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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IAA 3신-디젤과 하이브리드,기술이 아니라 시장이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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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9-13 13: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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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IAA 3신-디젤과 하이브리드,기술이 아니라 시장이 좌우

BMW의 하이브리드 컨셉트카 발표는 사전 정보가 있었지만 아우디가 새로 선보인 Q7에 하이브리드 버전을 설정한 것은 일종의 충격이었다. 물론 두 모델 다 컨셉트카 개념이다. 2008년 이후에 양산할 것이라고 하는 목표를 설정하는데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디젤이냐 하이브리드냐에 대한 지구촌의 논란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현장에서 아우디 Q7 개발 담당자에게 하이브리드 버전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의 답변 중에서 ‘시장이 원하는 차를 만드는 것은 자동차 메이커들의 당연한 임무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최근 BMW가 다임러크라이슬러와 GM의 하이브리드카 개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발표가 있은 후 국내에서는 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가솔린이나 디젤과는 달리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적인 파워 트레인이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메이커들이 하이브리드카를 개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솔린과 디젤 등 기존 내연기관 엔진은 친환경적이라는 말 자체를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조금 시각을 달리 해서 볼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기존 내연기관 엔진과 하이브리드에서의 친환경이라는 것은 유해 배출가스를 대폭 저감한다는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이미 여러 번 설명했지만 유해 배출가스의 배출량은 연비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연비가 좋은 차가 유해가스를 적게 배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배출가스의 저감을 목표로 하는 각국의 규제, 즉 유럽의 유로4라든가 미국의 SLUEV 등은 역으로 말하면 연비의 개선과도 직결된다. 반대의 논리로 연비를 개선시키면 유해가스의 배출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도 성립된다.
이것을 개량화 해 데이터를 제시한 것이 바로 이번 쇼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수장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디터 제체였다. 그는 크라이슬러의 CEO 시절 미국시장에서 디젤 엔진의 채용이 증가하게 된다면 미국 전체적으로 8억 갤런의 연료소비를 줄일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연간 800만 톤 저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몇 년 전 디터 제체가 이런 생각을 말하자 유럽의 자동차업계에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였지만 미국에서는 쉽게 받아 들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디젤 엔진의 개발 생산 능력의 차이이다. 20세기 말에 유럽 메이커들은 석유파동 이후 디젤엔진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데 반해 미국 빅3는 디젤차의 효용성과 시장성에 대한 판단을 잘못해 디젤 엔진 개발을 등한시하게 되었다. 같은 환경 문제의 대응에 대해 미국 메이커들은 전기자동차 개발에 먼저 투자했었으나 1990년대 중반 전기차가 무공해차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접었다. 그리고 다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차였다.

연료전지차는 수소를 에너지로 사용한다는 점과 배출가스가 물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그야 말로 꿈의 친환경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미국 빅2의 주장과는 달리 연료전지차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정리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일본의 토요타와 혼다는 벌써 연료전지차를 리스로 판매하고 있지만 최근 기술적인 문제로 차량을 회수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하이브리드다. 하이브리드는 일본의 토요타가 1997년 첫번째 양산 시판 모델 프리우스를 선보이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첫 번째 양산 시판형 하이브리드 모델인 토요타 프리우스가 등장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하이브리드는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다.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카를 라인업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토요타는 10년 이내에 적어도 10개 차종의 하이브리드카를 추가해 전 세계 시장에서 적어도 연간 100만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가까운 미래에 하이브리드가 토요타 브랜드 전체 판매 1/4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어서 10년 이내에는 미국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카의 판매 비율은 전체의 12~15%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해 토요타가 하이브리드 세그먼트에서 업계의 리더로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런 토요타의 자신감에 찬 계획은 최근의 판매 상황을 보면 허황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첫 양산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는 벌써 3세대 모델로 진화해 있고 해리어와 크루거의 하이브리드 버전도 미국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2만대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토요타는 소형차에서 SUV까지 그리고 고급 세단에서 스포츠 모델까지 하이브리드 버전을 세계의 전 라인업에 채용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1997년에 탄생한 토요타의 하이브리드는 어느정도 세계 시장에 보급되고 있을까. 데뷔해인 1997년에 일본에서 323대의 판매를 시작으로 2000년부터 미국시장에서 6,498대, 일본에서 12,513대 등 19,011대가 판매되었고 이후 에스티마와 알파드 크라운 로얄, 토요 에이스 등 다양한 모델의 하이브리드 버전이 추가되어 2003년에 53,292대, 2004년에 13만 4,799대 가 판매되어 합계 31만 8,625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쨌거나 토요타는 함께 하이브리드카의 시장을 넓혀갔다. 그리고 2004년에는 포드가 SUV모델인 이스케이프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으면서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이라크전쟁으로 인해 석유가격이 급등하면서 세계의 모든 메이커들은 하이브리드카의 개발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이제는 연료전지만을 고집해 오던 미국 메이커는 물론이고 디젤엔진에 장점을 갖고 있는 유럽 메이커들까지 하이브리드카의 라인업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현대자동차그룹도 이 부문에서는 크게 뒤지지 않는 기술개발을 해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하이브리드 핵심 기술이 대부분 토요타의 특허로 되어 있어 하이브리드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실제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토요타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상황이 되어 있다. 토요타는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를 650여가지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측면에서 하이브리드카를 보는 시각도 있다. 다시 말해 2004년 전 세계 자동차 판매대수가 6,395만대였는데 그중 하이브리드카의 판매는 10만대를 조금 넘긴 수준으로 미미하다. 뿐 아니라 토요타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위해 들어가는 추가적인 비용이 지금도 대당 3,00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는 의견도 있어 그 실용화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가솔린과 디젤엔진과 마찬가지로 하이브리드는 어쩔 수 없이 석유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정체가 심한 도심 지역 이외에서는 연비 개선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번처럼 아우디와 BMW까지 하이브리드카 컨셉트 모델을 선 보이게 된 것은 이유가 있다. 바로 그들의 최대 시장인 미국을 고려한 것이다. 미국의 경우 연비를 총량 규제한다. 미국은 한 메이커가 판매하는 전체 판매대수의 연비를 총량으로 계산해 일정 수준 이상을 넘을 수 없게 하고 있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카는 그런 대형 대 배기량차를 판매하기 위한 보조역할로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디젤엔진 개발에 대한 기회를 놓친 미국 메이커들의 입장으로 인해 미국시장에 디젤차를 대량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당장에는 쉽지가 않다. 때문에 미국에서 환경친화적인 차로 인식이 되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특히 미국은 초저공해 또는 완젼무공해차의 의무 비율을 높임과 동시에 미국시장에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하려면 생산도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고 있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하이브리드카와 디젤차는 모두 보통의 같은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연비가 30%가량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카든 디젤차든 유해가스의 배출은 마찬가지로 그만큼 적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하이브리드카든 디젤차든 연비가 개선되고 그만큼 유해 배출가스가 적다면 당장에 해결하기 쉬운 문제부터 풀어가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개발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들고 기술적인 한계가 존재하는 하이브리드보다는 디젤차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이브리드냐 디젤이냐 하는 논란이 일고 있느냐는 앞서 설명했듯이 연간 판매대수 1700만대가 넘는 미국의 입장에 따른 것이다.
디젤엔진을 탑재한 차량의 비율은 유럽의 경우 전체의 60%에 육박해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시장쟁탈전에서 필수적인 조건이 되어 있다. 가솔린에 비해 연비가 30% 가량 좋을 뿐 아니라 온실가스의 원인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도 가솔린에 비해 30% 가량 배출량이 적어 환경친화적인 이유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도 아우디와 BMW는 하이브리드카 개발을 선언했고 앞으로 이 분야의 기술 개발 경쟁 또한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좌우하는 기술개발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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