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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과 글로벌 자동차업계 새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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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6-27 05: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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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과 글로벌 자동차업계 새 패러다임

자동차업계에는 1990년대 후반부터 연간 400만대 이상 생산해야만 살아남는다는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그 정도의 규모를 갖추어야 수익성을 낼 수 있고 나아가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400만대라는 논리이다. 그래서 이후 등장한 것이 소위 ‘그레이트 식스(Great Six)’다. 규모를 갖춘 여섯 개 업체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그 업체들은 세계 최대 업체인 미국의 GM과 포드, 일본의 도요타, 독일의 폭스바겐 그룹과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 그리고 제휴관계이기는 하지만 르노닛산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현대자동차도 연간 500만대 이상을 생산해 글로벌 톱5에 들겠다는 목표를 지상과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무조건 연간 400만대 이상을 생산해 판매한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찢어 발리기식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해서는 아무리 많이 생산하고 판매해도 수익성을 낼 수 없고 그것은 규모의 경제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규모 경제의 요체는 덩치를 키우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코스트 다운이다. 가능한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는 특히 가격 전쟁이 심화되면서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논리이다. 거의 모든 시장에서 판매 신장을 위해 각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인센티브와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혹은 할인 판매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렇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이 수익성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핑계가 되지는 못한다.
때문에 가격을 올려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규모의 추구를 통한 비용저감이다. 다시 말해 같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 대당 생산비를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그 결과가 90년대 말 M&A, 즉 인수합병의 바람이었던 것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늘리고 그만큼의 개발비나 제작비에서 비용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규모의 경제의 핵심 중 무엇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플랫폼 공유다. 다시 말해 플랫폼(Platform) 한 대당 가능한 많은 대수를 생산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플랫폼이란 자동차의 근간을 이루는 뼈대를 말하는 것으로 차체의 하부 골격이라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다. 오늘날은 아키텍처(Architecture)라고 표현하는 추세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현대자동차 그룹의 경우 Y3플랫폼 하나로 EF쏘나타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내에서도 싼타페와 트라제, 그랜저 XG를 만들고 있으며 기아자동차의 옵티마와 리갈, 오피러스, 그리고 최근 선 보인 NF쏘나타와 TG 그랜저도 같은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현대와 기아는 이 외에도 아반떼 XD의 플랫폼으로 기아 쎄라토 세단을 만들고 있으며 SUV인 투싼과 스포티지도 같은 플랫폼으로 만든다. 앞으로는 미니밴, 중형 SUV 등에서도 플랫폼의 공유가 더욱 확대된다.
다른 나라 업체의 예를 들자면 GM의 경우는 플랫폼 하나를 개발하면 캐딜락부터 시작해 뷰익, 폰티악, 시보레 등 자체 브랜드는 물론이고 인수 합병한 브랜드인 사브와 오펠, 홀덴, GM대우 등 전 세계에 퍼져있는 산하 브랜드의 모델들에 모두 이용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것이 20세기 말부터 일반화되기 시작한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것이다.
그 플랫폼은 차 한 대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 중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은 개발비를 차지한다. 때문에 하나의 플랫폼으로 여러 대의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 때문에 전 세계 모든 메이커들은 플랫폼의 수를 가능한 줄이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기존 각각 10개가 넘는 플랫폼을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통합한 상태에서 7개의 플랫폼으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연간 850만대를 판매하는 세계 최대 자동차회사인 GM그룹은 플랫폼을 다섯 개로 축소하는 작업이 오래 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출처:쏘나타 신화를 창조하라, 채영석 저, 기한재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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