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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최대 실적, 렉서스는 '왜' 잘 팔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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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4-03-14 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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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는 지난 해 한국 시장 진출 23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렉서스는 지난해 총 1만 3,561대를 판매해 국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한 것으로 집계됐다. 토요타 8천495대를 판매해 합산하면 2만대를 넘어선다.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은 2,135대를 기록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1월~12월의 주요 지역별 판매 실적은 중국만 전년대비 103%로 상승폭이 낮지만, 북미나 아시아, 중동 등 다른 지역에서는 전년 대비 110~160% 증가했다. 본국인 일본에서도 지난 전년대비 229% 증가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물론 국내 수입차 판매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점유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렉서스는 분명 국내 시장에서 선정하고 있다. 모델 라인업을 비교해봐도 연식이나 사양에서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렉서스를 찾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렉서스는 기본적으로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 대비 성능,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효율성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판매 성장세에는 한국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그 두 가지 특징은 ‘승차감’ 그리고 ‘인테리어’다. 

 

부담스럽지 않은 주행이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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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제조사들의 SUV, 예를 들어 BMW X5나 메르세데스-벤츠 GLE는 모든 면에 있어 매우 훌륭한 프리미엄 SUV다. 특히 주행시의 안정감은 세그먼트의 정점에 있는 차량들이다. 렉서스의 대표 SUV 모델인 RX500h보다 뛰어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X5와 GLE의 승차감을 최상이라고 평가할 때는 고속도로를 고속으로 주행하는 순간일 것이다. 시속 150km 가까이 빠르게 주행하는 동안에도 정숙성이나  탄탄한 조향감, 차체 강성과 서스펜션에서 오는 안정감은 다른 경쟁모델들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뛰어나다. 하지만, 막히는 올림픽대로나 강남대로를 천천히 주행할 때도 최고의 선택이냐 묻는다면 주저하게 된다. 한국의 교통상황에서는 운전자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SUV 모델들의 성격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중후하고 단단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런 점이 바로 X5나 X5에 필적하는 유럽차량들의 매력이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한국의 도로 상황에서는 다소 무거운 스티어링 휠의 감각이나, 단단한 서스펜션이 부담스러운 경우도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렉서스의 각 모델들은 과도한 단단함이나 무거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주행에서 유연하고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일반적인 국산차에 익숙한 운전자도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특징이다. 그것이 렉서스가 꾸준한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는 요인 중에 하나다. 

 

딱 좋은 인테리어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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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인테리어’다. 최근 출시된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의 화려한 실내 공간과 렉서스의 실내 공간은 큰 차이를 보인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편의기능, 화려한 디스플레이가 위치한 독일 제조사들의 차량과 달리 렉서스의 차량은 보수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렉서스의 전기차에는 도전적인 실내 디자인이 적용되고 있지만, 인기 모델인 ES나 RX, NX 등의 실내 디자인은 다소 ‘올드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랫동안 비슷한 테마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12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LBX마저 내장 디자인에서는 신선한 감각이 부족하고, 최근 출시된 전동화 모델들에서도 좀처럼 세련된 실내 디자인을 느끼긴 어렵다. 이 정도의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감각을 선보인 차량의 실내 공간이라고는 생각되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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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오히려 이러한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점점 대형화되는 차량 내 디스플레이, 물리버튼이 줄어들고 터치 디스플레이에 통합되는 형태의 실내 구성은 평상시에 사용하는데 오히려 피곤함을 느끼게 한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과 안전기능으로 운전자의 주행을 돕고 있지만, 오히려 화려한 실내 공간이 운전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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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물리버튼 삭제는 실제로 안전운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의 자동차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인 유로 앤캡(Euro NCAP)은 최근 제조업체가 주요 자동차 기능을 터치스크린에 탑재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하고, 물리적 제어 장치로 되돌릴 것을 권장한다고 발표했다. 터치스크린의 남용이 운전자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 유로앤캡은 지적했다. 

 

여러 신차를 타고 평가하는 입장에서 터치 디스플레이에 더 많이 의존하고, 화려함에 집착하는 신차들의 변화를 더욱 절감하고 있다. 네비게이션의 음성안내 볼륨을 줄이기 위해 차량을 멈춘 채 한참을 씨름했던 적도 있다.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와 경험을 중요시하는 자동차의 디자인이 기술에 침식당한다는 생각을 요즘들어 더욱 자주하게 된다. 

 

최고보다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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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적인지는 모르지만, 렉서스의 인테리어는 여전히 아날로그적이고 단순하다. 화려함과 디지털화된 요즘 차량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상에는 최신 기술과 화려한 디자인을 추종하는 소비자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의 수가 물론 만다. 렉서스다운 자동차, 즉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종하면서도 과한 구성이나 디자인보다는 ‘조금 세련된 정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렉서스라는 생각이다. 

 

한 가지, 추가하자면 가격 대비 품질에서도 렉서스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억에 가까운 요즘 프리미엄 중형 세단들의 가격표를 보면 최대 7천만원 중반의 렉서스 ES 가격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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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가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상대적인 비교에서도 분명 뒤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 시장의 특성과 교통상황,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하면 일상에서 그 진가를 느끼지 충분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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