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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화로 정비업계의 지각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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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5-20 07: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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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화로 정비업계의 지각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얼마 전 ‘부팅하는 자동차 시대가 도래한다.’는 칼럼을 통해 자동차 기술의 컴퓨터화에 따라 자동차정비업계도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그것을 약간 풀어 다시 한번 짚고 넘어 간다.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Drive By Wire)”로 표현되고 있는 자동차 기술의 첨단화는 자동차의 조작을 더 이상 물리적인 연결이 아닌 컴퓨터의 명령으로 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다시 말하면 원형의 스티어링 휠을 돌려 자동차의 방향을 전환하는 형태의 장치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또한 발로 페달을 밟아 가속을 하고 제동을 하는 메커니즘이 자동차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는 얘기이다. 그 대신 버튼을 눌러 컴퓨터를 부팅하듯이 시동을 걸고 모터사이클의 손잡이와 같은 형태의 조작계로 가속을 물론 제동까지 하게 된다.

물론 이런 형태의 기술들은 전혀 생소한 것이 아니다. 이미 자동차에 적용이 되어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차 브레이크의 경우 레버를 당기거나 발로 밟는 방식이 지금도 더 많기는 하지만 버튼 하나로 간단하게 작동시키는 형태의 모델들이 늘고 있다. 주행 도중 앞 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자동차가 알아서 제동을 해 주는 것도 좋은 예다. 사이드 미러에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 자동차가 있을 경우에는 경고음이나 점멸등을 통해 알려준다. 지금 이런 것들이 하나씩 적용되어 가는 단계이지만 머지 않아 우리가 공상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자동 모드’, ‘수동 모드’를 선택해 주행을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1990년대를 전후로 해 카뷰레터 엔진이 전자제어연료분사방식으로 바뀌었을 때보다 더 큰 변화다. 그 당시 정비업에 종사하던 사람들 중 절반 가량이 이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카뷰레터 엔진은 말 그대로 기계적인 조작에 의한 것이지만 오늘날의 엔진은 전자제어식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손을 댈 수 없다. 엔진뿐 아니라 자동차에는 수많은 전기장치와 전자장비들이 도입되면서 정비업계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왔던 것이다.

엔진의 변화에서도 그랬지만 자동차의 컴퓨터화로 인해 그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것은 역시 자동차정비업계다. 체계적인 기술교육이 부족한 정비업계에서는 컴퓨터화된 엔진을 수리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는 얘기이다.
특히 소규모 카센터(경정비업계)의 경우에는 영세성 때문에 교육의 기회가 전무한 경우도 많아 어느 순간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지금이야 경정비업체에서도 판금과 도장, 엔진 ECU 등 특별한 부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치를 직접 정비할 수 있다. 그래서 ‘장인, 명장’ 하는 기술인이 선정되기도 하고 그만큼 인정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날로그형 엔지니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적접 확인하고 그것을 원 상태로 되돌린다거나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개선까지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의 자동차 정비는 그런 열정만으로는 할 수 없게된다. 세계적인 IT강국인 한국이지만 아직도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는 소위 컴맹의 비율이 더 많다. 특히 자동차정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일의 성격상 컴퓨터와 친해질 시간이 거의 없다. 흔히들 하는 인터넷조차도 아직은 생소한 것이 현실이다.

물론 많은 업체들이 고객관리 시스템을 컴퓨터로 관리하고 있지만 그것도 사실은 대부분 정비업에 맞도록 세팅해 놓은 컴퓨터를 비치한 경우가 더 많다. 특히 그정도 규모의 업체에서는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별도로 두어 정작 정비 엔지니어들은 접할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또는 거부감으로 인해 접근을 꺼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들에게 자동차의 컴퓨터화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스트레스다. 얼핏 그정도는 알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컴퓨터 자체로 그냥 이런 저런 정보 검색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것을 자동차의 특정 장치와 연결해 그것의 이상유무를 진단하고 수리한다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불가사의에 가까울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경정비업체의 이점은 있다. 내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접근이 용이하고 오래 거래하면서 쌓인 신뢰등으로 인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믿고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시에 소규모 영세업자 위주의 정비시장 구조로 인해 자동차 정비 서비스 수준이 전반적으로 낙후되어 있다는 인식이 아직까지 잔재해 있고, 소비자는 가격/품질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과다 비용을 청구한다거나 최신 정비기술의 습득이 어려워 정비 서비스 능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소비자들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의 변화로 인해 21세기 들어 국내에서도 자동차정비업계의 대규모화, 또는 프랜차이즈화가 진행되고 있다.
기본적인 프랜차이즈는 물론 완성차회사들의 직영정비업체들이다. 자동차를 직접 개발 생산하는 메이커에서 관리를 하기 때문에 첨단 기술 습득에서 우선권을 갖고 있고 또한 부품업체들과 대규모의 거래로 인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힘도 일반 정비업체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모두 완성차업체 직영정비업체만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우선 시간적으로 제한이 많다. 일은 바쁜데 수리를 위해 예약을 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많다. 또한 많은 차량들이 접수되기 때문에 수리를 의뢰하고도 순서를 기다려야만한다.
때문에 기술력이 있는 또 다른 정비업체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프랜차이즈 정비업체다. 미국의 경우 셸(Shell) 과 아모코(Amoco), 모빌(Mobile), 마이다스(MIDAS), 지피루브(jiffy lube)등 유명한 정비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일본도 자동차 병원 개념의 토탈 정비 서비스를 추구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많다. 니세키 미쓰비시(Nisseki Mitsubish), 이데미추(Idemitsu) 등의 업체들이 높은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온 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며 시대적인 흐름에 맞는 정비업 경영을 전개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IT강국을 외치면서도 정작 생활에서 IT개념을 활용해 편리성을 추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의 경우 고속도로 통행료 자동지불 시스템을 활용하는 운전자가 60%에 가까운데 우리나라는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좋은 예다.

현재의 정비업 종사자들은 이 부분에 대해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프랜차이즈를 통하면 컴퓨터화 등 어려운 부분은 좀 더 저렴한 비용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선 이 부분부터 하니씩 해결하면서 컴퓨터화 되어가는 자동차 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 그래야 카뷰레터 엔진이 전자제어연료분사 엔진으로 바뀔 때와 같은 상황에 대응할 수 있으며 나아가 지금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한국타이어 사보 2006년 봄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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