈로 부상해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교통사고 예방이다. 하루 3,000명, 연간 130만명 가량이 사망하는 지구촌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자로부터 스티어링 휠을 빼앗자는 것이 시작이다. 다음으로 대형 장거리 트럭운전자 인력부족해소, 연비성능 향상, 그리고 노약자와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 등이 있다. 그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실버카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미국의 한 조사회사에 따르면 55세 이상의 인구가 곧 40%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인구의 고령화는 지역을 불문하고 공통된 내용이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평생 동안 평균 13대의 자동차를 구입한다고 한다. 그 중에서 50세를 넘어 구입하는 차가 7대로 50세 이전보다 많다. 포레스트 리서치에 따르면 55세 이상이 온라인 금융활동, 쇼핑, 연예활동에서 55세 이하보다 더 활동적이라고 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들이 훨씬 더 많은 소비를 한다는 얘기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 50세 이상의 세대는 자동차를 더 자주 교체할 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 비해 더 고가차를 구입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미국시장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가 모델들의 판매가 많다. 금융위기 등 상황이 좋지 않아도 이들 럭셔리카의 판매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이 입증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다. 이런 점에 착안해 BMW는 2011년 60세 이상의 실버 드라이버를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었다. 이들 세대는 과거에 비해 더 부유하고 건강하며 수명이 길다. 그렇다면 앞으로 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 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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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는 우선 독일과 미국, 일본시장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생활 패턴을 조사했다. 자동차 이외에도 노령층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경험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 보았다. 특히 직접 설문을 통해 만나는 사람이 누구이며 여행은 누구와 같이 가는지 등 일상생활에 대해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데이터를 축적했다. 예를 들어 맥주와 축제, 운동 등 이들이 중시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 자동차 이외의 생활은 무엇이 있는지, 개선 사항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파고 들었다.

물론 자동차를 이용할 때의 느낌도 확인했다. 그들은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예가 많았다. 오늘날 내비게이션은 다양한 정보를 통해 운전을 하지만 실제로 이들 세대에게는 편치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 세대 역시 신기술에 대한 호기심은 젊은 세대 못지 않지만 신기술을 활용하고 그것을 의존하는 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완전치 않다는 응답을 보였다. 이들은 내비게이션이 있지만 거기에 구글과 일반 지도까지 동원하는 양상을 보였다. 좋은 장비가 있어도 익숙치 않아 실제 상황에서는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하나의 예인 것이다.

품위를 중시하고 기대치가 높은 소비자군인 이들 노령층은 그들의 일상 생활에 있어 개선해야 할 필요성은 느끼면 지체 없이 지출을 결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50세 이상에서 7대의 자동차를 구입한다는 통계가 그런 내용을 뒷받침해 준다. 자동차회사의 입장에서는 고령층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면 젊은 층의 요구도 유추할 수 있다는 점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차량을 개발할지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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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는 2011년 소비의 양극화, 도시화, 기술의 진화, 보여 지는 사회, 다양해 지는 문화라는 시대적인 흐름을 배경으로 미래 자동차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바 있다. 그 중 도시화 속에서 대한민국 시니어의 갈등 요소를 조기 노화로 꼽아 주목을 끌었었다. 56.3세라는 너무 빠른 은퇴 나이로 사회적 노화, 경제적 노화, 심리적 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직 창창한데 벌써 일선에서 물러 나야 하니 답답한 장노년층들의 생활상을 연구하고 그들이 자동차를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조사했었다. 이 역시 BMW의 실버카와 맥락을 같이 하는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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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동차회사들의 연구가 최근 자율주행자동차가 부상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각종 적극적 안전장비가 등장하면서 사고 없는(accident free) 자동차의 등장이 가시화되면서 노약자와 장애인들을 위한, 그러니까 경제적으로는 여유가 있지만 이동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시작은 각종 경고장치이다. 운전자 시야의 사각지대에 차가 있을 때 경고음을 내는 레이더 센서는 이미 일상화되어 있고 중소형차에까지 보편화되어 있다. 센서는 물론이고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더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런 장비들은 자율주행자동차가 사고 예방의 차원을 넘어 노인 운전자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할뿐만 아니라 모든 운전자들이 더 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미국에서 5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에 달할 것이라는 점은 자율주행자동차의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들은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독립적이고 이동성이 자동차를 통해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할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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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데이터는 65세 이상의 인구는 25세 이하의 인구에 비해 새로운 자동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4배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인 운전자들의 자동차 등록 비율은 최근 몇 년간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젊은 운전자들의 자동차 등록 비율은 감소하고 있고 이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IHS 자료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분석한 자료는 베이비 붐 세대는 여전히 건재하고 X세대보다 더 많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은 베이비 붐 세대 고객들이 신체적 조건은 약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자유롭게 이동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BMW와 기아의 예에서 보았듯이 생각은 있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만만치 않다. 실제로는 중장년층을 타겟 마켓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정작 광고 문구에는 '달리는 즐거움'이라든가 '역동적'이라는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장년층들은 그들이 나이 들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BMW는 백발의 장년이 Z4로 인생을 젊게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광고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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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면 자동차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비록 실버카라고 할지라도 '노인'을 위한 자동차처럼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충족시켜야만한다. 그것이 사실은 딜레마이고 풀어야 할 숙제이다.

하지만 오늘날 등장하는 소위 말하는 첨단 기술을 만재한 자동차들은 사실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나이와 장애를 떠나 모든 세대가 더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모든 기술이 나이에 관계없이 사용자들의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사각지대 경고 장치를 비롯해 차선이탈 경고시스템, 충돌 회피 자동 브레이크, 음성인식 등은 이미 우리에게 일상화되다시피 했다. 여기에 손동작과 운전자의 눈동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술까지 가시권에 들게 되면 자동차의 개념은 또 한 단계 변화할 수 있다.

음성인식을 통해 내비게이션 뿐 아니라 주행 시스템을 조작하고 공상과학에서나 나올 법한 내가 생각만 하면 그것을 읽어 반응하는 자동차가 등장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은 더 직관적이고 조작하기 쉬운 자동차를 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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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자동차 안의 전기 전자 장비는 오늘날 노년층에게는 여전히 다루기 쉽지 않다. 앞서 언급했듯이 내비게이션만 하더라도 디지털 맵만으로는 부족해 별도의 인쇄된 지도책을 구비하고 또 스마트폰까지 동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좋은 예다. 비디오게임이나 휴대폰,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소위 말하는 디지털 유목민들에게 첨단 장비는 골치덩어리이기도 하고 새로운 발전과 변화의 기회로 흥미거리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 전 세계 자동차회사들은 배터리 전기차는 전동화라는 테두리로 묶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과도기적인 존재로 여기고 개발은 하되 일정거리를 두고 있다.

그보다는 자동차 기술의 다음 단계인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예측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2020년부터 실용화가 시작되어 2035년이면 30~70%의 자동차가 자율주행기술을 채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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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자율 주행자동차의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타겟 마켓으로 노약자와 장애인을 꼽고 있다. 신체적 제약을 가진 운전자들에게 보다 큰 이동성을 제공해야만 한다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있는 GM을 비롯해 대부분의 자동차회사들은 지금 자율주행자동차를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까에 골몰하고 있다.

모든 연령대의 운전자를 돕는 존재로서 자동차의 포지셔닝을 하겠다는 것, '어쩌면 실버카라는 표현보다 시장에 훨씬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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