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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그룹 신차 개발 산실 테크노 센터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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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10-02 06: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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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남부 일드 프랑스 지역에 있는 르노의 글로벌 테크니컬 센터 중 테크노 센터를 방문했다. 파리를 중심으로 반경 50km 이내에 위치한 글로벌 테크니컬 센터는 르노 창립 100주년을 맞은 1998년에 헤드쿼터를 현재 위치로 정해 르노그룹의 글로벌 개발 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르노 테크노 센터의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한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르노는 1898년에 창업해 올 해로 116주년을 맞는다. 첫 번째 마차에 엔진을 얹은 A타입부터 변속기를 장착할 정도로 앞선 기술력을 보였던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2차 대전을 계기로 국영기업었던 역사를 갖고 있는 르노는 민영화 이후에도 우여곡절을 겪었었다. 1983년 10만 명이 넘었던 르노의 종업원은 1993년 6만 6,600명까지 줄어들었었다. 그만큼 부침이 심했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1998년 닛산과의 자본제휴가 보여 주듯이 이후에는 탄탄한 실적을 보여 주고 있다. 다만 중대형 모델 부재로 미국에는 아예 판매를 하지 않는 등 아직까지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위상은 강하지 않다. 2013년에 전 세계에 213만여대를 판매한 르노는 12만 1,803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2013년 기준 매출액은 409억 유로에 달한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2013년 글로벌 판매는 826만대에 달했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20km 떨어진 이블린에 위치한 테크노센터에는 1만 6,00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근무하고 있다. 전 세계 56개국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디자인 센터는 한국을 포함한 40여개국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근무하고 있다. 테크노센터의 업무는 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제품 생산(프로토 타입), A/S를 비롯한 판매까지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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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가 테크니컬 센터를 19998년 테크니컬 센터를 통합하게 된 배경은 시장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르노 그룹 차량 설계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한 곳에서 통합 관리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영업 및 마케팅 부서가 2010년도에 새로 이전하면서 테크노센터의 규모가 더욱 커지게 되었다. 지금은 테크노센터에서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링과 영업 및 마케팅을 모두 총괄하고 있다. 그로 인해 고객 납기 준수 및 시장 수요에 따른 생산계획 등을 담당하기 위해 재고 및 생산능력을 관리하는 제조 및 글로벌 공급체계 관리부서도 테크노센터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전까지는 모델 하나 개발하는데 유럽 메이커들은 60개월, 일본 메이커들은 43개월이 소요됐었다. 르노자동차도 1980년대까지 50여개국에 개발 센터가 산재해 있어 시간이 많이 걸렸고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 물론 시간 낭비로 인한 비용 압박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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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1991년부터 1998년까지 7년 동안 테크노센터 통합작업을 벌였고 르노 창립 100주년을 맞아 오픈하게 된 것이다. 당시 투자비는 10억 유로에 달했다. 테크노센터에는 르노 직원이 8,942명, 외부 용역 서비스 직원이 2,961명에 달한다. 면적은 150헥타에 내부 도로만도 23km에 이른다. 972개의 회의실에 7개 식당, 1만 1,4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원의 80%가 승용차로 출근한다고 한다. 자연 친화적인 시설을 위해 10만 그루에 달하는 나무를 심었다.

테크노센터는 차량개발 단계에 따라 여러 건물로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건물인 Avancée(진보) 빌딩에서는 신규모델의 초기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시장조사 및 전반적인 추세분석 결과, 혁신 및 설계 관련 사항을 모두 고려하여 신규 모델의 기술 및 스타일의 전반적인 사항을 결정하게 된다.

두 번째 건물인 LaRuche(라뤼쉐)에서는 르노 그룹 엔지니어링 부서 소속의 엔지니어들과 기술자들이 모여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이를 통해 섹션별로 신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각 프로젝트 팀은 한 가지의 차량을 개발하게 되며 여러 부서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구매, 품질, 생산공정기획 등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이에 참여하고 있다. 제품-공정 엔지니어와 구매 및 품질부서 직원들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생산전문가들이 좀 더 일관된 방식으로 전세계 르노 그룹 생산공장의 실적 및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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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 그룹의 차량을 설계하는 모든 연구개발팀은 바로 이 테크노센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곳에 소속된 임직원들은 사전 조사부터 양산을 위한 최종 모형 제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테크노센터의 업무 목표는 차량개발에 혁신성을 부여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며, 비용 및 생산시간을 절감하고 르노 그룹 차량의 국제영업을 확장시키는데 있다.

생산시스템관리부서에서는 르노 그룹의 모든 공장에서 운영중인 르노생산시스템(Renault Industrial System)을 설계 및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계 수준의 운영기반을 구축하고자 한다. 해당 부서에서는 각 공장에서 운영관련 기법 및 절차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원 부서인 구매부서에서는 르노 그룹의 전략적인 목표에 따라 실적을 최대한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구매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르노 닛산 구매 조직(Renault Nissan Purchasing Organization)은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면서 르노 및 닛산 브랜드 발전을 위해 협력업체의 수준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고 있다. 업무관리 및 기획부(Management Control and Planning Department)에서는 사내 전략적 목표 및 운영규정 상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사부에서는 현장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적절한 인사관리를 실시하고 그룹의 성장 및 국제적인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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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저감이 과제인 양산 메이커인만큼 르노의 현재 설계 및 개발 업무의 90% 정도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술을 통해 처리되고 있다. 테크노센터에는 5,000개의 컴퓨터기반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CAE)과 네 개의 대규모 컴퓨터 이미지 디스플레이 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또한 여러 시험 설비 및 시뮬레이터를 통해 조명, 성능, 인체공학적인 측면 등을 점검하고 있다. 테크노센터는 몇 시간 안에 복잡한 디지털 시뮬레이션을 처리할 수 있는 12대의 슈퍼컴퓨터와 “Ultimate”이라고 불리는 고성능 다이내믹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도 보유하고 있다.

테크노센터는 축적모형 제작공장인 모형차량 제작센터(Centre de Réalisation des Prototypes Véhicules)도 갖추고 있어서 이를 통해 신규차량 개발에 필요한 모형을 기하학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제작하면서 해당 차량의 제조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새롭게 개발된 차량 제작 및 조립 방법도 이곳에서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다른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러 전문가들도 자재연구, 품질관리, 제조 및 공장공급체계 계획업무 등을 통해 차량개발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르노 디자인 센터에는 27개국의 국적을 가진 489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장비로는 10년 전부터 도입했다고 하는 CAVE™ (Cave Automatic Virtual 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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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VE™는 7천만 픽셀의 최고 품질 이미지를 구현하는 3D 몰입형 시각화 시스템과 최첨단 슈퍼컴퓨터가 결합해 모든 데이터들을 실물 크기로 가상화해 보여주는 시뮬레이터이다. 르노 테크노센터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CAVE를 이용해 자신들의 연구결과들을 직관적이고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인체공학적인 차량 개발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이 장비는 차량의 내 외부 디자인, 운전자의 드라이빙 포지션, 운전자 시각에서의 차량 내외부 디자인 검증, 각 인터페이스의 조작, 차량 내 감성 요인들에 대한 프로파일 등 극미한 요소들을 조합해 검증하는 데 쓰인다.

PSA와 공동으로 설립했다고 하는 풍동실험실도 눈길을 끌었다. 유럽의 자동차회사들은 이런 고비용 개발 실험 시설들을 공유하는 예가 적지 않다. 프루빙 그라운드와 충돌실험실도 여러 회사들이 공유한다.

이날 방문한 풍동실험실 GIE S2A는 2001년 르노와 PSA 푸조 시트로엥, 그리고 CNAM(Conservatoire National des Arts et Métiers:국립공예원)이 공동으로 설럽한 윈드터널 제작 및 운영 업체이다. 2003년부터 풀 스케일 윈드터널과 2/5 스케일 윈드터널 두 가지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실험하는 르노그룹 모델의 비율은 연간 1/3 정도라고. 자동차 외에도 최근에는 산업분야를 넓혀 건설, 풍력 발전, 우주항공, 해군 관련 사업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풍동실험에 있어 실제 주행상황과 똑같은 환경을 구현한 풀 스케일 윈드 터널은 유럽뿐 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몇 개 안 되는 특수 설비를 갖춘 풍동 실험실이라고 주장했다. 공기의 흐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특수 장치와 치밀한 공기 흡입 시스템을 갖췄다. 자체의 경계면, 바닥 난기류, 표면 공기 저항 등을 측정해 가장 효율적인 공기 흐름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 풍절음을 억제하며 자동차의 편안한 승차감을 테스트 할 수 있도록 공력계측시스템, 압력 데이터 수집 시스템, 다양한 음향 시스템을 구축했다.

닛산 GTR 등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슈퍼카들과 첨단 공기 역학 기술을 주도하는 포뮬러 1 레이싱카들이 이 곳을 거쳤다고. 한편, 풀 스케일 풍동실험실에서 테스트 전 새로운 측정 방법 및 장치를 검증하고 보다 구체적인 연구를 위해 2/5크기로 축소한 윈드터널 시설도 갖추고 있다. 주로 차량 개발의 초기단계에 활용되며 자전거, 선박, 빌딩 등의 공기 역학적 연구를 진행한다.

Full Scale Wind Tunnel 주요 특징 및 장비
▶ 3/4 개방형 제트 테스트 섹션
▶ 단면적 24평방미터
▶ 최고 풍속 240Km/h
▶ 풍향 시뮬레이션 턴테이블
▶ 최고 시속 200Km/h까지 실험 가능
▶ 공력회전력 측정 장비
▶ 테스트 룸 내 음향 억제 장치 및 차량 내 외부 소음 측정을 위한 에어 덕트
▶ 차량 밑면 관찰을 위한 특수창

르노는 전장 4미터 이하의 차량 판매가 50%가 넘고 자동 변속기의 비율이 5~10%밖에 되지 않는 프랑스 메이커다. 자동차의 주행 성능 중에서는 핸들링을 가장 중시한다. 무엇보다 실용성을 중시한 모델을 개발해 히트를 쳤던 역사적인 DNA가 아직도 내재되어 있는 브랜드다. 앞으로는 르노그룹 내의 자원을 활용해 글로벌화의 길을 걷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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