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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309가 아닌 30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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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7-17 04: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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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푸조의 차명은 세대가 바뀔 때마다 하나씩 올라갔다. 그러니까 선대 모델은 3시리즈의 8세대 모델이다. 이번이 9세대이므로 309로 바뀔 줄 알았다. 10세대 모델의 차명이 과연 310으로 바뀔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309까지는 갈 것이라고 믿었었다. 그런데 308을 그대로 사용했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이유는 8이라는 숫자에 있다. 우리는 7이나 9를 좋아하지만 세계적으로는 8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나라가 많기 때문이라고 푸조측은 설명한다. 하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중국시장을 다분히 의식한 네이밍이다. 오늘날 중국의 종교는 돈이다. 그 돈을 번다는 의미의 단어가 숫자 8의 발음과 비슷해서 중국인들은 8자에 열광한다. 2008년 8월 8일 베이징 올림픽에서 그런 그들의 문화를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앞으로 푸조의 모델들은 모두 8로 고정된다. 308을 시작으로 108, 208, 408, 508에서 더 이상 차명이 바뀌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그마저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시장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네이밍에 관한 자동차회사들의 고민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2세대 308의 또 다른 포인트는 골프를 의식한 차만들기이다. 처음은 아니다. 307이 등장했을 때도 그랬었다. 2001년에 데뷔한 307은 그 전에 모터쇼를 통해 컨셉트 모델로 선보였던 프로메테의 시판 모델이었다. 2박스 모노 스페이스라는 장르로 구분했었다. 그러면서 외관과 실루엣은 혼다 시빅과 비슷한 터치인데 성격은 골프와 비교 되는 차였다. 골프를 벤치마킹한 흔적이 많았었다는 얘기이다.

2세대 308은 그런 점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적어도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에서는 '푸조 다움'이 많이 희석되었다. 엠블렘만 떼면 브랜드를 알아채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파격적인 변신을 했다. 흔히 말하는 유러피언 C세그먼트 해치백 모델의 전형으로 바뀌었다. 개성을 포기한 대신 글로벌화를 추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적어도 오늘날 자동차시장에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숙성된 선진 시장보다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의 존재감 확보를 고려할 때 필요한 것은 그런 개성보다는 고급감이 우선이다.

사실 여러가지 이유들 때문에 프랑스 메이커들의 자동차는 그들의 예술적인 감각을 최대한 살리면서 동시에 실용적인 모델들을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다. 푸조의 경우는 5세대 모델까지 이탈리아의 카로체리아 피닌파리나의 디자인에 의존했으나 206cc를 필두로 6세대 이후에는 르노와의 컬러는 다르지만 전위적인 디자인을 채용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판매를 끌어 올린 경험이 있다.

그런데 9세대 3시리즈인 308은 다시 205 시절에 보여 주었던 오래 보아도 실증 나지 않는 터치로 회귀했다. 그냥 디자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하나의 컨셉으로 두 세대의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에 혁신(Revolution)이 필요한 시점일 수도 있다. 다른 말로 하면 푸조도 지킬 것은 지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 강화를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해치백에 대한 애정. 선진국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우리에 비해 훨씬 실용적이고 검소한 소비생활을 하는 것을 보여 준다. 해치백이 대표적이다. 유럽시장 C세그먼트 모델 중 해치백의 비율이 43%, SUV/CUV가 26%, MPV가 16%다. 프랑스의 경우 전장이 4미터가 넘지 않는 모델의 판매 비율이 50%를 넘는다. 자동변속기의 비율도 우리나라는 100%에 가까운데 비해 프랑스는 5% 남짓에 불과하다. 심하게 표현하면 우리는 말뿐인 절약인데 반해 그들은 생활 속에서 가능한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 결국은 문화로까지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푸조 308은 그런 실용적인 소비생활을 하는 대표적인 나라인 프랑스를 대표하는 푸조 브랜드의 중핵 모델이다. 선대인 307의 경우 2001년 데뷔 이후 단종될 때까지 372만 1,868대가, 1세대 308 은 154만 5,677대가 팔렸다.

푸조의 행보에 분명한 변화가 느껴진다. 소형차 위주의 유럽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메이저 업체들이 그렇듯이 중국시장을 고려한 차만들기가 눈길을 끈다. 좀 더 크고, 좀 더 화려해야 하는 것이 포인트다. 2세대 308은 기술적인 진보와 글로벌화의 추구라는 두 가지 명제로 어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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