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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말리부 디젤, 연비성능 앞세워 주행성을 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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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12-29 00: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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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말리부가 디젤 버전을 추가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4년 1월 1,049대였던 말리부의 판매대수가 11월에는 2,075대로 두 배로 뛰었다. 디젤 버전을 추가한 3월부터 시작된 말리부의 상승세는 또 다른 차원에서 시장을 보게 한다. 초기 디젤 엔진의 공급 부족으로 판매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으나 그로 인해 가솔린 버전의 판매가 상승세를 탔다. 말리부 가솔린 버전의 판매는 3월 1,378대를 시작으로 9월에는 2,380대까지 치솟았다. 그 덕에 쉐보레 브랜드의 한국시장 판매대수는 2013년 12만 6,000대 수준에서 2014년에는 11월까지 누계 13만 6,236대로 이미 작년 실적을 훌쩍 넘어섰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2014년 한국의 자동시장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글로벌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신장세를 이어갔고 중국시장은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했다. 그에 비해 한국시장은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수입차 판매는 11월까지 누계 실적으로 24.4%나 증가했다. 2011년 16%, 2012년 24.6%, 2013년 19.6% 증가 등의 판매 증가율을 감안하면 시장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한국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시장 전체를 보면 쏠림 현상이 주춤한 반면 개성을 추구하는 사용자들이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연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디젤차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수입차이면서 르노삼성의 판매로 잡히는 QM3는 당초 대비 230%의 실적달성을 했다. 인피니티 브랜드는 일본차에는 없는 디젤 버전을 추가해 166%의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쉐보레 말리부는 디젤 버전 출시로 인해 11월까지 누계 판매 기준 40% 증가했다.

쉐보레와 르노삼성, 그리고 인피니티 브랜드는 적어도 한국시장에서는 메이저가 아니다. 이들 세 브랜드는 현대나 기아에 비해 라인업도 풍부하지 않다. 그래서 언제나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고정 관념이 있었다. 지금도 그것이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지만 2014년에 그들의 괄목할만한 성장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시장을 얼마나 제대로 읽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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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입차협회의 2014년 한국시장 판매 실적에 관한 발표 자료를 보면 그런 변화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수입차의 수요는 30~40대가 주도하고 있고 그들이 구입하는 차는 주로 2~3리터급의 유럽산 디젤차라는 것이다. 30대 38.3%, 40대 28.4%, 합계 66.7%, 그러니까 3분의 2의 수요가 이들 세대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연료별로는 디젤이 67.9%를 차지했다. 2,000cc 미만의 비율이 54.2%에 달한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내용이다. 사실 이런 추세는 2012년부터 이미 조짐이 보였었다. 비율은 2012년 이후 비슷한 추세다.

이런 데이터들의 바탕에는 수입차라고 하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앞서 언급한데로 개성 추구라는 측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를 타고 싶어 수입차를 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디젤과 연비라는 소구 포인트가 추가된 것이다. 이것은 최근 한국시장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내용이다.

토요타와 폭스바겐, GM 등 1,000만대 메이커는 물론이고 르노닛산과 현대기아 등 800만대 메이커들 모두 다국적 기업이다. 그들의 본거지가 어디이든지 활동무대는 글로벌 시장이다. 생산과 판매를 다국적으로 하고 수익도 모든 시장에 걸쳐 거두어 들이고 있다.

들여다 보면 지역별로, 나라별로 다른 시장 특성에 여하히 대응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다. 유럽시장에서는 디젤차가 주도하고 북미 시장은 가솔린이, 일본시장은 하이브리드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브라질에서는 에탄올 연료차가 지배하고 있다. 한국시장은 지금 디젤 엔진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다른 말로 하면 오늘날 자동차회사들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행세를 하려면 그런 모든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시장이 성장세에 있는 지금은 큰 문제 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지만 변덕스러운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언제 곤경에 처할지 모른다. 2010년대를 전후로 GM과 토요타의 처지가 대변해 준다.

2015년은 말리부 디젤의 진가를 평가 받는 해

이미 다른 칼럼에서 언급했던 르노삼성과 인피니티에 이어 이번에는 쉐보레 말리부의 상품성에 대해 살펴 본다.

쉐보레 브랜드는 크루즈와 말리부가 볼륨 모델이다. 그 중에서도 말리부는 GM 전체를 이끄는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존재감을 강화해 가고 있다. 말리부는 한국시장에 처음 상륙할 당시 자동차의 '본질'을 강조했다. 23년 동안이나 GM의 CEO를 역임하며 자동차 왕국을 건설한 알프레드 슬론 시절의 차만들기로 돌아가고자 한 밥 러츠(Robert Lutz)의 의지가 반영된 대표적인 작품이 말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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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라는 모델은 GM이 가장 잘 나갈 때 등장했다. 1964년부터 1967년까지 2도어 하드톱, 2도어 컨버터블, 4도어 세단 및 스테이션 왜건 등 다양한 스타일로 공급됐었다. 자동차산업이 꽃을 피우던 시절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내용이다.

세상 일이 그렇듯이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부침을 거듭하고 생사의 고락을 넘기기도 한다. 7세대를 거치며 말리부는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라인업 축소다. 지금은 세단형만 생산되고 있다. 다른 모델로 역할을 넘겼다기보다는 현재의 GM이 처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쉐보레 브랜드는 살아남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지금은 GM 재건의 첨병에 서 있다. 어려움을 겪은 후에 만들어진 제품은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많은 힘을 쏟는다. 말리부는 쉐보레의 대표 중형차이면서 ‘첫 글로벌’이라는 수식어를 앞에 달고 나온 모델이다. GM은 분명 미국회사이지만 북미와 남미, 유럽, GMIO 등 독립적인 사업부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부별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으며 그것을 서로 공유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특성을 활용한 모델이라는 점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하수는 제품을 팔고 고수는 브랜드를 판다.’고 하는 마케팅의 기본 원리는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의 히스토리까지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자동차의 모델을 소개할 때도 그 브랜드의 히스토리가 필요하다.

그런 역사를 가진 말리부는 서브 컴팩트카 크루즈와 함께 GM의 판매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쉐보레 브랜드는 2013년 글로벌 시장에서 498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쉐보레 브랜드 102년 역사상 가장 높은 판매 실적이다.

GM이 말리부를 통해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자동차의 본질이다. 자동차의 본질은 ‘달리고, 돌고, 멈추는’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달리는 즐거움’을 이야기할 때 출력이나 토크 수치를 중심으로 한 가속성능을 주로 언급한다. 더 나아가 와인딩 주파도 즐거운 ‘역동성’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주행성을 뒷받침해 주는 핵심 요소인 차체 강성 부문에서 세계 톱 수준을 확보하면서 그동안의 이미지를 쇄신하는데 큰 역할을 해 오고 있다.

한국 GM은 말리부의 한국시장 출시 당시의 슬로건으로 '자동차의 본질'을 내 세웠다. 한국시장에서 '본질'을 강조한 첫 브랜드이다. 그러나 그 '본질'이라는 것은 경쟁모델에서 알 수 있듯이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보다는 눈에 보이는 수치가 필요하다.

연비성능 앞세워 말리부의 강점을 살려낸다.

그것이 바로 디젤 버전의 연비이다. 말리부의 공인연비는 13.3km/리터다. 실험실 내에서 시뮬레이터를 통해 얻은 공인연비 수치는 실제 연비와 많은 차이가 난다. 말리부 디젤의 실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더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4~16km/리터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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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계기판에 나타나는 순간 연비와 평균 연비의 신뢰선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 메이커에 따라 10초마다 평균을 내서 나타내는 경우가 있고 쉐보레 브랜드처럼 리셋 후 누적 평균 연비를 내는 경우도 있다. 상대적으로 후자의 연비가 실제 연비에 더 가깝다. 10초 마다 평균을 낼 경우는 도로 조건과 주행 상황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일 수 있다. 2리터급이라고 해도 리터당 6km밖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금세 상황이 바뀌면 20km를 넘을 수도 있다.

말리부의 경우는 그런 점에서 실제 연비가 발표 연비보다 높다는 점에 대해 더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대부분의 한국산차 연비가 공인연비에 크게 미치지 못했던 상황에서 말리부의 실 연비는 이미지를 끌어 올리는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시한 지 1년이 가까워 오면서 이제 검증된 수치가 소비자들을 끌어 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석유가격이 폭락하면서 또 다른 변수가 등장했지만 연비는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바이어스 포인트다. 디젤 바람에 편승해 등장했던 모델들의 실 연비가 2015년에는 유저들 사이에서 본격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브랜드 전략의 핵인 신뢰성으로 귀결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단지 제품만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에도 비중을 둔다. 그 가치라고 하는 것은 신뢰성에 근거한다. 역사적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왔는지, 기술적인 면에서 어떤 발전을 주도해 왔는지, 오늘날은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어떤 관점을 보여 주고 있는지 등등이 그것이다. 그들이 세일즈 포인트로 내 세웠던 것들이 사실인지의 여부를 검증받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성공한 브랜드들은 그런 모든 면에서의 신뢰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것을 우리는 브랜드 가치라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지만 인정해야 한다.

쉐보레는 창립 이래 지금까지 3억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쉐보레 브랜드의 모델 중 말리부는 1964년 북미에서 첫 출시된 이후 50년 동안 8세대를 거쳤다. 7세대까지 850만대 이상 팔렸다. 그 쉐보레 브랜드가 한국시장에 런칭 된 이후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라인업의 증대와 다양한 파워트레인의 포진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직 분발해야 한다.

절대 판매대수 측면에서도 현대기아의 그것과 비교하면 거리가 있다. 하지만 한국 GM의 출범, 더 가깝게 쉐보레 브랜드 런칭 이후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상 천국'인 한국시장의 유저들이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역사와 전통에 대해 눈을 돌리고 있다는 말도 된다.

말리부는 주행성에서는 핸들링 성능과 정숙성이 좋은 차다. 승차감도 세련된 감각을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스포츠 세단으로서의 성격이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같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동급 양산 브랜드들과 비교하면 항목에 따라 우위에 있는 대목이 있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주행 안정성이다. 그것은 핸들링 성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거기에 디젤 버전은 연비 성능에서 우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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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인 디자인도 차별화되어 있다. 말리부의 스타일링 디자인은 마초 감각의 남성성이 강하다. 선이 굵고 대범한 라인이 주제다. 사용자들이 원하는 취향이 점차 다양하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차별성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다.

말리부 디젤은 연비라는 무기로 모델 자체가 갖고 있는 강점을 어떻게 살려내느냐에 따라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 제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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