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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그룹 1000만대 시대, LF 쏘나타가 리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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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7-29 02: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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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는 세계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분명하다. 현행 LF 쏘나타는 균형잡힌 차만들기로 글로벌 경쟁 모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YF 쏘나타에 비해 타겟 마켓층을 폭 넓게 선정한 스타일링 디자인이 그런 평가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모델체인지를 하는 이유인 "의도된 진부화(Planned Obsoloscence)'라는 측면에서 보아도 충분히 주목을 끌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기본기에 충실한 차만들기를 했다고 강조하는 것은 지금 현대자동차가 스스로의 상황을 위기라고 파악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2004년 폭스바겐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2009년 토요타가 리콜 문제로 흔들렸을 때 내 세운 캐치프레이즈는 "Back to the Basic"이었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는 자동차회사이기 때문에 품질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현대기아차 그룹이 기본기를 강조하는 것은 지금 그들의 상황을 위기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10대자동차회사들은 대부분 21세기를 전후해 경영난을 중심으로 한 위기에 처했다가 재도약했다. 닛산은 20세기말 부도 위기에서 르노의 지원으로 살아났고 폭스바겐은 작센 주정부, GM은 미국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토요타만이 스스로 난관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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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현대기아차 그룹은 지금 다른 메이커들과는 다른 형태로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할 수 있다. 짧은 시간 동안에 급성장하면서 안팎으로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를 품질이다. 주력 해외시장인 미국에서의 품질지수 향상과 판매증가와는 달리 내수시장에서 일련의 품질문제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 중대한 경고라 할 수 있다.

이는 사실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2009년 1,000만대 가까운 리콜을 했던 토요타나 올 들어 2,900만대의 리콜을 하고 있는 GM의 경우가 잘 보여 주고 있다. 오늘날 자동차회사들은 비용저감을 극복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생산의 현지화를 추구하면서 겪고 있는 현상이다.

품질은 개발 품질, 생산 품질, 판매 품질로 구분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의 개발 품질은 분명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수준에 달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양산 브랜드로서의 필요충분 조건은 갖추고 있다. 지금 생산 품질과 판매 품질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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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장에서 그런 품질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재기된 것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의 소비자들은 세계적으로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그런 소비자들이 지금까지 현대기아차, 아니 한국의 자동차산업을 키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그런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결코 틀리지만은 않은 것 같다.

현대 쏘나타의 신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면 현대기아차그룹이 막 이륙을 하기 시작했을 때인 2005년 전후에도 국내에서는 현대기아차의 미래에 대해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21세기 초 "살아남을 10대 메이커", 2005년을 전후로 거론되었던 "살아남을 6대 메이커"에 현대기아차그룹은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해외의 거대 메이커들은 물론 세계적인 마케팅 회사들도 현대자동차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냈었다. 40년 전 현대자동차가 고유 모델을 만든다고 했을 때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기본적인 시각은 변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것은 단지 외부의 시각만이 아니었다. 우리나라 안에도 상당 부분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현대자동차 그룹이 과연 언제까지 갈 것인가 하고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특히 그동안 현대자동차가 걸어 온 길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전문가'로 분류되는 사람들일수록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었다. 그만큼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부정적인 시각 속에서 성장해 왔으며 그 시각을 떨쳐 버리지 못했던 것이 불과 수년 전이었다.

그런데 현대기아차는 이륙을 했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009년 464만 1,968대, 2010년 573만 9,557대, 2011년 659만 1,027대로 매년 100만대씩 증가했다. 2012년 712만 2,127대, 2013년 756만대로 주춤했지만 2014년에는 목표인 786만대를 넘어 800만대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었다. 2005년 기자는 "쏘나타, 신화를 창조하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쏘나타의 존재감을 높여 신화창조하라는 조언이 주 내용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찾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현대자동차 그룹은 ‘제 2의 기회’를 맞았다고 했었다. 그 때의 원고를 일부분 그대로 옮겨 본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지금 현대와 기아자동차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물론 그것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토요타 등 일본 업체와 프리미엄 브랜드로 세계를 호령하는 독일 업체들을 당장에 누를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세계 자동차산업에서의 포지셔닝을 찾을 수 있고 그 시장에서는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이다.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는 독일 메이커들이 여전히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고 중가 시장에는 미국과 일본 메이커들이 서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상품성을 더욱 강화해 가고 있다.

현대와 기아자동차는 적어도 저가 시장에서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일본차나 미국차, 유럽차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제품력을 갖추고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현대와 기아자동차만의 독자성을 확립해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는 것이다. 그 기회를 살리느냐 아니냐는 어디까지나 현대자동차 그룹의 몫이다. "

더불어 기업체는 물론이고 소비자들도 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흔히들 현대를 변화의 시대라고 얘기한다.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바뀌고 있는가.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모든 고정관념이 쓸모없는 시대다. 변화란 사전적 의미 외에 ‘유지하려는 힘과 이를 깨려는 힘이 더 커서 결국 균형이 무너지는 상태’를 말한다. 변화는 속도가 빠르며 예측하기가 어렵고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그것은 패러다임(Paradigm)이 변한다는 얘기이다. 21세기 패러다임의 변화는 고객의 요구와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을 선도 할 수 있는 힘(Power)과 민첩성(Agility)이 기업에게 요구되어진다. 따라서 변화를 바라보는 눈과 그것을 느낄 수 있는 기업력을 구축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게 되었으며 , 그 숙제의 해결여부가 생존의 최대의 열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피해의식, 열등의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에서도 대한민국은 IT강국이 되었고 가전제품은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LCD 모니터는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반도체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국산 휴대폰이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오를 날도 머지않았다."

당시의 필자의 예측이 상당 부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시 말해 아무도 할 수 없다고 했던 예측과 달리 현대기아차그룹이 세계 5위의 메이커로 부상한 것은 분명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스스로를 폄하하는 자세에 익숙해 온 것에서 조금은 벗어난 것 같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갖게 됐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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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상황도 물론 현대기아차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이 일본 메이커들이 세계화를 하는데 배경이 되었다면 21세기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현대기아차가 존재감을 높이는데 큰 힘이 되었다. 석유가격의 고공 행진으로 기름 덜 먹는 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일본차 이외의 또 다른 대안을 찾은 소비자들의 눈에 현대기아차 들어왔고 그 시대적인 요구에 부응한 모델들을 갖추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일취월장했다.

2005년에 했던 예측이 지금도 거의 그대로 일치하는 대목이 있어 다시 그대로 옮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그룹은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왔고 지금도 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현대자동차는 성공으로 향한 길을 걷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니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그것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통합으로 인해 규모의 경제의 틀을 갖추었고 세계적인 석유 위기로 인해 저가 저 배기량 차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현대와 기아차에 소비자들이 고개를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

자동차산업은 신규업체가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다. 각종 특허로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고히 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엘론 머스크가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기존 업체들은 테슬라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 그룹이 세계 5대 메이커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간단히 평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LF 쏘나타, 제품으로 소비자들과 대화한다.

이제 현대자동차는 차만들기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1,000만대 시대가 눈 앞에 있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세가 필요한 때다. 제품으로 소비자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 과거에는 디자이너의 명성을 보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했다면 지금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다시 말해 '소비자 시대'라는 얘기이다.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만이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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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2세대 제네시스와 LF 쏘나타의 변화는 주목을 끈다. NF가 YF로 바뀔 때는 파격으로 시장의 눈길을 끌고자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194만대의 판매대수가 입증해 주고 있다. LF에서는 의도된 진부화(Planned Obsoloscence) 전략을 보이지 않은 변화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 '달리고 돌고 멈추는' 자동차의 본질을 강조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토요타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내걸었던 'Back to the Basic'을 전면에 내 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잘 나가는 상황에서도 내부적으로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말도 된다. 양산 브랜드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이 '성능'보다는 '품질'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지금 품질 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2014 J.D.파워 초기품질조사에서 2005년과 2006년에 이어 다시 토요타를 앞서는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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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LF에서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품질을 염두에 두겠다는 자세가 보인다. 더불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좀 더 넓게 받아 들이고자 하는 의도도 보인다. 타겟 마켓을 끌어 내렸던 YF보다 LF 쏘나타는 좀 더 성인 취향으로 바뀌었다. YF가 Revolution(혁신)이었다면 LF는 Evolution(진화)이다. 분명 선대 모델보다는 폭넓은 수요층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그들의 의도를 유저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과제다.

인테리어도 화려함에서 안정적 이미지로 바꾸어 더 넓은 소비자층에게 어필할 수 있게 됐다. 화려한 디자인을 위해 기본에서 어긋난 차만들기를 했던 선대 쏘나타와 달리 균형감각을 중시했다. 운전자의 감성 만족을 위해 스위치를 공조, 주행모드 8개 그룹으로 구분했다고 설명한 대목은 사용자에 대한 배려에 본격적으로 눈을 떴다고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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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을 강조하기 위해 강성 확보를 추구했다. 중량 증가라는 핸디캡을 감수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현대자동차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주행성에서는 제네시스가 좌로 두 클릭했다면 쏘나타는 한 클릭 했다. 표현만이 아닌 실제로 유러피언 감각의 하체 감각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물침대'라는 표현을 썼던 것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변화다.. YF 쏘나타는 섀시가 엔진을 감당하지 못했었다. LF쏘나타는 섀시가 엔진을 이기는 쪽으로 역전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YF 쏘나타의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호했던 젊은 층 유저들에게는 LF 쏘나타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2리터급 패밀리 세단이 갖추어야 할 덕목 중 중요한 점은 폭 넓은 유저층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의 파격에 아쉬워 하는 유저들을 위해 내용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차 만들기를 시도했다. 또한 경제성이 최우선인 시대에 큰 차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중형 세단으로서의 상품성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LF 쏘나타는 충분한 조건을 갖춘 차다. 그것을 어떻게 시장에 어필하느냐가 앞으로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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