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05IAA 8신- 쿠페 컨버터블 바람과 현대 투스카니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9-15 04:28:50

본문

05IAA 8신- 쿠페 컨버터블 바람과 현대 투스카니

프랑크푸르트쇼 첫 날의 하이라이트는 물론 독일 주류 업체들의 뉴 모델 발표였다. 폭스바겐의 새로운 세그먼트 이오스를 비롯해 역시 아우디가 새로 진출하는 SUV시장의 Q7.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기함 뉴 S클래스 등 이미 글로벌오토뉴스를 통해 사진과 내용이 소개된 것들이기는 하지만 현장의 열기는 뜨겁기만 했다.

그런데 이튿날 첫 번째로 프레스컨퍼런스를 진행한 GM의 독일 자회사 오펠도 티그라에 이어 아스트라의 쿠페 카브리올레 버전을 트윈 톱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고 이어서 볼보가 기존 소프트 톱 C70을 역시 쿠페 컨버터블 버전으로 바꾸어 선보였다.
이렇게 시작한 하루 때문인지 필자는 어떤 부스에 이런 장르의 모델이 없는가를 찾는 꼴이 되어 버렸다. BMW도 첫 날 소프트 톱인 Z4의 쿠페 버전을 선보였는데 이 역시 리트랙터블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정도가 되었다.

프랑크푸르트쇼에 등장한 쿠페 컨버터블을 정리해 보면 폭스바겐 이오스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 벤츠 SLK 클래스, SL시리즈, 볼보 C70, 렉서스 SC430, 오펠 트윈톱, 닛산 마이크라 C+C, 푸조 206CC와 307CC, 르노 메간 CC 등이다.

사실 이 장르의 개척자는 메르세데스 벤츠라고 해도 무방하다. 지금은 2세대로 진화한 2인승 경량 로드스터 SLK는 1996년 첫 선을 보이면서 리트랙터블 하드톱을 “바리오 루프(Vario Roof)”라는 이름으로 선보여 많은 인기를 구가했었다. 렉서스의 SC시리즈도 초기모델은 쿠페형 밖에 없었으나 SC430으로 진화하면서 메르세데스 SLK와 같은 리트랙터블 톱을 채용했다. 이후 프랑스의 푸조가 206을 베이스로 한 모델을 CC, 즉 쿠페 컨버터블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으면서 자동차회사들은 이 장르의 모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 3사의 톱은 모두 독일 CTS사 제품.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 SLK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주행성에 비중을 둔 스포츠카 개념의 이미지를 추구하는 방향인데 반해 푸조 206CC등은 그보다는 쿠페의 스타일리쉬한 디자인과 컨버터블의 오픈 에어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데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것은 리트랙터벌 하드톱이 가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다. 톱을 내렸을 때와 씌웠을 때의 앞뒤 중량 배분의 차이가 주행성을 강조할 수는 없게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프랑크푸르트쇼에는 동시에 여러대의 쿠페 컨버터블이 등장해 전체적인 분위기를 리드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에 편승해 이런 형태의 루프를 제작하는 카만이라든가 CTS(CAR TOP SYSTEMS) 등의 주가가 한층 높아졌다.

여기서 잠깐 오픈 톱의 전반적인 상황을 정리하고 넘어가자.
우선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독일의 카만(Karmann)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구형 SLK,하드탑 모듈을 납품했으며, 출시된 지 얼마 안된 폰티악 G6 의 루프도 Karmann U.S 에서 납품하고 있다. 그런데, 생산과 강성등의 문제로 납품이 1년 지연되는 우여곡절을 겪었었다. 폰티악 G6 컨버터블의 문제는 카만이 처음 시도하는 4인승 컨버터블의 하드탑 제작이라는데에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다음으로 CTS 즉, Car Top Systems 라는 회사가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형 SL 과 SLK, 그리고 푸조 307CC, 캐딜락 XLR 의 루프를 제작하고 있다. 오펠 티그라와 볼보 C70 등은 에드차(Edscha)에서 공급 받는다.

4인승 컨버터블의 하드탑은 2000년 파리 모터쇼에서 에드차가 BMW 3시리즈의 컨셉트카를 통해 처음 선 보였던 시스템이다. BMW는 중량의 변화 등으로 인해 그들이 추구하는 주행성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이유로 당장에 제품화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었다.
참고로 오픈 톱 시스템은 톱을 닫았을 때와 내렸을 때의 중량 배분의 변화가 크다. 2인승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4인승으로 제작시에 차량 전체의 강성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 이 때문에 아무 메이커나 오픈 톱 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탑 컨버터블과 비교하여 하드탑 컨버터블은 흔히 조용하고, 4계절용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4계절 용으로 사용 가능한 컨버터블이라는 이점은 거의 먹혀 들지 않고, 오히려 주요 인사들의 만약(?)을 대비한 부분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컨버터블의 보험료가 비쌀 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컨버터블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막 대학에 들어간 20대 초반의 사람들이 부모의 경제력을 뒷받침 받아 이용하거나, 아니면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이 세컨드카 개념으로 이용하는 부분이 많아 4계절을 사용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의 이점은 확연히 줄어든다.

여기 설명하는 카만과 CTS가 ASC (American Sunroof Company)와 함께 소프트 톱 컨버터블 루프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몇 안되는 회사다. 모든 회사들이 시스템 통합업체로서 OEM 과 일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각 회사별로 루프의 메커니즘이 다르게 적용되는데 카만의 제품은 루프의 구동을 전기 모터를 이용하고 있으나 CTS(Car top systems)의 루프는 전기 모터와 유압 엑츄에이터 방식이 동시에 적용되어 있다.
이들 제작회사에 따라 톱의 개폐시간이 15초에서 21초 정도로 차이가 나고 루프가 3등분 또는 5등분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번에 가장 주목을 끌었던 폭스바겐 이오스는 5등분 형태이고 볼보 C70는 3등분 구조다.

문제는 제작도 쉽지 않고 전체 판매대수가 그다지 많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런 장르의 모델들을 메이커들이 앞다투어 내놓는 이유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그들의 힘을 이용해 수익성을 높이는 도구로서 사용하는데 있다면 최근 등장하는 모델들은 양산차 메이커들이 새로운 세그먼트로의 진출을 노린다는데 있다.

오픈 모델은 톱 모델은 루프 시스템은 외주로 제작할 수 있는데 차체 강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아 역사가 짧은 메이커들은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적어도 제작상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보다는 개발해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만큼의 여력이 있느냐이다. 쉽게 말하면 개발비를 감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물론 모든 메이커들이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판매가 적은 니치모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시장의 얘기이고 제작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렇지 않아도 전체적인 측면에서 코스트 다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지 않은 이런 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 하는 질문이 대두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의 티뷰론, 즉 투스카니는 아쉬운 대목이 많은 모델이다.
투스카니는 1990년 스쿠프라는 이름으로 스포츠 패션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등장한 이래 국내에서는 티뷰론을 발전해 온 국내 유일의 쿠페형 모델. 미국시장에 수많은 비슷한 장르의 모델들이 명멸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티뷰론은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해 오고 있고 특히 유럽시장에서는 페라리나 포르쉐 등 수퍼 스포츠카를 구입하지 못하는 젊은 층 오너들에게 “리틀 페라리”라고 불리우며 의외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오픈 모델을 내놓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대측으로부터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에 대해서는 앞서 설명한데로 기술적인 문제와 시장 규모등 고려조건이 많다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시장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필자는 현대자동차가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세그먼트를 개척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었다. 기아자동차가 1990년대 초 스포티지라는 승용형 SUV를 선보이며 독자적 세그먼트 구축의 길을 열었으나 정작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메이커다.
그래서 이번 프랑크푸르트쇼에 그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1006 독일 월드컵에 초점을 맞추는 이벤트를, 기아자동차는 프랑크푸르트에 유럽 헤드쿼터를 구축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프레스컨퍼런스를 진행했다. 행사 자체는 그 어느때보다 컸고 관심도도 높았다. 특히 기아자동차는 최근 유럽시장 판매가 급성장하면서 언론의 주목도도 그만큼 높아졌다.

필자도 현지의 언론 및 자동차회사 경영자들로부터 현대자동차 그룹의 전략 등에 대한 몇 건의 인터뷰를 하기도 해 신장세를 실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외적인 여건으로 인한 판매의 성장세와는 달리 아직 현대자동차 그룹은 그들에 내 세워야 할 “그 무엇”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이 모델이든, 일본차와 같은 품질이라는 이미지든, 어떤 형태로든 이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만의 이미지 혹은 세그먼트가 필요한 때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