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미래기술을 미리볼 수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가개최된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3500여 개 기업이 참가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CES의 주제는 ‘All Together, All on’이다. 지정학적갈등, 고금리, 기후 변화등이 가져온 패러다임의 변화속에 인류는 문제 해결의 열쇠를 혁신 기술에서 찾고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라스베이거스 현지 취재)

그 기술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CES 2024에서는 세계적 기업들이 선보이는 AI 기술이 산업의 어느 분야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혁신을 이뤄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지난 CES 2023의 주제는 ‘Be in IT’: 팬데믹 이후 불확실성과 급격한 사회 변화를 기술과 협력으로 풀어나가자는 의미로, 핵심 테마를 웹3.0과 메타버스로 꼽았다면, 이번 CES 204의 핵심은 전 산업을 관통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의 융합과 모빌리티로 꼽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은 지난 2022년 11월 말 인공지능(AI) 챗봇 ChatGPT가 공개된 이후 생성형AI 기술및 제품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실질적인 결과물과 함께 CES 2024의 최고 화두로 부각되었다.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일상에서도 쉽게 생성형 AI을 체감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음성비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콘텐츠 추천, 커머스 몰의 상품 추천 등이 모두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사례다.

모빌리티 산업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자동차 안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제안하는 음성형 비서가 될 수 있고,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작업자를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최적의 경로를 산출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디자이너의 역할까지 가능하다.

사용한 지 약 100년이 넘은 자동차는 인류 문명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제품 중 하나다. 초창기에는 엔진이나 변속기와 같은 기계 부품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기술이 발전되면서 새로운 전자장치와 기술들이 많이 접목되었다.

내비게이션, 자동차 전방 인식 센서, 수집한 데이터를 해석하는 일종의 컴퓨터 등과 같은 기술이 접목된 자동차는 이제 새로운 형태의 전자제품이라 볼 수 있다. 모든 자동차의 기술이 자율주행을 향해 달리고 있는 지금은 자동차가 얼마나 더 똑똑해지는지가 중요한 척도로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단어 중에는 기술이 발전됨에 따라 의미가 예전과 많이 변화된 사례도 있다. 지금은 동승석이라 불리는 ‘조수석’이 그 하나의 예가 된다. 초창기 자동차는 혼자서 시동을 걸 수 없었다. 시동 거는 것을 도와주는 조수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시동을 건 후 운전자 옆에 앉아서 같이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운전자 옆자리를 조수석이라 표현했다. 이렇게 운전자를 보조하던 100년 전의 조수 역할을 지금은 ‘인공지능 비서’가 수행하고 있다.

운전자를 보조하는 똑똑한 조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서비스가 필요할까?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것 외에도 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안하고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창문을 열어줘’라는 명령에 단순히 창문만 여는 것이 아닌, 차량 밖의 날씨, 미세먼지 등과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적절한 공조 모델을 제안하거나 ‘정말 창문을 열까요?’라고 되물을 수 있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자동차 생산 공장에서도 활용한다. 사람의 시각적 인식 능력을 재현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통해 자동차 부품이 제대로 체결되었는지 확인하고, 제조 공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나 특정 차종에 반복되는 오류를 신속하게 파악해 제조 품질 향상에 도움을 준다.

디자인의 영역에서까지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가 영감을 받은 이미지를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이미지 안에 있는 패턴을 인식하고 해당 패턴을 바탕으로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기존의 정해진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의적인 영역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인공지능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디지털 제조 혁신을 통해 생산 효율성 향상, 부품 설계, 인프라 전략, 최적의 플랫폼 설계 과정 등에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장 전력망과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소비를 제어하고 조정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음성 AI 기술을 적용하는 방법

소비자들이 자동차에 적용된 인공지능 기술을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되는 부분은 바로 음성 AI 기술에서 찾을 수 있다. 음성 AI 또는 음성 인공 지능은 기계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이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머신러닝 알고리즘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사용하여 음성 언어를 처리하고 해석한다. 음성 AI는 가상 비서, 스마트 홈 기기, 차량 내 음성 비서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된다.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음성 인식 기능을 차량에 통합하고 있다. 이러한 기능을 통해 운전자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거나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전화 걸기, 문자 메시지 보내기, 차량 온도 조절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미 활용되고 있는 기능이지만, 기능의 다양성과 인식률 향상 등 더 진회된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는 음성 AI 기술을 사용하여 운전자를 위한 개인화된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개인화에는 자연어 처리 및 머신 러닝을 사용하여 운전자의 요구 사항과 선호도를 이해하고 맞춤형 추천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CES 2023에서 공개되었던 BMW의 차량용 음성 AI는 운전자의 습관과 기분을 학습하고 그에 따라 최대 32가지 색상으로 변하는 스킨부터 증강 현실 기능을 통해 탑승자가 메타버스에 참여하고 차 안에서 친구 및 가족과 가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까지 구현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차량은 운전석 옆 유리창에 아바타를 띄워 운전자를 맞이하게 된다. 이 기술은 BMW 비전 노이에 클라세를 통해 더 구체화되기도 했었다. 과거에는 단순히 추상적이면서도 컨셉에 가까웠던 기술이었다면, 인공지능의 발전을 통해 이제 양산 모델에 적용할 수준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음성 AI 기술을 사용하여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향상시키고 있다. 운전자는 음성으로 음악이나 팟캐스트 재생을 제어하고 내비게이션을 제어할 수 있다. 더 자연스럽고 일상 대화와 같은 명형어도 분석해 최선의 결과물을 운전자가 경험하게 된다.  

자동차 제조사는 음성 AI 기술을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홈,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와같은 형태로 스마트 홈 기기와 통합하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운전자는 집, 사무실 등 어디에서나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이번 CES 2024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이 손잡고 개발한 스마트 싱스도 이러한 기술을 보여주는 사례다. 홈투카•카투홈 서비스는 스마트홈과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연계해 서로 원격 제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스마트싱스를 통해 집에서 차량 시동, 스마트 공조, 창문 개폐, 전기차(EV) 충전 상태 확인 등의 기능을 이용하고 차에서 집 안의 TV, 에어컨 등 가전과 전기차 충전기를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자동차에 음성 AI를 통합할 때의 과제

자동차 제조업체는 음성 AI 기술을 차량에 통합할 때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의 정확성, 차량 내 다른 시스템과 연동되는 시스템 기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게 된다.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음성 AI 시스템이 다양한 명령, 질문, 다양한 억양과 방언을 인식하고 이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동차는 조용한 방 안과 달리 차량 외부에서의 소음도 크고, 여러 사람이 탑승하는 만큼 차 안에서는 음성 인식 시스템의 정확도가 낮아 질 수 있다. 

또 다른 과제는 음성 AI 시스템이 GPS 또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차량의 다른 시스템과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제조업체는 음성 AI 시스템이 해킹이나 기타 사이버 위협에 취약하지 않도록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스마트카의 음성 AI 기술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운전자와 탑승자의 차량 내 경험을 더욱 향상시킬 새로운 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의 최신 결과물을 이번 CES 2024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