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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만 5천대 규모의 초고가차 시장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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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12-20 06: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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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만 5천대 규모의 초고가차 시장의 전쟁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영국산 초 호화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가 한국시장에 공식 데뷔했다. 이미 그레이 임포터를 통해 70대 가까운 벤틀리가 수입되어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전시장을 오픈하고 공식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

벤틀리의 역사는 창업자 월터 오웬 벤틀리(Walter Owen Bentley)가 1918년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회사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그의 타고난 기술적 안목과 기계에 대한 남다른 철학으로 만들어진 벤틀리는 1920년대 롤스로이스의 최대의 라이벌로 떠 오르며 주가를 올렸다. 하지만 아쉽게 경제공황을 견디지 못하고 1931년 롤스로이스에 합병됐다.
그리고 다시 1990년대 말 인수합병의 열풍 속에서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BMW 산하로 들어가게 되며 다시 2003년 1월 1일자로 롤스로이스는 BMW에 벤틀리는 폭스바겐 산하로 들어가면서 70여년만에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1931년 이 후 롤스로이스는 귀족의 고급승용차로서, 벤틀리는 고성능의 대형 스포츠카로써의 이미지 차별화를 추구해 왔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격이 달라졌다. 지금은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가 별도의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에 포지셔닝 되어 있는 모델이 바로 오늘 시승하는 벤틀리가 있고 또 하나 아스톤 마틴이다. 이렇게 구분하는 기준은 물론 판매가격이다. 마이바흐는 미국시장 기준으로 38만 달러, RR 팬텀은 32만 달러가 넘는 판매가격을 설정하고 있으며 벤틀리와 아스톤 마틴은 최상급 모델인 벤틀리 아나지가 24만 달러, 아스톤 마틴 V12 뱅키시S가 25만 달러선이다. 필자는 그냥 20만 달러 이상의 모델로 분류해 설명해왔었는데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20만 달러 이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이 네 개 브랜드들의 전 세계 연간 판매대수는 1만 5,000대 가량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나마 불과 10여년 전인 20세기에는 전 세계의 초호화 럭셔리카 시장은 롤스로이스가 아무리 많은 차를 만들어도 3,000대 정도에 불과했다. 그것을 생각하면 그 다섯 배에 달하는 1만 5,000대라는 시장 규모는 적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 중 판매대수면서가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것이 바로 벤틀리다. 벤틀리는 폭스바겐 산하로 들어가기 전에는 연간 1,000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 메이커였다. 과거 뮬잔느(Mulsanne)S라든가 에잇(Eight), 터보R, 그리고 컨티넨탈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판매대수는 미미했다. 하지만 폭스바겐 산하로 들어가면서 판매는 급증해 2004년 6,576대, 2005년 9,000대 가량을 판매하며 급상승을 보이고 있다. 물론 다른 브랜드들이 그렇듯이 벤틀리 역시 최대 시장은 미국이다. 2005년 벤틀리의 미국시장 판매대수는 2,144대의 컨티넨탈 GT와 1,217대의 플라잉 스퍼, 그리고 아나지를 300대 가량 판매했다. 같은 기간 롤스로이스는 382대, 마이바흐는 152대를 각각 판매했다. 아스톤 마틴의 경우 2003년 자료만 있는데 당시 V12 뱅키시(Vanquish)만 519대를 팔았다.

이런 초호화 럭셔리카들의 등장 배경은 당연히 경제 수준의 향상이다. 돈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잘 나가는 사람들이 타는 차를 타고 싶어하지만 어느정도의 수준에 이르면 나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것을 찾게 된다.
20세기까지는 그런 욕구를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재규어 등이 충족시켜주었다. 그러나 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세를 확장하면서 희소성으로서의 가치가 경감되기 시작했다. 바로 그 빈 자리를 메우고 등장한 것이 벤틀리와 아스톤 마틴이고 그보다 더 특별한 존재가 RR과 마이바흐다. 현대나 토요타, 폭스바겐 등 양산 브랜드의 모델로 만족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다.

한 가지. 이런 시장의 확대가 이들 브랜드 독자적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아스톤 마틴만 미국 포드 산하의 브랜드로 갔고 나머지 세 개 브랜드는 모두 “Made by Germany”로 모두 거대기업 산하로 들어갔다. 브랜드 자체의 독창성은 뛰어나지만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길을 갈 수밖에 없었고 결과는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벤틀리 컨티넨탈 시리즈 시승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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