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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다움'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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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승인 2023-06-22 2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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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코리아가 렉서스 RZ와 RX를 출시했다. RZ는 렉서스의 두 번째 배터리 전기차이다. 미국시장에서 베스트 셀링 크로스오버로 존재감을 높인 RX는 5세대 모델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이 있다. 연료전지 전기차 버전도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렉서스 일렉트리파이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고 있는 렉서스의 전동화 비전이다. 전기차 전용 모델을 들고나왔지만, 큰 틀에서는 전동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 '렉서스다움'을 강조했다. '렉서스다움'이란 무엇일까? 지금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짚어 본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렉서스 RZ의 한국시장 출시 이벤트에 수석 엔지니어로서 처음으로 RZ 개발을 주도했으며 지금은 렉서스 인터내셔널의 사장인 와타나베가 타카시가 직접 서울을 찾았다. 그는 2020년부터 렉서스 일렉트리파이드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엔지니어 출신이 글로벌 렉서스를 이끄는 것이다.

 

그는 한국을 찾은 이유에 대해 한국은 최신 트렌드를 이해하는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렉서스뿐 아니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릴 정도로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잘 팔린다. 그런 만큼 프리미엄 및 하이엔드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3월 롤스로이스의 CEO와 벤틀리 회장이 서울을 찾았다. 한국은 롤스로이스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이 팔리는 시장이다. 벤틀리는 아태지역에서 가장 많이 팔렸고 세계적으로는 10위에 올랐다.

 

롤스로이스의 CEO는 새로 출시하는 배터리 전기차 스펙터에 대해 ‘스펙터도 롤스로이스’라고 강조했다. 이는 롤스로이스가 먼저 전동화가 그다음이라는 말이다. 벤틀리 회장 에드리안 홀마크도 한국은 글로벌 럭셔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기업인 폭스바겐 그룹은 삼성전자, LG 전자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와 전장 부문을 협력하고 있으며, SK온, 삼성SDI, LG엔솔과도 협업 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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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도 마찬가지이다. 와타나베 타카시도 렉서스다움을 내세웠다. 그는 렉서스다움에 대해 “신뢰성, 조작성, 안락성’으로 요약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동성은 곧 감동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키오 토요다 사장 때부터 줄기차게 강조해 오고 있다. 물론 이 시대의 화두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렉서스만의 전략도 덧붙였다. 렉서스는 2035년 이후 배터리 전기차만 생산한다.

 

그렇다면 렉서스다움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1989년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렉서스 브랜드에 관통해 온 상반된 과제를 해결하면서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일본차다움과 최첨단 기술의 도입’의 양립이다. 토요타는 그것을 “이율쌍생(二律雙生)이라는 우리에게는 조금은 낯선 용어로 표현했었다. 영어권을 위해서 YET 철학이라고 하고 있는데 ‘‘Elegant yet functional, Modern yet comfortable’ 로 이해할 수 있다.

 

2017년 스포츠 쿠페 LC와 플래그십 세단 LS의 신형 모델을 동시에 출시하면서 내세운 것이다. ‘YET(이율쌍생)’이란 양립이 불가능해 보이는 요소들을 결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우 편안한 승차감 그러나 짜릿한 주행 역동성’ 같은 것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상반된 내용을 양립시킨다는 것이다.

 

렉서스는 추종하는 것으로는 독창성을 어필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렉서스가 브랜드의 독창성을 강화하기 위해 내 세운 것은 토요타 그룹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친환경 이미지이다. 여기에 독일 프리미엄 3사가 독점하고 있는 주행성을 렉서스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렉서스의 노력과는 달리 아직 독일 프리미엄 3사에 미치지는 못하고 있다. BMW는 물론이고 토요타가 렉서스 개발 당시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았던 메르세데스 벤츠도 20세기 60만 대 수준에서 지금은 200만 대 중반에 육박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 내 역학 관계로 상대적으로 낮은 아우디도 160만 대를 넘기고 있다. 하지만 미국 시장을 주 무대로 성장한 렉서스는 아직 100만 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넘어야 할 벽은 가격 장벽이다. 렉서스는 2011년 처음으로 LS600h로 10만 달러 벽을 넘었고 2017년 LC와 신형 LS를 발표할 시점에서는 12만 440달러까지 치솟았다. 당시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의 세단 중 S클래스는 17만 750달러이고 여기에 AMG 버전은 24만 7,900달러에 달했다. 지금 렉서스 LS의 미국 시장 시판 가격은 500h의 11만 4,600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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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것은 비싼 차라는 이야기이다. 자동차회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차를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려고 좋은 제품을 만들고 상품성을 높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 하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비싼 값을 지불하고라도 구입할 가치가 있는 차이다. ‘만인이 원하는 차’를 표방하는 양산 브랜드들도 가능한 비싼 가격에 팔리는 것이 좋다. 지금, 이 논리가 가장 적나라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 한국 시장이다.

 

물론 토요타는 아키오 토요다 이전의 와타나베 가츠아키 시절 이외에는 세계 1위를 목표로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룹 전체의 이미지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렉서스 브랜드의 성장은 필요하다.

 

전기차로의 전환하는 과도기적인 상황에서도 렉서스는 그들의 사고방식을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다. 이는 토요타의 브랜드 이미지가 신뢰성이라고 하는 것에서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일 수도 있다.

 

와타나베가 타카시는 이번에 출시된 RZ를 개발할 당시 배터리 전기차가 되면 모두 비슷한 자동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고 한다. 그래서 렉서스 드라이빙 시그니처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결론은 렉서스다운 디자인과 주행성을 진화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 말은 기존 렉서스 사용자들에게 위화감을 느끼지 않는 성격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행성을 중시하는 독일 프리미엄 3사와 안락성에 더 포인트를 두는 렉서스의 성격은 분명 다르다. 어쨌거나 모두를 미소 짓게 해야 한다는데 초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RZ와 RX가 말하고자 하는 전동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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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브랜드에는 UX300e라는 배터리 전기차가 있다. 이는 UX를 베이스로 한 전기차 버전이다. 이번에 출시된 RZ는 토요타의 e-TNGA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전용 전기차다. 이 플랫폼은 토요타의 bZ4X와 스바루 솔테라에도 유용하고 있다. 앞뒤 차축에 각각 80kW와 150kW의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있다. 축전용량 71.4kWh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하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77km다.

 

여기에 1998년 데뷔해 역시 미국시장을 주 무대로 성장해 누계 362만 대가 판매된 RX의 5세대 모델도 출시됐다. 무게 중심고를 낮추고 경량화를 추구해 조종안정성을 높였다는 것을 강조했다. 2.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베이스로 한 하이브리드 버전 350h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버전 450h, 그리고 2.4리터 터보차저 엔진을 베이스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 500h F스포츠 세 차종이 라인업됐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모델과 고성능을 추구하는 모델의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라인업 구성에서 보듯이 토요타는 최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전면에 내 세우고 있다. 더불어 EV모드로 200km이상 주행할 수 있는 새로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는 통상적인 사용자라면 전기차와 같은 개념으로 이용이 가능하게 하는 수준이다. 이는 크라운을 새로운 글로벌 플레이어로 내 세운 것과 함께 토요타 그룹의 전동화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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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2027년경 전고체 배터리가 완성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부터 탑재하고 다음 단계에 배터리 전기차로 옮겨 간다는 생각이다. 그 과정에서 2035년부터 렉서스는 배터리 전기차만을 생산하고 장기적으로는 토요타까지 확대해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것이다.

 

목표가 탄소중립이라는 것은 다르지 않다. 그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다만 투자자의 입장에서 주가를 걱정하는 것이 더 크다.

 

그래서 토요타는 배터리 전기차의 상품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한 모델 렉서스 RZ를 출시한 것이다. 항상 그렇듯이 판단은 시장이 한다.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시대 철학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이 옳으냐에 대한 논란과는 별도로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 이런 어려운 시대에 자동차회사들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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