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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200km/h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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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6-18 14: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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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200km/h에 대한 단상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필자가 200km/h의 속도를 처음으로 돌파했던 것은 1988년 토요타 수프라였다. 무심코 밟다가 과감하게 밀어 붙여 240km/h 의 속도까지 올렸었다. 하체가 조금은 불안했던 기억이 있다. 다음으로는 BMW745i라는 모델로 역시 공도에서 240km/h를 주파했었는데 앞서 수프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밀한 접지력과 안정적인 자세가 돋보였었다. 이 정도의 속도에서 대비가 되는 것은 메르세데스 벤츠 S500이라는 모델이다. 중저속에서 다이나믹하게 운전자를 자극하는 BMW와는 달리 차분하게 전진하다가도 운전자에게 어디까지 달릴 수 있는지 되묻는 듯한 자세로 진중하게 뻗어 주는 맛이 일품이었다.
한편 2.0리터 전후의 배기량으로 200km/h 이상의 속도를 자유로이 넘나는 모델로는 피아트 크로마와 아우디 200, 사브 9000 등이 떠 오른다. 오늘날이야 어지간한 유럽 세단들은 200km/h의 벽을 스스럼없이 돌파하지만 1980년대에는 이 세 모델만큼 고속주행을 할 수 있는 모델은 많지 않았었다. 일반 고속도로에서도 약간 속도가 올라갔다 싶어 속도계를 보면 180km/h, 좀 달려볼까 하며 오른발에 힘을 주면 금세 250km/h에 이르는, 그래서 당시 ‘바람난 과부’라는 별명을 부여하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의 기억으로는 독일 아우토반에서 BMW 645Ci 컨버터블로 250km/h 벽을 넘었을 때다. 생각없이 달려나가다 ‘팅’하는 경고음과 함께 스피드리미터에 걸려 더 이상 가속이 안되는 아쉬움이 아주 강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엉치끝에 불안감이 전달되던 한국의 고속도로에서의 느낌과는 천양지차다. 더불어 우리나라 고속도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노면의 설계로 인해 어지간한 속도에서는 불안감 없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아우토반의 성능에 대해 감탄했던 기억도 새롭다. 물론 만인의 드림카 포르쉐 911 카레라4로 꿈의 속도 300km/h를 돌파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아우토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아우토반에서 폭스바겐의 SUV 투아렉으로 평균 속도 240km/h 정도의 속도로 세 시간 가까이 달릴 수 있었던 기억도 필자가 직업 때문에 얻을 수 있는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최근 등장하는 한국차들의 경우 중형차 이상이라면 200km/h의 벽을 어렵지 않게 돌파할 수 있지만 불과 수년 전까지만해도 필자는 한국차로 200km/h 벽에 도전하지 못했었다.
여전히 차이가 존재하고 같은 200km/h라도 그 질이 다르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지만 그 갭이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는 것을 200km/h라는 속도로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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