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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결산- 디젤차에 대한 인식 변화와 수입차 업체의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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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12-18 0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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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결산- 디젤차에 대한 인식 변화와 수입차 업체의 약진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필자는 2005년 말에 한 2006년 한국 자동차시장의 화두는 디젤차의 본격 출시, 현대기아의 독주에 대한 GM대우의 본격적인 도전, 한국차 메이커들과 수입차들과의 경쟁, 그리고 수입차 가격 인하 등을 꼽았었다.
그런데 GM대우와 관련된 내용을 제외하고는 어느정도 일치된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우선 GM대우의 경우 수출 시장에서는 일취월장을 거듭하며 올 한 해 150만대 이상 판매를 전망하고 있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여전히 뚜렷한 반전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토스카와 윈스톰 등 주력 모델 두 개를 출시하고도 내수시장에서는 크게 주목을 끌지 못하면서 내심 경쟁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을 실망시켰다. 따라서 현대기아의 내수시장에서의 독주는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젤차의 본격 출시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예상 외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연 초 현대자동차가 중형차인 쏘나타에 2.0리터 디젤 버전을 출시한 이래 11월 말 GM 대우 토스카의 디젤 사양 출시까지 일련의 상황을 살펴 보면 디젤차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상당히 개선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통계상으로 보면 올 한 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디젤차의 판매 상황은 연 초에는 상승세를 타다가 하반기로 접어 들면서 고개를 숙인 양상을 보였다. 예를 들어 2005년 12월 전체 판매의 62.2%가 디젤 버전이 판매된 프라이드의 경우 올 들어서는 점차 하향곡선을 그려 지난 9월에는 31.1%까지 떨어진 것. 이는 현대자동차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베르나 디젤의 경우 지난 4월 43.6%에서 9월에는 13.1%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스트 셀러인 현대 쏘나타의 경우도 지난 1월 출시 이후 디젤차의 비율이 전체 판매의 7.5%에 머물러 당 초 예상보다 낮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 해의 시장 상황만으로 디젤차의 미래를 단정할 수는 없다. 준중형 베르나의 경우는 1/4인 26%가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출고되는 등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이다.

특히 올 해 디젤차의 판매는 자동차회사들이 판매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지 않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시장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11월 말 GM대우에서 토스카 디젤 버전을 선보이게 되면 현대 쏘나타와 기아 로체 디젤 버전과 경합을 벌이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자동차업체들은 앞으로 디젤차의 판매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 수입차 메이커들이 대부분 디젤 버전을 라인업하면서 그들의 첨단 기술을 동원해 디젤차의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부각시키면서 전체적으로 디젤차를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수입차 시장에서의 디젤차의 부상은 분명한 선을 그었다. 폭스바겐은 푸조와 더불어 전 라인업에 디젤 버전을 라인업하고 있다. 참고로 폭스바겐코리아의 디젤차 판매 현황을 살펴 보면 골프 2.0TDI 175대, 제타 2.0TDi 106대, 파사트 2.0TDI 285대, 파사트 바리안트 2.0TDI 16대, 페이톤 3.0TDI 399대, 투아랙 3.0TDI 98대, 투아렉 V10 TDI 8대 등이다. 폭스바겐 전체로는 2005년에는 디젤차의 판매 비중이 7.6%에 그쳤는데, 올 해에는 10월까지 36.2%로 높아졌다.

수입차 시장 전체에서의 디젤차의 비중도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 10월 말 현재 디젤 버전을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는 10개. 공식 수입업체 중에서는 캐딜락과 포드, 포르쉐를 제외하고는 모두 디젤차를 수입하고 있다. 가장 많은 것은 폭스바겐으로 8개 차종, 다음이 크라이슬러로 6개, 푸조와 볼보가 5개, 아우디 4개, 사브 2개, 그리고 BMW, 랜드로버, 메르세데스 벤츠가 각각 한 개씩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수입차의 누계 판매대수는 3만 2,947대인데 그중 디젤차는 3,409대로 1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디젤차가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우수하고 이는 곧 그만큼 유해 배기가스의 배출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 디젤차의 미래를 밝게 하고 있다.

세 번째로 한국차와 수입차들 사이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도 여려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 한 해였다.
수입차와의 경쟁에서 가장 주목을 끈 모델은 현대 그랜저와 연말에 데뷔한 LUV 베라크루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그랜저에 다양한 고급 옵션을 장착해 최고급 모델의 가격을 4,057만으로 책정하는 등 적어도 가격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수입차들과 겹치는 상황이 폭 넓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광고를 통해 수입차와 직접 비교한 후 구입하라는 자신감을 보이며 제 값을 받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약간 포인트가 다르기는 하지만 기아자동차 오피러스의 부상도 주목을 끌었다.
오피러스는 올 1월부터 8월까지 총 8,981대(점유율 : 35.8%)가 판매돼 출시 이후 처음으로 누적판매 대수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에쿠스 : 8,830대(35.2%), 체어맨 : 7,279대(29.0%)을 앞선 것이다.
데뷔 초 오피러스는 에쿠스와 체어맨과 동급 모델이 아니었다. 그러나 기아는 전략을 바꾸어 쇼파 드리븐카로 전환하며 디자인을 일신해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그 결과 2005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53.5%나 판매가 증가했다. 호화 옵션을 추가한 것도 있겠지만 스타일링을 보수적인 취향으로 바꾸어 타겟마켓을 상향 조정한 것이 주효한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네 번째로 수입차 시장의 가격 인하. 가장 주도적인 것은 폭스바겐. 폭스바겐은 대형 세단인 페이톤의 가격을 동급 경쟁 모델보다 훨씬 낮게 설정한 것은 물론이고 중소형 모델들의 가격도 다른 업체들과는 달리 ‘합리적인 가격’을 내 세우며 공격적인 전략을 편 결과 2005년 1,600대 가량의 판매에서 올 해에는 10월까지 누계 판매가 3,000대를 돌파하는 등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서는 혼다자동차의 대형 세단 레전드와 SUV CR-V 도 마찬가지. 처음에는 시장 공략을 위한 일시적인 가격 정책일 것이라고 예상했었으나 여전히 변함없는 가격 정책을 구사하면서 앞으로 수입차 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또 하나 주목을 끈 것은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들 간의 혈전이었다.
2005년 수입차 시장은 연초 예상했던 26,500대를 상회한 3만 901대를 판매해 2004년 대비 32.4%가 증가했었다. 선두는 렉서스. 1990년대 후반 이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 온 BMW가 2004년 실적 5,509대로 5,362대의 렉서스와 메르세데스-벤츠 3,188대를 앞섰었으나 2005년에는 렉서스 5,840대, BMW 5,786대, 메르세데스-벤츠 4,012대로 순위가 바뀌었었다.

이런 변화의 조짐은 올 해도 계속되고 있다. 숨 고를 틈도 없이 성장세를 이어가던 BMW가 1월과 2월, 그리고 7월 등 세 차례 1위에 오른 반면 렉서스는 3, 4, 5, 6, 8월 등 다섯 차례 1위에 랭크되어 작년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9월에는 그동안 한 번도 1위에 오른 적이 없던 메르세데스 벤츠가 561대를 판매해 렉서스(559대), BMW(473대), 아우디(368대)를 제치고 1위에 오르며 경쟁 브랜드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 6월에도 렉서스(637대)에 이어 491대를 팔아 2위에 랭크되면서 BMW(471대)를 앞선 적이 있다. 2005년 출시한 뉴 S클래스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시 렉서스마저 제치고 1위에 랭크되면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BMW보다 판매가 적은 나라’ 라는 오명(?)을 벗을 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다. 물론 거기에는 지난 8월 말 출시한 뉴 E클래스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에서 E클래스는 볼륨 모델이다. 판매대수면에서 비중이 가장 큰 모델이라는 얘기다. 뉴 E클래스는 지난 8월 24일 출시 이후 한달여 만에 무려 308대가 판매되며 전체적인 판매대수 신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결국 브랜드의 힘을 활용한 마케팅이 효과를 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별, 모델 별 기준으로는 렉서스 ES350(246대), BMW 320(145대), BMW 523(135대) 등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어쨌거나 작년까지만해도 BMW와 렉서스의 위세에 눌려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여오던 메르세데스 벤츠가 기세를 올리면서 수입차 시장은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우디가 월 400대 전후의 판매를 기록하며 상2005년 판매 9위에서 4위로 껑충 뛴 것도 주목을 끈다. 다양한 모델을 추가한 것이 주 요인이지만 더불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포지셔닝에 성공한 마케팅 활동도 신장의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브랜드인 재규어와 볼보, 랜드로버 등도 판매대수는 적지만 신장세는 50%에 가까울 정도의 저력을 보이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월간 모터트렌드 2006년 12월호 게재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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