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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팅하는 자동차' 시대 눈앞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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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6-11 09: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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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팅하는 자동차 시대 눈앞에 와있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부팅하는 자동차’는 자동차가 현실화 되고 있다. 자동차가 더 이상 기계적인 조합이 아닌 컴퓨터의 개념으로 사용되는 편의장비가 되어 가고 있다는 얘기이다.
초보적인 것으로는 그동안 키를 꽂고 돌려서 시동을 거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키를 꽂지 않아도 버튼만 누르면 간단하게 해결되는 것부터 시작된다. 소위 스마트 키라고 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중에도 르노삼성의 SM5와 SM7에 채용이 되어 판매가 되고 있다.

한 단계 더 진보된 것으로는 컴퓨터의 부팅과 똑 같은 방법으로 시동이 걸리는 자동차도 실용화가 눈앞에 와 있다. 바로 GM이 하이와이어라고 하는 연료전지 컨셉트카에 채용한 방식이다.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 컴퓨터의 부팅시와 마찬가지로 진행과정이 표시된다. 윈도우즈를 사용하는 컴퓨터의 경우 바탕화면에 다양한 아이콘이 뜨면서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알려주는데 반해 하이와이어는 ‘Ready’라는 문구가 뜨면서 이제는 작동을 해도 좋다는 것을 알려 준다.

언뜻 듣기에는 좋아 보이는 이 방식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시동 시간이다. 컴퓨터 부팅이야 10초에서 20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이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자동차의 경우는 키를 돌리면 그냥 출발이 가능해야 한다. 필자가 직접 시승해 본 하이와이어라는 자동차는 시동시간이 약 7-8초 정도다. 이것도 많이 발전한 것이다. 몇 년 전 처음 나왔을 때는 30초 정도의 시간이 걸렸었다.

그러나 그정도의 부팅시간은 충분히 인내할 수 있을 정도로 이 하이와이어의 조종공간은 새롭다. 양 손으로는 둥그런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왼발로는 클러치를, 오른발로는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또 오른손으로는 기어 레버를 조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져 버린 것이다. 양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핸들에 이 모든 기능이 들어가 있다. 좌우로 돌리면 회전이 되는 것은 비슷하지만 손잡이 부분을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가속도 되고 제동도 된다. 그리고 그 상황은 가운데 모니터에 표시가 된다. 만화에서나 봤음직한 내용이 하나둘씩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편 BMW가 처음으로 선보인 iDrive라고 하는 시스템은 자동차 안에서 운전하는 것 이외의 모든 작동 상황을 죠그셔틀 버튼 하나로 작동하도록 통합하고 있다. 카 오디오의 작동을 비롯해, TV, DVD, 내비게이션, 온도 조절, 주행상황 등 약 700여가지의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놓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오른손 아래쪽에 있는 둥그런 죠그셔틀 하나로 모두 조작한다.

필자는 이 시스템이 처음 등장했을 때 BMW의 본사가 있는 독일 뮌헨에서 직접 체험한 적이 있다. 우선은 신기했다. 그리고는 워낙에 많은 정보로 인해 약간은 복잡하다고 느꼈었다. 하지만 디지털에 대해 일찍부터 익숙해온 덕에 금새 친해졌다. 이것은 일반인들도 마찬가지였는데 지금은 같은 독일의 아우디는 MMI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닛산의 티아나를 베이스로 만든 르노삼성의 SM7에도 기능이 단순화된 형태기는 하지만 비슷한 개념을 실현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의 길을 걷고 있다.

결국 이런 식으로 가게 된다면 우리가 컴퓨터를 이용해 음성인식으로 편집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음성으로 자동차를 조작할 수 있는 시대가 올 날이 머지 않았다. 아니 아예 처음부터 목적지 설정 등을 입력만 해 놓으면 알아서 움직이는 자동차를 보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도로에 ITS(Intelligent Traffic System)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인프라 구축의 문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머지 않아 우리는 차 안에서 업무를 보면서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도 에너지 문제가 선결되지 않고는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그래서 지구촌에서는 지금 화석연료를 대체할 연료를 찾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이 대체 에너지에 관한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의외로 일반인들에게는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다.
중요한 것은 당장에 우리가 가용한 석유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런 상태에서 지금과는 다른 에너지를 찾아 내야 한다. 그것이 수소를 이용하는 것일지 태양열을 이용하는 것일지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미래가 보이는 것은 없다.

그것을 알고 있는 자동차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카를 만들어 있는 에너지를 절약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하이브리드의 사전적 의미는 ‘잡종, 혼합’이다. 자동차에서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등 두 가지의 구동 시스템을 동시에 채용한 차를 일컫는다.
상황에 따라 가솔린 엔진으로 구동하기도 하고 전기 모터로 달리기도 하는 자동차를 하이브리드카라고 한다. 물론 가솔린 엔진 대신 디젤 엔진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이 하이브리드카는 구조적으로 정체와 지체가 심한 지역에서는 약 30% 정도의 연료절감을 기대할 수 있지만 고속 주행만 계속할 경우에는 별 소용이 없다. 오히려 그 시스템을 채용하는데 드는 비용만 낭비하는 셈이 된다.

그런 한계 때문에 자동차회사들은 수소를 이용하는 구동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수소를 이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현재의 엔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연료탱크에 수소를 싣고 LPG엔진처럼 자동차를 구동하는 소위 수소 엔진이 그 하나다. 수소 엔진이 실용화가 된다면 우리가 굴리고 있는 자동차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도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자동차와 같은 감각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가장 합리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소저장탱크 등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이 역시 아직까지 확실한 대안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독일의 BMW가 1978년부터 연구를 해 최근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수소 연료전지(Fuel Cell)차가 있다. 수소 연료전지차는 연료탱크에 수소를 탑재하는 것은 수소엔진차와 마찬가지다. 다만 자동차 안에 연료전지라는 시스템을 채용한다. 연료전지 시스템이란 연료탱크에 탑재된 수소를 공급받아 산소와의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마지막에는 전기로 구동하는 자동차가 된다. 하지만 기존 전기자동차의 경우 사용하고 일정 시간 충전을 해야 했는데 연료전지는 수소만 연료탱크에 탑재하면 주행 도중 계속 발전을 하면서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 연료전지차 역시 연료전지 시스템의 천문학적인 비용으로 인해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연료전지 내에는 스택(Stack)이라는 장비가 들어가는데 지금까지는 그 안에 백금을 사용해야만 한다. 이 백금은 공산품과는 달리 많이 사용할수록 더 비싸진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 때문에 엄청난 비용이 들게 되어 소비자들로부터 주목을 끌지 못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결국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 모두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떠 오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스템의 선호도에 따라 세계 메이커들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올 초 미국의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나타난 GM과 토요타의 보도발표회가 좋은 예였다. GM은 양산 가능한 연료전지차 시퀄(Sequel)에 대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동안은 말 그대로 드림카 수준에 머물렀던 디자인을 실현 가능한 형태로 바꾸고 파워 트레인만 탑재하면 언제라도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GM은 강조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자동차의 파워 트레인은 수소연료전지차로 전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토요타의 보도발표회에서는 앞서 GM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이라도 하듯이 수소연료전지차의 실용화는 앞으로도 적어도 25년은 지나야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카 부문에서는 세계의 선도자적 입장에 있는 메이커. 따라서 앞으로 토요타의 라인업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채용할 것이라는 발표로 이 부문에서 자신들의 우위를 과시했다.
토요타측 관계자는 연료전지 스택 제작비와 수소 저장 시스템 등의 획기적인 발전이 없이는 연료전지차는 빨라야 2030년 초나 되어야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를 앞세우는 입장이지만 연료전지 부문에 있어서도 GM과 다임러크라이슬러, 혼다 등과 함께 선구자적인 입장에 있다.

그런 토요타가 현 시점에서 연료전지차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한 차량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연료전자차의 실용화 가능성을 멀리 본 것이다. 또한 32도 이하에서는 제 성능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내구성도 현 시점에서는 최대 10년 10만 마일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다. 때문에 토요타 측은 시험적으로 생산판매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양산에 들어가는 것은 아직 어떤 전망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자동차를 이야기할 때 에너지 문제는 빠질 수 없는 얘기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문제는 그렇게 빠른 시간 내에 해결될 것 같지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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