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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 확대와 C클래스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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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6-08 10: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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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D세그먼트 세단 C클래스 5세대 모델이 상륙했다. 리틀 S 클래스라고 불릴 정도로 강한 존재감이 포인트다. 새로 개발한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차체를 비롯해 섀시, 파워트레인이 모두 새롭게 바뀌었다. 진화를 넘어 혁신이라고 할 정도로 극적인 변화를 추구했다. 차체에서 알루미늄 비율이 50%에 달한다. 차체 사이즈는 커졌지만 100kg의 경량화를 통해 시대적인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있다. 시승에 앞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라인업 확대 현황과 C클래스의 포지셔닝과 역할을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C클래스의 원조는 코드네임 W201의 190시리즈다. 1987년 한국에 가장 먼저 수입된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의 소형(?) 세단 190E를 시승했을 때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같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이지만 BMW 3시리즈와의 확연히 다른 성격 때문이었다. 당시로서는 일반인들이 스티어링 휠을 잡아 보는 것도 어려운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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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90E는 동급에서 BMW 3시리즈를 추격하는 입장에 있었다. E2 세그먼트에서는 S클래스가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했었으나 D세그먼트의 강자는 3시리즈였다.

그 D세그먼트에 메르세데스 벤츠가 190시리즈를 투입한 것은 어디까지나 두 차례 석유파동의 여파가 컸다. 연비성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더불어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도 중요한 이유다. 적어도 당시의 상황은 그랬다. 디지털 원주민들이 유목민들이 겪었던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만큼이나 오늘날 신세대들에게는 선뜻 와 닿지 않는 내용일 수도 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S클래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층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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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세를 몰아 1993년 코드 네임 W202부터 차명을 C클래스로 바꾸었다. 스타일링 디자인은 여전히 리틀 S클래스였다. 2000년의 코드 네임 W203에서는 두 개의 원이 합해진 형상의 헤드램프로 바뀌었다. 메르세데스로서는 파격적인 변화였다. 여기에 쿠페와 해치백 모델도 라인업에 추가됐다. 이 역시 메르세데스 벤츠의 볼륨을 증대시키는데 지대한 기여를 했다.

2007년의 코드 네임 W204도 클래식과 엘레강스, 그리고 아방가르드는 세 꼭지별의 위치를 달리해 또 다른 변화를 시도했다.

C클래스를 비롯한 3시리즈, A4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이후 날개를 달았고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을 거듭했다. 지금은 연간 판매 200만대 목표가 당연시되어 있다. 그러는 사이 라인업은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따지면 양산 브랜드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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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는 C세그먼트 이하에서 A와 B클래스의 라인업을 다섯 개로 늘렸다. 세그먼트 확장과 더불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외연을 넓혀 가고 있는 것이다. 2013년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의 판매가 2012년보다 9.7% 증가한 146만 1,680대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 배경에는 쉴 새 없이 새로운 세그먼트와 장르의 개척이 있다. 2인승 경량 로드스터 SLK를 비롯해 럭셔리 GT 스포츠카 SL, 프리미엄 SUV ML클래스, 미니밴 성격이 강한 크로스오버 R클래스, 4도어 쿠페 CLS, 모노볼륨카 A클래스 등 다양한 장르의 새로운 모델들을 앞서 개척한 트렌드세터다. SUV부문에서도 정통 오프로더인 G클래스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SUV의 선구 모델인 ML클래스, 대형 SUV GL 클래스, 그리고 컴팩트 프리미엄 SUV GLK까지 이 장르에도 이미 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그뿐인가. SUV 투어러라는 장르라고 주장하는 R클래스까지 있다. 이 부문에만 5개의 모델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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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BMW와 아우디도 공통된 내용이지만 희소성이 조건인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대수가 너무 많이 입지가 약화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다임러 AG의 CEO 디터 제체(Dieter Zetsche)의 답은 분명하다. 세그먼트와 장르의 확장 속에서 동시에 최상급 모델들의 상품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S/E/C클래스를 말하는 것이다. 오히려 소형 라인업의 확대로 엔트리 모델을 찾은 젊은 유저들을 끌어 들여 장기적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얘기인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소형 라인업은 이미 출시되어 있는 A클래스를 시작으로 B클래스, CLA, 그리고 크로스오버로 분류되는 GLA 등이 있다. 여기에 CLA 슈팅 브레이크도 2014년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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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다. CLA와 GLA의 수요가 가히 폭발적이다. 디터 제체 회장이 판매 증가와 공급을 넘어서는 수요로 인해 인센티브를 낮추고 일부 모델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힐 정도다. 그는 올 해 큰 폭의 신장을 기대한다며 그가 방문하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딜러들로부터 CLA 와 같은 컴팩트카의 공급을 늘려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들 컴팩트 라인업은 연간 45~50만대 정도가 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 B만 있을 때는 20만대 규모였던 것에 비하면 두 배가 훨씬 넘는 것이다. 2013년 벤츠는 A클래스, B클래스, CLA를 합쳐서 37만 1,399대를 판매했다. 올 해에는 50만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0년 BMW와 아우디를 제치고자 하는 전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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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사분기 메르세데스 벤츠의 소형차 판매는 44% 증가했으며 동시에 플래그십인 신형 S클래스도 43%나 늘었다. 다임러 AG는 2014년의 영업이익도 2013년의 79억 유로를 훨씬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14년 1월부터 4월까지 누계 출고 대수가 50만 7,3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나 증가했다. 그 중 컴팩트 클래스가 4분의 1 가량이다. 이들 소형 모델들은 다른 브랜드의 유저를 끌어 들이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미국의 CLA 구매자의 80%가 다른 브랜드로 부터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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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2013년 메르세데스 벤츠의 세그먼트별 글로벌 판매대수는 다음과 같다. A/B/CLA클래스 38만 3,700대, C/SLK클래스 35만 6,700대, E/CLS클래스 33만 2,300대, S/CL/SL/SLS/마이바흐 7만 1,400대 등이다.

디터 제체는 프리미엄 브랜드 수위 자리를 2005년 BMW에 내 주었고 아우디에게도 밀렸지만 2020년에는 탈환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를 위해 메르세데스 벤츠는 2020년까지 30개의 뉴 모델을 쏟아낸다. 물론 전혀 새로운 장르의 모델들이 주를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경제의 발전과 부의 증대로 인해 하이엔드 제품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틈을 타 이들의 상승세는 예상을 훨씬 뛰어 넘고 있다. 특히 중국이라는 블랙 홀은 이들에게 달린 날개를 더욱 힘차게 해 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성장은 주로 개발 도상국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하면 이들 컴팩트 프리미엄 모델들은 양산 브랜드들까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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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을 잡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 S와 E, C다. 20세기에는 이들이 중심이었고 연간 판매대수 60만대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200만대를 목표로 하는 상황에 이들 세 모델이 이제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이미지 리더가 되어 있다. 이들이 최고급 이미지를 구축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판매대수는 컴팩트 모델들이 수행한다는 것이다.

5세대 C클래스가 리틀 S클래스라고 불릴 정도로 다시 방향 전환을 한 이유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제 C클래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중형 세단이 아니라 프리미엄 중의 프리미엄 군에 속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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