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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정비업의 미래는 누가 만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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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8-14 15: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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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정비업의 미래는 누가 만드는 것일까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필자는 자동차를 수리하고자 할 때 주로 집에서 가까운 경정비업체에 들른다. 소위 말하는 카센터에 간다는 얘기이다.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는 자동차회사에서 경영하는 직영 정비업체와 같은 대형 업체에 들르는 것이 쉽지 않다. 물론 과거에는 여러 차례 갔었다. 그런데 그곳에 가면 수리는 잘 하겠지만 시간에 대한 관념에서 필자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우선은 접수하는 과정에서부터 다시 차를 찾는 과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런 과정에 익숙한 사람들은 별 문제 없이 하겠지만 직업상 그렇게 여유있게 시간을 내지 못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항상 걸림돌이 되어 왔고 그 후 필자는 대부분의 경우 가까운 카센터에 정비를 의뢰하는 것이 습관처럼 굳어져 있다.
이런 경정비 업체는 필자의 직업상 좋은 점도 많다. 가끔 시간이 나면 엔지니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자동차의 기술적인 문제점에 관한 이야기라든가 최근 한국차가 고장이 잘 나지 않아서 생기는 고충(?)도 들을 수 있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경정비 업체 종사자들도 기술력은 물론이고 신뢰성도 많이 높아져 있다. 법적인 제약 때문에 하지 않을 뿐이지 경우에 따라서는 고도의 정비가 가능한 업체도 적지 않다. 또한 이제는 더 이상 소비자들이 모른다고 해서 바가지를 씌운다거나 하는 일은 보기 힘들어졌다. 그랬을 경우 인터넷 등을 통해 금세 알려져 영업을 하지 못할 수도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동네 카센터들은 과거와는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그저 성실하게 자동차만 고친다는 자세에 서비스 정신이 가미되기 시작했고 업소를 홍보하거나 하는 면에서도 눈길을 끄는 전략을 동원하기도 한다. 취재를 다니면서 만난 예 중에서는 분명 카센터, 즉 경정비업체인데 오전 중에 차량을 끌고 직원들과 함께 아파트 단지를 찾아 주부들을 대상으로 무상점검서비스를 하면서 업체를 알리는 예도 목격했다.

그뿐인가. 아주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고객 관리’라는 것도 90년대의 그것과는 다르다. 대기업에서나 할법한 CRM, 즉 고객 관계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egement) 기법까지 동원해 철저하게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도 적지 않다.
그러니까 오늘날의 자동차정비업 종사자들은 외부에서 말하는데로 자동차의 전장 또는 전자화로 인해 자동차정비업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은 그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현실에 충실하면서 그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자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자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경정비업의 형태가 과거와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지금과 같은 부분정비업 등록법규가 시행된 것은 1998년 10월부터였다.
당시 국내에는 약 3,000여개의 정비공장과 3만여개의 부분정비업체가 있었다는 추산 자료가 있다. 그런데 부분 정비업법의 발효로 인해 등록업체와 미등록 업체로 기존 카센터가 이분화되었다. 물론 비율은 당연히 등록업체가 많다. 2000년 말 통계로 등록을 한 부분 정비업체의 수가 2만 4,171개로 전체의 71.2%에 달했고 미등록업체는 6,782개로 19.9%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었다.

그러면서 부분 정비업, 다시 말하면 카센터의 모양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정비 위주의 단순 상품으로만 운영되거나 또는 체계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어 오던 카센터들이 나름대로의 입지를 구축하게 된 것이다. 가장 위에는 자동차회사의 정비 공장이 있고 그 정비공장과 연계된 부분 정비업이라는 형태로 외형이 갖추어져 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타난 현상이 카센터의 브랜드 도입 및 프랜차이즈 개념의 구축이다. 가까운 예로 동네 제과점에서 먼저 선보였던 것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간판이 등장했다. 사실 지금도 이런 간판을 단 업체를 보면 그래도 믿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분명하다. ‘아주 강심장이 아니고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속이지는 않겠지’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타이어도 CI를 내걸고 그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전략을 오래 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다른 생각이 머리에 떠 오른다. 우리가 흔히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를 들 때 사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A/S가 잘 된다는 점을 먼저 꼽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거지에 가까운 주장을 하더라도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해결을 해 주는 경우도 없지 않다. 특히 백화점과 같이 대중이 많이 모이는 경우에는 대부분의 경우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는 쪽으로 유도한다. 물론 백화점이야 입점 업체들에게 그 책임을 다시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그런 대응을 잘못해 이미지가 나빠지면 내점 고객이 감소하게 되고 그 결과 전체 매출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카센터에서도 이런 시스템이 적용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그래서 떠오른다는 것이다. 내가 서울의 모 지역 카센터에서 수리를 했더라도 부산에서 그에 대한 사후 서비스를 받을 수는 없을까 하는 것이다.
바로 그런 발상에 착안해 등장한 것이 정비업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다. 오늘날에야 유통의 기본으로 알려져 있는 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자동차 정비업에 잘 적용된다면 정비업자는 물론이고 소비자들에게까지 이익이 돌아가기 때문에 그 필요성이 인정되었고 그런 업체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지난호에 미국의 셸(Shell) 과 아모코(Amoco), 모빌(Mobile), 마이다스(MIDAS), 지피루브(jiffy lube)등 유명한 정비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예를 들었었다.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일본도 자동차 병원 개념의 토탈 정비 서비스를 추구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많다. 니세키 미쓰비시(Nisseki Mitsubish), 이데미추(Idemitsu) 등의 업체들이 높은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들에게서 주목할 것은 단순한 프랜차이즈 시스템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온 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정보화 시대에 맞는 정비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하는 말이지만 세계에서 인터넷 보급률이 가장 높다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인데 그것을 실제 경영에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예는 많지 않은 것 같다 IT강국을 외치면서도 정작 생활에서 IT개념을 활용해 편리성을 추구하는데는 서툴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정비업체가 이런 식으로 프랜차이즈화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오늘날의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형태의 서비스를 받기를 희망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에서 조사한 자동차 사용자들의 정비업체 선택 이유에 관한 조사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이 신뢰성이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그것은 자동차라는 것이 사전 점검을 통해 고장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소비자들은 굳이 그런 프랜차이즈의 도움이 필요없을 수도 있다. 여행 중에 발생한 고장은 보험을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프랜차이즈화 하자는 것이 아니다. 시대가 달라지고 자동차가 달라지고 사람도 달라지고 변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 자신만은 변하고자 하지 않는 자세를 한번쯤은 돌아보자는 것이다. 소비자를 섬길 때 그 결과 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한국타이어 사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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