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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이번에는 클리오로 해치백 돌풍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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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2-20 2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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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SM6로 대박을 터트린 르노삼성의 2017년 제안은 해치백 클리오다. 2014년 QM3와 2016년 SM6, QM6에 이은 또 하나의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 클리오다. 스페인의 르노 공장에서 OEM으로 생산되어 수입되는 QM3에 이은 두 번째 수입차다. 중형 세단과 SUV가 르노삼성의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 것과는 달리 클리오도 QM3와 같은 수입차로 한국시장을 노크한다. 차명은 르노삼성 SM2가 아니라 르노 클리오로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는 르노삼성의 변화 과정과 해치백 클리오의 출시 의미를 짚어 본다.


2014년 르노삼성이 QM3를 내놓았을 때만 해도 르노삼성의 회복을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최악의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르노삼성 내부 분위기가 심각했다. 일부 경영진의 부정 문제가 다른 쪽으로 포장되어 알려졌고 직원들은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스스럼없이 했다. 최고 실적을 올렸던 2010년의 절반으로 떨어진 판매대수는 안팎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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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에서 QM3가 속한 세그먼트의 모델이 한국시장에서 먹힐까 하는 점도 부정적인 전망을 하게 했다. 쉐보레가 트랙스를 내놓고 있었지만 호응을 얻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수입차를 OEM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를 낼 지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르노삼성은 예상을 깨는 가격 정책으로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QM3의 유럽명인 캡쳐의 당시 유럽 현지의 가격은 2만 1,000유로 전후였다. 단순 환산해도 우리 돈으로 3,000만원 가량에 달했다. 그런데 르노삼성은 초기 1,000대 한정 수량 판매 가격을 2,250~2,450만원으로 책정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초도 물량은 출시 7분만에 완판됐다. 의외의 결과에 시장은 다른 시선으로 QM3를 보기 시작했고 다양한 분석들이 등장했다.

 

르노삼성은 QM3의 첫 해 판매 목표를 8,000대로 설정했다. 주변의 시각은 긍정적이지 못했지만 결과는 르노삼성도 예상하지 못한 1만 6,000대를 넘기며 한마디로 대 히트를 기록했다.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의 폭발이라는 의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르노삼성이 판매하는 차가 기록적인 실적을 올렸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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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라운 것은 출시 2년 째인 2015년에도 2만 4,000여대가 팔렸다는 점이다. 그것은 첫 해에 공급이 원활했더라면 그보다 훨씬 많이 팔렸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다. 3년 째인 2016년의 판매가 첫 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는 점도 한국시장의 변화를 읽게 해 주는 대목이다.

 

이런 QM3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르노삼성의 라인업은 본격 상승을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풀 라인업 체제가 아닌 것은 물론이고 모델들의 라이프 사이클이 노후화했다는 점이었다. 최근 들어서 풀 체인지의 개념이 예전처럼 플랫폼과 디자인, 엔진을 모두 바꾸는 것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지만 일반적인 시선은 그랬다.

 

그래서 들고 나온 것이 2016년 봄의 르노 탈리스만의 르노삼성 버전 SM6였다. 르노삼성은 SM6에 대해 최초, 최고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동원했다. 동급 최초의 장비가 동급 모델들보다 훨씬 많고 그동안 SUV에게 시장을 내 주었던 중형 세단으로 시선을 되돌리기 위해 최고의 장비를 갖추었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없었던 중형 세단으로 시장에 강한 임팩트를 가하겠다는 것이었다. 고급화를 통해 중형 세단을 멀리했던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 들이겠다는 의지를 그렇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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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계적으로 중형 세단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아니 중형과 준대형급 세단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그 수요는 SUV와 프리미엄카로 옮겨가고 있다. 그에 대한 해석은 여러가지이다. 소득의 양극화에 의한 세계화의 폐해로 중산층이 무너진 것, 다루기 쉬워지고 커맨드뷰를 내 세운 SUV의 상품성 향상, 다목적성을 무기로 내 세운 크로스오버의 강세 등 여러가지 이유가 거론되고 있다.

 

르노삼성측은 그에 대해 중형세단이 답답하고 재미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별히 세일즈 포인트가 없기 때문이 싫증이 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초, 최고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 세우며 고급화 전략으로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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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SM6는 2016년 5만 7,478대가 판매되면서 11월에 이미 연간 5만대 판매목표를 달성했다. 출시 이후 중형 세단시장에서 자가용 등록 1위 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QM6는 9월 출시 이후 1만 4,126대가 판매되어 출시 2달 만에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모델을 밀어내고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생산 증가율이 19%에 달했다. 르노삼성에게 2016년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제 2의 터닝 포인트가 된 한 해였다.

 

그러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회사 내부 분위기다. 불과 4년 전 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상황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르노삼성은 2010년 연간 판매가 27만대에 달했었으나 2013년에는 13만대로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었다. 우선은 내부적으로 흔들렸다. 직원들의 이탈이 계속됐고 흉흉한 소문으로 분위기는 극도로 나빠졌다.

 

르노삼성은 CEO를 교체하고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카를로스 곤을 두 차례나 서울로 불러 본사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고 회사차원에서는 내실을 다지는 등 절치부심했다. 하지만 당장에 르노삼성의 부산 공장을 위한 새 모델 개발에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빼든 것이 ‘수입차’ QM3였다. 그 선택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고 결과적으로 SM6와 QM6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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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7년 다시 들고 나온 것이 ‘수입차 해치백’ 클리오다. 르노삼성의 부산 공장의 생산 용량은 연간 30만대. 2016년 기준으로 본다면 수입차 QM3를 빼고도 가동률이 80%에 달한다. 70%의 가동률이 손익분기점이라는 계산대로라면 높은 수준이다. 그렇다고 당장에 공장을 확대할 수도 없다. 그래서 택한 것이 ‘수입차’ 클리오인 것이다. 하반기에는 소형 배터리 전기차 트위지도 들여 온다.

 

르노삼성은 소형 크로스오버의 바람을 일으킨 QM3를 비롯해 중형 세단의 중흥을 이룩한 SM6, 럭셔리 SUV를 지향하는 QM6에 이어 이번에는 클리오로 한국시장에 해치백의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이다. ‘해치백과 왜건의 무덤’이라는 한국시장에도 또 한 번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으로 르노삼성만이 할 수 있는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것.

 

그를 통해 국내 시장 품질 1위, 국내 판매 3위, 르노닛산 내에서의 최고의 효율성 달성이라는 ‘비전 2020’은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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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략은 좋은 제품이 있어야 실현 가능하다. 좋은 제품이란 시장을 잘 읽고 그에 대응하는 매력적인 제품을 말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르노삼성은 새로운 트렌드를 개척하는 것으로 ‘현대가 만든 놀이터’에서 독창성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에는 해치백이다.

 

우선 주목을 끄는 것은 차명이다. 르노삼성 SM시리즈가 아니라 르노 클리오로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되면 국내 미디어들은 그 자체만으로 많은 이야기거리를 쏟아 낼 것으로 보인다. 게 중에는 또 예의 ‘애국심’을 강조하는 논리도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쉐보레 브랜드가 보여 주었듯이 소비자들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 브랜드도 역사가 길다. 1898년 창업한 르노는 1945년 국유화되었다가 1997년 완전 해소된 역사를 갖고 있다. 르노의 역사 중 재미있는 것이 르노 택시다. 2차 대전 600대의 택시가 전쟁에 동원됐는데 전쟁 중에도 시내 주행과 같은 통상 요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르노는 2차대전 후 우여곡절을 겪으며 포르쉐 박사를 기술 고문으로 초빙해 뒷바퀴 굴림방식 4CV라는 차를 만들어 1946년부터 1961년까지 110만 5,054대가 팔려 프랑스 최초의 밀리언 셀러카를 만드는 기적을 일구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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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차는 실용성 최우선의 차만들기가 특징이다. 20세기말부터는 르케망이라는 걸출한 디자이너가 이끈 르노의 전위적인 스타일링이 세간의 주목을 끌기도 했으나 중대형차 라인업이 없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의 한계를 보였다. 그것이 1998년 부도 직전의 닛산에 자본을 수혈하며 제휴관계를 맺으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규모의 경제 논리가 가장 중요시되는 자동차산업에서 두 브랜드의 제휴는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최근에는 미쓰비시까지 통합되며 이제는 폭스바겐, 토요타, GM과 함께 연간 1,000만대 규모의 거대 그룹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르노가 만드는 클리오는 한국 수입차 초기에 쌍용자동차에 의해 잠깐 수입된 적이 있었던 르노5의 후속 모델이다. 1990년에 1세대가 등장한 유럽 기준 C세그먼트 해치백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가 4,0,95X1,750X1,445mm, 휠 베이스2,600mm로 폭스바겐 골프의 4,255X1,790X1,452mm, 휠 베이스 2,637mm과 비교가 될 것이다. 유럽에서는 전장 4,300~3,850mm 사이의 모델을 C세그먼트로 분류한다. 클리오는 2세대 모델까지는 전장이 3,810mm로 B세그먼트에 속했었다.

 

이 시장의 절대 강자는 폭스바겐 골프다. 폭스바겐은 중국시장 선점이라는 전략의 성공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활약하며 골프를 세계적인 패밀리카로 만들었다.

글로벌 전략에서 차이를 보인 르노의 대표적인 모델은 클리오와 메간이다. 유럽시장 판매대수로는 2002년과 2004년에 클리오가 50만대, 메간이 46만대 이상 팔린 적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클리오가 35만대, 메간이 15만대 전후에 머물고 있다. 두 모델의 판매대수의 차이는 모터쇼장에서 르노가 클리오에 쏟는 정성으로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서는 르노 부스에는 클리오밖에 없을 때도 있다. 무대 위는 물론이고 플로어에까지 클리오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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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프랑스 메이커들의 차에 대한 사고를 읽게 해 준다. 프랑스의 르노와 PSA그룹의 라인업 중 최대 배기량은 3.0리터다. 르노의 벨사티스라는 3.5리터 모델도 있었으나 존재감이 없었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동차는 크기를 중시하는 미국이나 화려함을 우선으로 여기는 중국의 그것과는 다르다. 프랑스차는 수동 변속기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프랑스만으로 국한하면 자동변속기의 비율이 10%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면서 달리기에 우선적인 비중을 둔다. 르노도 클리오 1세대 모델부터 모터스포츠 버전을 라인업했다. F1 경기에 르노 윌리엄스로 참전하고 있는 르노는 클리오 윌리엄스라는 스페셜 에디션 모델도 만들었다. 여기에 RS(Renault Sport)라는 고성능 버전을 라인업에 추가하며 달리기 성능에 많은 공을 들여 오고 있다. 핫 해치라는 장르는 골프 GTi등이 보여 주듯이 해치백 모델만의 장기를 살린 고성능 모델이다. 르노 클리오 RS는 그런 점에서 르노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르노 클리오는 2006년 폭스바겐 파사트를 누르고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2013년 프랑스 베스트 셀러 모델에 오르는 등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클리오는 1990년 데뷔 이후 전 세계적으로 누계 1,300만대 이상이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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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국내에 들여 올 모델은 2013년 데뷔한 4세대 모델로 2016년 5월 부분 변경된 버전이다. 3세대까지 있었던 3도어 모델은 없어졌고 5도어와 왜건만 있다. 4세대 모델은 르노닛산의 B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으며 로렌스 반 덴 액커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적용되어 있다. 공격적인 얼굴이 포인트다. 'ㄷ'자 형태의 주간주행등을 장착한 LED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과 스커트 등이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실내는 디지털 계기판과 컴포트 시트, 크롬과 그로스 블랙 트림 등으로 꾸몄다. 다양한 색상을 옵션으로 설정한 것도 장점이다. 운전자는 기어 레버와 에어 벤트 주변, 도어 패널까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7인치 모니터가 포함된 R-링크도 선보였다.
 
미디어 내비 에볼루션, R-링크 에볼루션(한국에선 S-링크), R & Go 등 실내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포인트다. R-링크에는 음성인식 기능과 위성 내비게이션, 톰톰 라이브 서비스, 같은 다양한 기능이 통합돼 있다. 이지 파크 어시스트 시스템이 연동된다. 또한 Bose제 고급 오디오 시스템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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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라인업도 출력이 좀 더 높게 바뀌었다. 1.5L DCi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10마력을 발휘하며, TCe 가솔린 120마력 버전도 있다. 변속기는 6단 수동변속기 또는 DCT를 선택할 수 있다.

르노 클리오에 대한 평가는 스타일링 디자인과 주행성에 관한 것이다. 흔히 들 빠른 자동차와 빠르면서 느낌이 있는 자동차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클리오는 극단적으로 빠르지 않은데도 날으는 듯한 기분이 드는 자동차, 날고 있지 않은데도 내가 원하는 속도를 내주는 자동차라는 평가로 요약된다. 그 실력은 모터스포츠의 장에서 입증되어 있다.

 

그 클리오가 해치백과 왜건의 무덤이라고 하는 한국시장에서 어떻게 돌풍을 일으킬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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