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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의 화두, MQB와 PHEV, 그리고 중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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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6-22 23: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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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피아트크라이슬러)의 마르치오네가 GM에게 제의한 합병에 관한 뉴스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2006년에도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도 GM에게 제휴를 했다가 없었던 일로 된 적이 있다. 이런 거대 규모의 제휴의 중심에 GM 이 있다는 점이 우선 눈길을 끈다. 다임러 AG가 크라이슬러를 인수합병했다가 실패로 끝난 경험 때문인지, 근래에는 이런 뉴스가 그다지 실현성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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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주목을 끄는 것은 토요타와 폭스바겐그룹, GM, 르노닛산, 현대기아차그룹 등 5대 메이커다. 전 세계 대부분의 시장에서 확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달리 이들 양산 메이커들은 지역별로 편차가 있다. 예를 들어 2014년 글로벌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한 토요타와 폭스바겐을 보면 일목 요연하다. 2,357만대로 세계 최대인 중국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점유율은 16%에 달하는데 토요타는 5%로 현대기아차보다 뒤진다.


이에 비해 1,949만대의 북미 시장에서는 토요타가 14%의 점유율을 보이는 반면 폭스바겐은 5%로 마찬가지로 현대기아차보다 낮다. 두 브랜드의 미국시장 라인업을 보면 판매대수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토요타는 기본형 모델 기준으로 세단형 4종과 미니밴, 그리고 6개의 SUV, 두 개의 픽업 트럭이 있는 전형적인 미국형 라인업이다. 반면 폭스바겐은 세 개의 세단형 모델과 티구안과 투아렉 등 두 개의 SUV로 구성되어 있다. 참고로 현대 브랜드는 세단형 6개, SUV 두 개, 기아 브랜드는 세단형 5개, SUV 4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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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36만대가 팔린 남미시장에서는 폭스바겐이 14%, 토요타는 7%의 점유율을 보였다. 토요타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705만대 시장의 일본과 한국에서 32%(폭스바겐 3%), 744만대의 남아시아시장에서 21%(폭스바겐 3%) 510만대의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16%(폭스바겐 4%) 등이다.


폭스바겐그룹은 본거지인 유럽시장에서는 22%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5%에 머물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2014년 중국시장에서 406만대를, 유럽시장에서는 305만대를 판매했다. 그 점이 앞으로의 전망에서 경쟁 업체보다 우위를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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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대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2014년 글로벌 판매대수 1,014만대를 팔았다. 매출액은 2,025억 유로였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127억 유로에 달했다. 순이익은 20% 늘어난 108억 유로. 이는 모듈러 플랫폼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던 일부 전문가(?)들의 전망을 무색케 하는 내용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15년 판매대수에서는 폭스바겐이 처음으로 토요타를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2018년의 1,000만대 판매 돌파를 4년 앞 당겨 달성한 여세가 계속된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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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가 폭스바겐의 기세를 꺾기 위해서는 당연히 중국시장에서의 승부가 중요하다. 토요타는 그 점을 잘 알고 있고 중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강소성에 하이브리드 연구소를 설립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기술의 해외 거점을 마련했고 광조우에 공장을 건설해 생산용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토요타와 폭스바겐은 근본적으로 사업 형태가 다르다. 토요타는 토요타 브랜드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한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를 전면에 내 세우고 있다. 다이하츠와 히노 등이 있지만 12개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는 폭스바겐 그룹과는 다르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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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그룹은 폭스바겐 브랜드를 중심으로 세아트와 스코다 등 양산 브랜드로 시장에 따라 대응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도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부가티와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수퍼카 및 스포츠카 브랜드에 만(Man)과 스카니아 등 트럭 브랜드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 부분이 최근 GM에게 제휴를 제안한 르노닛산, 그리고 인수합병을 제안한 FCA 등의 의도를 읽을 수 있게 한다.


그런 다양한 브랜드로 이루어진 그룹 형태가 세분화 시대에 다양한 브랜드를 동원해 전 세계 모든 시장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사브와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등 유럽 브랜드를 인수해 실패했던 GM과 포드 등의 선례와는 많이 다르다. 인수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함인데 GM과 포드는 획일화를 통해 비용저감에만 초점을 맞춘데 비해 폭스바겐 그룹은 모든 브랜드들을 특성에 맞춰 차별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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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경에는 차체 플랫폼의 모듈화 전략이 있다. 모듈러 플랫폼은 모듈러 엔진과 함께 이 시대 비용 저감과 다양화의 핵으로 부상해 있다. 모듈러 플랫폼은 모델 개발과 생산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골프가 속한 C세그먼트 모델의 개발 기간을 기존 92개월에서 77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한다. 부품을 공유화하면 부품당 생산규모가 늘어 조달량이 증가한다. 이로 인해 재로 비용을 60% 저감할 수 있다고 폭스바겐은 밝히고 있다.


모듈러 플랫폼 전략을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이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MQB, MLB, MSB 등 세 개의 플랫폼으로 75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개발 도상국용 NSF 플랫폼이 별도로 있다. GM 이 14~18개, 토요타가 TNGA 플랫폼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30개에 가까운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폭스바겐의 모듈러 플랫폼 전략을 비용 저감과 다양화의 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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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가장 중요한 MQB는 2012년 아우디 A3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2015년에는 미니밴인 폭스바겐 투란과 SUV 티구안 등에도 적용한다. MQB 플랫폼 베이스 모델은 2015년에는 270만대 정도이지만 2017년에는 모델을 700만대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그룹 전체의 70%에 해당한다.


MQB의 특징은 모듈화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파워트레인과 공조, 앞 서스펜션 등 60%에 해당하는 부품을 공유화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파워트레인, 섀시, 전기전장품 등 5개로 분류해 각 항목을 세분화해 90개군 500모듈을 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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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QB 에서는 부품의 크기와 배치, 조립위치 등이 표준화되어 있다. 이 때문에 각 모델의 개발 책임자는 모듈에서 규정되지 않은 나머지 40%에 대해서만 모델마다의 차이를 둘 수 있는 여지를 갖게 된다. 이는 저가 소형차에만 적용된다는 점과 함께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폭스바겐 그룹에는 NSF라는 개발도상국용 모델을 위한 소형 플랫폼이 별도로 있다. 폭스바겐 up!과 스코다 시티코(Citigo), 세아트 미(Mii) 등에 적용되고 있고 2017년 출시 예정인 인도와 브라질 시장용 소형 크로스오버 타이군 등도 NSF를 유용한다.


참고로 토요타의 TNGA에서는 차량 개발 책임자의 권한이 더 크다. 필요에 따라 다각적인 대응을 할 수 있다. 이는 수요의 변화가 빠른 시장에 맞춰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더 용이하다. 앞서 토요타의 TNGA플랫폼에 관한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기존의 방식에서는 플랫폼만으로 소분류까지 합하면 약 100개 차종이 있었다. 엔진의 종류도 기본 형식, 배기량, 연비와 출력, 플랫폼과 구동방식, 세계 각국의 배기가스 규제에의 대응 등으로 800종으로 확대했었다. 때문에 설계의 변경 등이 있으면 엔진과 플랫폼 등에 반영될 필요가 있고 새로운 규제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큰 작업이 필요해 부담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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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GA에서는 그런 복잡한 과정을 줄일 수 있고 그로 인해 규제 대응도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더불어 시장에 따라 다른 라인업을 구성하는데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다양화라는 명제로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이런 플랫폼 전략으로 인한 비용 저감 효과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수치화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에는 모듈러 플랫폼으로 바꾸는 작업과 그에 상응하는 공장의 리모델링 등으로 인한 투자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2013년부터 이를 위해 500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다. 2017년을 기점으로 공장에 대한 투자가 정점을 이루고 이후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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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저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폭스바겐은 거점의 최적화와 라인업 정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익성이 좋지 않은 소형차의 라인업을 단순화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폴로 2도어 차를 단종시키고 4도어만 운영하는 것이다. 참고로 2014년 기준 폭스바겐 그룹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3%로 토요타의 10.1%보다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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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전 라인업의 전동화 추진이다. 최근 들어 많은 자동차회사들이 배터리 전기차보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폭스바겐 브랜드는 물론이고 아우디 라인업에도 모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을 라인업할 계획이다.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자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다. 2018년을 전후 해 미국 캘리포니아의 ZEV 크레딧 기준이 어떻게 바뀔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당장에는 배터리 전기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린 자동차회사들에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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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은 2013년부터 XL1 PHEV를 250대 한정 판매했다. 양산 모델로는 골프 GTE가 처음이다. 투아렉과 페이톤에도 PHEV 버전이 라인업된다. 물론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청사진도 있다. 폭스바겐 브랜드에서는 e-up!과 e-골프 등으로 항속거리 185km를 달성했고 다음 단계로 300km, 그리고 450~500km를 달릴 수 있는 BEV도 개발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에는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BEV를 2018년 출시할 계획이다.


한편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위한 48볼트 배터리에 대한 투자도 집중하고 있다. 프로스트 & 설리반은 폭스바겐이 48V 시스템의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에는 북미와 유럽에서만 100만대 이상의 48V 시스템을 출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유럽에서는 아우디와 PSA가 가장 많은 48V 시스템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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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V시스템은 연료 소모와 CO2를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차체 중량 감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대중화되는 지역은 역시 유럽이다. 2020년까지는 유럽에 가장 먼저 보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북미는 2020년 이후이다. 아우디의 경우 RS 5 TDI 컨셉트를 통해 48V 시스템을 선보인바 있다.


분명한 것은 HEV에 집중하는 토요타와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아직 모른다. 각국의 규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2021년에 기업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km까지 낮추어야 하는 유럽과 2020년에 리터당 20km의 연비를 실현해야 하는 중국, 2025년에 리터당 23.2km/리터를 충족해야 하는 미국 규제 목표치의 실행여하에 달려 있다. 그 방법론도 중요하고 또한 제시된 목표대로 실행되느냐도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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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공유화와 전동화에 이어 폭스바겐 그룹의 판매를 견인할 시장은 중국이다. 1984년 중국에 진출한 폭스바겐은 2014년 중국시장에서 406만대를 팔았다. 토요타의 103만대를 크게 앞서는 수치이다. 2019년까지 220억 유로를 투자해 생산대수를 500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MQB에 대응하는 공장을 확충하고 중국 전용 모델을 늘려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2015년 한 해에 50개의 신차를 내놓을 계획인데 그 중10개 차종이 중국 전용 모델이다. 그리고 앞으로 집중하는 것은 고가 모델이다.


약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시장에 대한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0년까지 최소 5개의 SUV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SUV 계획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다른 메이커와 달리 폭스바겐의 미국 판매는 감소세에 있으며 입지도 탄탄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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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모델은 내년에 나오는 7인승 모델이다. 크로스블루 컨셉트의 양산형이며, 주요 경쟁 모델로는 혼다 파일럿, 토요타 하이랜더 등을 꼽고 있다. 차명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차체 사이즈는 투아렉보다 크다. 그리고 티구안 위급 모델은 2017년에 나온다. 차후 폴로 사이즈의 소형 엔트리 모델도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20세기 말 인수합병의 열풍이 불 때 규모의 경제를 충족시키는 연간 생산대수는 400만대였다. 불과 15년 가량이 지나 1,000만대 시대에 진입해 있다. 시장과 기술력, 그리고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다양한 전략이 등장하고 있지만 전 세계 모든 시장을 장악한 양산 메이커는 아직 없다. 중국시장에서 그 싸움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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