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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 '기술의 혼다'를 입증하는 선진성으로 승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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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5-07-23 23: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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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협회에 판매대수를 올리는 22개 업체 중 FCA코리아의 피아트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2015년 상반기 실적에서 모두 전년 대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37.7%나 늘었고 재규어랜드로버는 71.6%나 증가했다. 그 가운데 혼다 브랜드의 36% 증가도 눈길을 끈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볼륨 브랜드의 출시가 없었음에도 판매가 늘었다. 올 해 출시한 차는 신형 레전드와 CR-V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혼다의 레전드를 중심으로 한 현 상황을 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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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수입차 시장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보다 36.4% 증가한 2만 4,275대가 팔렸다. 상반기 전체로는 27.1% 증가한 11만 9,832대로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었다. 올 해 들어 경기 불황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미디어들의 주제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지만 수입차시장만 보면 전혀 그런 불안감을 감지할 수 없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최근 만난 어느 대형 딜러 대표는 이러다 어느 순간 곤두박질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 말이다. 너무 잘 나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수입차 시장의 신장세를 마케팅 측면에서 분석하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한국의 소비자들이 매슬로우 법칙 네 번째인 자기과시 단계에 접어 들었다는 것이다. 국민소득 2만~3만 달러 사이에 나타난다는 현상이다. 그동안 사용했던 것과는 다른 나만의 개성을 추구할 수 있는 다른 제품을 찾는 단계다. 불과 수년 전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 85%가 독과점이 아니냐 하는 비판을 했었는데 지금은 70% 이하로 떨어진 시장 점유율 때문에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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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측면의 해석도 가능하다. 서구의 소비자들은 다름을 추구하지만 한국의 소비자들은 같음을 추구한다.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르가 공동 주택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장 먼저 착안했지만 '다름'을 추구하는 문화에 널리 퍼지지 못했다. 그것이 '같음'을 추구하는 한국에 와서 화려한 아파트 문화의 꽃(?)을 피웠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부터 시작되어 강남으로 대변되는 아파트는 적어도 한국에서는 부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지금도 강남의 아파트는 전세 가격이 10 몇 억이 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것은 나도 부자에 속한다는 '같음'문화의 결과라는 것이 사회학자의 분석이다.


지금 한국의 자동차 소비자들이 수입차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언뜻 보면 '같음'을 벗어나 다름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들여다 보면 이 역시 '수입차'라는 '같음'을 추구하는 문화다. 나도 수입차를 탄다라는 공동체(?) 의식의 발현이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그런 상황인데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에 비해 한국시장에서 유독 힘을 펴지 못했던 브랜드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혼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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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상반기 수입차 시장 점유율에서 BMW가 20.20%, 폭스바겐이 15.55%였는데 혼다는 2.04%에 지나지 않았다. 판매대수로 보면 BMW가 2만 4,026대, 폭스바겐이 1만 8,635대인데 비해 혼다는 2,450대. 그나마 2014년 같은 기간 1,801대보다 36% 증가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하는 지경이다. 수입차 시장은 경제 상황과 상관없이 일취월장하고 있는데 비해 혼다의 존재감은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다.


2014년 인터브랜드 선정 브랜드 순위에서 혼다는 자동차 업종 중에서는 토요타, 메르세데스 벤츠, BMW 다음으로 4위다. 1,014만대를 판매한 폭스바겐보다 앞선다. 전 업종 중에서는 20위다. 4륜차에서는 약세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의 눈에는 그만큼 가치가 있어 보인다는 얘기이다. 그 이유가 있다. 폭스바겐 그룹은 자동차 브랜드가 12개인데 비해 혼다는 원동기 디비전부터 연간 1,600만대를 판매하는 2륜차, 4륜차, 헬리콥터, 비행기 등 사업 형태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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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혼다의 한국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약한 것은 사고방식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 마케팅 활동의 상대적 부진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나 피터 드러커 등은 모든 마케팅은 고객을 중심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제품이 가장 먼저다. '자동차회사는 뉴 모델을 먹고 산다.'는 만고의 진리대로 매력적인 제품이 선행되어야 다음 단계의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혼다의 제품 라인업은 소위 잘나가는 독일 브랜드들에 비해서는 약하다. 시빅과 어코드, 레전드를 중심으로 하는 세단과 미니밴 오디세이, 그리고 SUV CR-V가 중심이다. 하나의 시리즈에 다양한 보디 타입과 90개 이상의 트림을 갖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과는 다르다. 하지만 이것이 핑계가 되지는 않는다. 미국시장에서는 베스트 셀러 톱 10에 시빅과 어코드 , CR-V 등 세 개나 랭크되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점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는데 있다. 선택과 집중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브랜드로서의 마케팅 역량이 발휘되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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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는 어코드 이상으로 혼다의 역사를 대변하는 모델이다. 혼다도 대형 차 시장에 대한 의욕이 컸었다. 1985년 레전드를 처음 출시한 이후 1986년에는 미국시장에 가장 먼저 별도의 럭셔리 브랜드 아쿠라를 런칭했다. 렉서스와 인피니티보다 3년 먼저 고급차 전략을 시작한 것이다. 큰 차가 주로 많이 팔리는 미국시장에서 1981년 현지 생산을 가장 먼저 시작한데 이어 럭셔리 브랜드 런칭도 가장 빨리 했다. 그 대표 주자를 레전드로 내 세웠었다.
 
1990년에는 2세대로 진화했고 그 세단형은 아카디아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대우에서 조립 생산하여 시판되기도 했었다. 1995년 3세대 모델부터는 혼다 브랜드에서는 레전드로, 아쿠라에서는 RL로 차명을 달리해 판매됐다. 그리고 다시 2004년에는 4세대로 진화했었고 2012년 7월 생산을 중단했다가 2014년 말 10년 만에 5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아쿠라 브랜드에서의 차명은 AWD를 채용하면서부더 RL에서 RLX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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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럭셔리 브랜드 그러니까 1986년의 아쿠라와 1989년의 렉서스, 인피니티는 모두 모 회사의 같은 차종을 다른 브랜드로 판매했다. 그 중에서 렉서스만이 2005년 일본시장 진출을 계기로 플랫폼이 독립됐으나 아쿠라와 인피니티는 여전히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있다.

혼다는 5세대 레전드를 통해 수익성 높은 모델에 대한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신형 레전드는 새로 개발한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 가장 큰 포인트는 새로 개발한 스포츠 하이브리드 SH-AWD와 운전 지원 시스템은 혼다 센싱(SENSING), 그리고 4륜 조타 시스템인 P-AWS다. 국내에 상륙한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아 아쉽지만 혼다가 레전드에 많은 힘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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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혼다는 10년 전 이미 당시 벤츠 S 클래스의 BAS Plus 와 비슷한 CMBS (Collision Mitigation Braking System), 앞차에 접근하면 자동적으로 속도를 제어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디오 스피커로 소음을 상쇄시키는 음파를 발생하여 가청 소음을 줄이는 ANC(Active Noise Cancellation)등 다양한 첨단장비를 탑재하고 있었다.


2015년 봄 국내에 상륙한 혼다의 플래그십 레전드는 지금까지의 레전드 중 가장 힘있고 넓으며, 기술적으로 진보된 모델이다. 새로운 310마력 직분사 V-6 엔진을 탑재하고  4륜 정밀 조향 시스템(P-AWS™,PrecisionAll-WheelSteer™),쥬얼아이(Jewel Eye™)LED헤드램프, 커넥티비티 시스템인 아쿠라링크(AcuraLink®)에서 시대를 앞서 가는 기술력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사람과 기계의 시너지”를 만들고자 하는 혼다의 아이디어가 바탕이 되어 있다. 또한  우수한 패키징과 진보된 공기역학, 가벼운 차체 디자인, 실린더 제어 기술인 VCM(Variable Cylinder Management)이 적용된 연료소모가 적은 i-VTEC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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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화두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아쿠라링크 커넥티드 카 시스템 등 정보 및 미디어 기술, 다각도 후방 카메라, 차선이탈방지시스템(LKAS, Lane Keeping Assist System), 차량간격제어(Low-Speed Follow) 및 사각지대 정보시스템(Blind Spot Information system)이 도입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을 모두 채용하고 있다. 충돌 완화 브레이크 시스템(CMBS, Collision Mitigation Brake System), 전방충돌경고(FCW, Forward Collision Warning), 차선이탈경고(LDW, Land Departure Warning) 기술 등 자율 주행시대를 위한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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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혼다'라는 명성에 걸맞게 레전드에는 세계 최초의 기술들이 다수 채용되어 있다. 쥬얼아이 LED 헤드라이트는 현대적이고 특징적인 외관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뛰어난 빛의 분배와 개선된 전방 조명(down-the-road illumination)을 제공한다. 4륜 정밀 조향 시스템(P-AWS, Precision All-Wheel Steer™)은 안락성과 안정성이라는 주행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끊임없이 뒷바퀴를 모니터하고 적정량의 독립적 뒷바퀴 스티어링을 계산한다.


현행 레전드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스포츠 하이브리드 수퍼 핸들링 AWD(Sport Hybrid Super Handling All Wheel Drive ; Sport Hybrid SH-AWD)는 하이브리드 동력과 아쿠라의 향상된 4륜 구동 제어시스템(SH-AWD)이 결합된 운전 시스템이다. 세계 최고 오디오 업체 중 한 곳에 의해 설계된 14-스피커 Krel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더 레전드의 상품성을 높여 주는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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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비티 시스템 아쿠라링크(AcuraLink™)는 내장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및 고속도로 교통량과 새롭게 칠해지는 모든 거리의 교통량을 알려주는 아쿠라링크 리얼타임 트래픽(AcuraLink Real-Time Traffic™)을 포함한 웹 가능 기기를 통해 새로운 정보, 미디어, 편리함, 안전성을 제공한다. 앞좌석 안전벨트 e-pretensioners는 정상적 주행 조건에서 더욱 편안한 안전벨트 감을 위해 자동으로 벨트의 압박을 줄이도록 조작된다. 이는 한쪽으로 흔들리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까지 포함된 최초의 안전벨트 압박조절 시스템이다.


이 외에도 핸들링 보조시스템(Agile Handling Assist), 차량간격제어(Low-Speed Follow)기능이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이탈방지시스템(LKAS, Lane Keeping Assist System), 전방충돌경고(FCW, Forward Collision Warning) 기능, 차선이탈경고(LDW, Lane Departure Warning) 기능, 자동으로 파킹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자동 브레이크 홀드(AHB, Automatic Brake Hold) 기능, 다이나믹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다각도 후방카메라(Multi-angle rearview camera with dynamic guidelines) 등 자율 주행을 위한 기반 기술 등도 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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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는 사람과 기계의 시너지(MAN-MACHINE SYNERGY)를 모토로 하는 차 만들기를 하는 메이커다. 사람과 기계의 시너지는 유용한 기술들과 고급스러운 기능들이 매우 가치 있는 관계 속에서 결합된 것을 말한다. 사람과 기계의 시너지는 적절한 가격이 책정된 스마트한 기능들의 집합 그 이상의 것을 표방하고 있다. 이는 이 기술들이 매우 쉽고 효율적으로 작동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기술들을 통해 운전을 더욱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그리고 더 즐기면서 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전드에 탑재된 모든 제어 장비들은 매우 직관적으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따라서 차량 자체가 운전자의 본능적 반응의 연장선이 된다.


소비자는 우선 제품으로 신뢰를 쌓고 사후 관리로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키워간다. 내가 어떤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때 그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사후 조치에 대해 공감하기를 기대한다. 필립 코틀러는 그것을 Good Company(착한 기업이라고 번역되고 있다)의 조건이라고 설명한다. 단지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 한국 수입차에서의 차이는 바로 그런 기본적인 차이에서 기인한다. 그것이 글로벌 차원에서의 경쟁력일 수도 있고 한국의 수입자와 판매자의 경쟁력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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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하나가 되어가는 경제 국적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해야하는 일은 고객을 상대로 한다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사용자과 교감을 이루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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