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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S37 1신 - 핵심은 배터리 기술의 전화와 PBV, 그리고 SD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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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4-04-23 20: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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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회 세계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37)가 2024년 4월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올해의 주제는 “Electric Wave to Future Mobility”다. 9년 전 킨텍스에서 개최됐던 때보다는 해외 업체들의 참여가 줄었지만, 배터리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여 온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 SDI 등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다. 현대차그룹도 CES 2024를 통해 소개했던 투명 광 필름의 실물을 공개하고 PBV에 대한 스터디 모델을 전시했다. 담당 엔지니어들은 직접 그들의 기술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열정적인 자세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EVS37전시장에서 주목을 끌었던 내용들을 소개한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EVS37은 지난 3월 개최된 EV 트랜드 코리아 & 인터베터리 2024가 그렇듯이 B2B 성격이 강한 이벤트다. 그런 만큼 자동차 전시보다는 신기술을 소개하는 것이 주다. 전시장에는 각 업체가 개발 중인 제품과 충전기, 그리고 관련 기술 제품들이 전시된다. 더 시선을 끄는 것은 별도로 진행되는 전 세계 전문가들이 발표하는 기술 개발 내용들이다. 전기차 업계의 최대 난제인 배터리 열폭주 현상, 전고체 배터리의 발전 방향, 글로벌 최고 완성차 기업들의 SDV(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 관련 기술이 그것이다.

 

전시장에서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전기차 외부 충격 시 온도가 800℃ 이상으로 치솟으며 순식간에 불이 옮겨붙는 ‘배터리 열폭주’ 현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들이 포럼을 통해 발표된다.

 

삼성 SDI -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과 9분 만에 충전되는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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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는 삼성 SDI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진행 상황 등이 소개됐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반고체 배터리를 실제 차에 탑재하고 있고 전고체 배터리도 실용화 단계에 있다. 삼성 SDI는 2027년 실용화를 목표로 각형 배터리를 베이스로 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지금은 A샘플의 시험이 진행 중이며 OEM 세 곳과 협력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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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NCA(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타입으로 에너지 밀도는 450Wh/kg, 900Wh/L로 일반 배터리에 비해 약 20% 높다고 한다. 리튬을 사용하지 않고 삼성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무음극 구조를 채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더불어 높은 안전성과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다만 그만큼 고가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고가 제품에만 채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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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DI는 또한 9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를 202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음극 소재의 배열구조 정립과 바인더 소재 분포의 균일화 등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중국 CATL은 2023년 10분 만에 280km(400lm) 주행분의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LFP 배터리이다. CATL의 셴싱(Shenxing :속도를 말하는 고대 중국어 문구) 초고속 충전 배터리는 고속 이온 링 기술, 새로운 초전도 전해질 제형, 초박형 및 안전한 분리막을 포함한 자체 기술을 채용하고 있다. CATL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테슬라와도 고속 충전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 충전 시간에 대한 불편함도 머지않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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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SDI는 셀 투 팩 기술도 전시했다. 축전용량 100kWh의 800V 각형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는 셀 수준에서 720Wh/L, 팩 수준에서 300Wh/kg이다. 전체 중량은 480kg으로 세단과 SUV에 탑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LG그룹 배터리부터 디스플레이까지 전방위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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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에너지솔루션도 셀 투 팩 관련 기술을 전시했다. LG 에너지 솔루션은 그 외에도 오늘날 많은 자동차회사에 공급하고 있는 센싱 기술부터 커넥티비티, 컨트롤러, 조명 솔루션 등 거의 모든 부분을 망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고정형 라이다도 자체적으로 개발해 2025년경 출시를 앞두고 있다. 360도 라이다도 개발 중이지만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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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마그나가 개발한 트랙션 모터를 비롯해 파워 일렉트로닉스, 800볼트 고전압 전기차를 구동하는 모터와 인버터, 기어박스 등 세 가지를 통합한 소위 3-in-1솔루션도 전시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 시스템 통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제어를 위해서도 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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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다양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EQS에 처음 채용된 56인치(142cm)의 하이퍼 스크린이 가장 시선을 끌었다. 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7.7인치 P-OLED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동승석 앞의 12.3인치 P-OLED를 하나의 강화 유리 아래 접착한 것이다. 다만 이 하이퍼 스크린은 동승석 모니터의 경우 스마트폰와 연결하면 화면 위아래가 잘리는 등 아직은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테슬라 등 많은 자동차회사가 LG그룹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서플라이에의 지도가 이미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현대차그룹 - 현대차의 투명 솔라 필름과 기아의 PB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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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부스도 새로운 내용이 있다. 우선 현대차가 CES 2024를 통해 투명태양광 필름이라고 실차에 적용된 상태에서 소개했던 것을 이번에는 아예 분리해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년 전 쏘나타에 옵션으로 채용됐던 태양전지는 실리콘 타입이었으나 이번에는 투명 솔라 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우수한 전기, 광학적 특성을 가진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소재를 활용해 투과도 50%, 셀 효율 10%인 1.5W급 원도우형 투명 필름 제작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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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외에서 1만에서 1만 2,000룩스 수준인 태양광으로 충전이 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400~1,000룩스 사이의 실내 등 아래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다. 자동차 외에 건물 외벽에도 설치 가능하다. 그 명칭인 투명 태양광 필름은 바꿔야 할 듯하다. 현장의 관계자는 좋은 이름을 추천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CES 2024를 통해 소개했던 기아의 PBV도 전시됐다. 기아가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제시한 PBV는 사람과 사물, 사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아만의 차별화된 탈 것을 표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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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제시한 PBV는 3가지 단계로 전개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첫 번째는 “다양한 고객 요구에 맞는 변환 기능을 갖춘 호출, 배송, 유틸리티 등 주요 지역에 최적화된 다용도 EV”인 PV5를 소개하는 것이다. PV5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배송 정보 및 내비게이션을 위해 각 차량은 중앙 허브에 연결된다.

 

두 번째는 기아차가 구상하고 있는 다양한 PBV 라인업을 구축하고 각 차량이 "데이터를 사용하여 사용자와 상호 작용하고, 차량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AI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차량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와 통합하여 고도로 맞춤된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더욱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과정들이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는 있지만, 다른 제조사들의 비전과 비교하면 충분히 현실적인 제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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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S37 에서 모형을 통해 제시한 것은 미래에는 자율주행도 고려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운전석을 갖추고 있는 형태다. 운전석 뒤에는 교체 가능한 모듈 형의 어퍼 바디로 구성된다. 모듈 교체를 통해 낮 동안에는 승객을 운송하는 택시로, 밤에는 화물을 나르는 밴으로, 주말에는 개인 레저 차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활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아의 PBV는 먼 미래에는 자율주행도 고려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운전석을 갖추고 있는 형태다. 운전석 뒤에는 교체할 수 있는 모듈 형태로 구성된다. 이지 스왑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모듈 교체를 통해 낮에는 승객을 운송하는 택시로, 밤에는 화물을 나르는 밴으로, 주말에는 개인 레저 차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활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치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차 성능을 개선하고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SDV로 전환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비전도 관심사다. 다만 아직은 정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 단계라 이틀째부터 개최되는 포럼을 통해 아이디어들이 쏟아지길 기대한다.

 

현대 캐피코의 배터리 관련 통합 제어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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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케피코의 E/E아키텍처에 관한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핵심은 시스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크게는 차체 제어 시스템과 커넥티비티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자율주행 제어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것이 추세다. 테슬라는 이미 2019년에 ECU를 세 개로 통합해 기존 자동차회사들보다 6년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존 레거시 자동차회사들은 대부분 2025년 완성을 목표로 E/E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에 현대 케피코가 전시한 것은 배터리 충전 관련 도메인 컨트롤러다. BMS(배터리 메니지먼트 시스템)를 비롯해 BMU(배터리 매니지먼트 유닛), CMU(셀 매니지먼트 유닛) 등 다양한 관련 제어기를 도메인 컨트롤러가 통합 제어한다. 이를 통해 일괄적으로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은 물론 성능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요즘 대중화되고 있는 V2L 충전 기능도 통합 제어할 수 있어 전기차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으로 부상하고 있다.

 

케피코의 도메인 컨트롤러는 중앙집중형 차량 도메인 제어기다. 구동, 에너지효율, 통신, 공조 제어를 담당하며 기존 전기차 최상위 제어기와 VCU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로의 전환에 대비해 멀티 도메인 컨트롤러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는 어댑티브 오토사(Autosar)를 적용하며 무선 업데이트 기능을 제공한다.

 

에이스웍스와 동양 E&P 계측기와 무선 충전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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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관련 계측기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에이스웍스도 눈길을 끌었다. 컨트롤웍스와 에이스랩이 합병해 에이스웍스로 출범한 회사로 국내에서는 계측기 관련 부문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대구와 광주, 오창에 지사가 있으며 올해 3월에는 미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용인에는 별도로 자율주행기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에이스웍스 등 계측기 회사에 기술을 공급하고 있는 독일의 벡터(Vevtor)도 별도의 부스를 마련했다.

 

동양 E&P의 무선 충전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기본적으로 AC 충전이지만 자동차에는 22kW의 급속충전 상태로 연결된다. 수치상으로 급속 충전으로 분류는 되지만 22kW는 완속 충전에 해당한다. 당장에 실차에 적용한다기 보다는 아직은 선행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KGM의 토레스 EVX로 실험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술이 그렇듯이 이런 도전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많은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의 상황은 안타깝기만 하다.

 

테크니컬 세션 45개 세션 600여편 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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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S37에서는 세계적인 주요 인사가 참가하는 기조강연을 포함해 전기차 관련 주요 현안 및 최신 기술을 다루는 테크니컬 세션 등 약 45개 세션에서 30여개국에서 제출된 500편의 논문이 발표된다. 이를 중심으로 40여 개국 1,500명의 석학•전문가가 참여하는 학술대회가 진행된다. 한동희 현대차 전무,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의 기조강연과 함께 EVS37 학술대회의 특별 세션 전기차 테크 서밋(EV Tech Summit)도 열린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테크니컬 세션에는 배터리 분야의 석학 아흐마드 파세란 미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박사, ‘중국 전기차발전의 대부’로 불리는 ‘오우양밍가오’ 칭화대학 교수, 전고체 배터리 분야 최고 권위자들인 ‘셜리 멍’ UC샌디에이고대 교수와 ‘위르겐 야네크 독일 기센대학교 교수 등이 있다.

 

1969년부터 열린 EVS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전기차 전시회•학술대회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물론이고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연구진들이 모여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의 주요 동향과 첨단 기술 발전을 논의하는 ‘세계 전기자동차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향후 전기차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는 행사다. EVS는 세계전기자동차협회(WEVA)가 매년 대륙별 전기자동차 협회와 함께 아시아•유럽•북미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한다.

 

지금 전기차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그 시작은 1969년 미국 피닉스에서 시작된 EVS였다. 미국에서 시작된 행사는 1976년 독일, 1984년 프랑스, 1992년 이탈리아 등 유럽으로 확대됐고 아시아지역에서는 1996년 일본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2002년 한국 부산에서 처음으로 개최됐고 이후로는 미주와 유럽, 아시아가 각각 3회씩 번갈아 가며 개최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15년에 이어 다시 9년 만에 서울에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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